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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은 정말 '바이든'이라고 말했을까?

이 포스팅은 2022년 9월, 윤석열 대통령이 hot mic에 실수로 했던 발언에 '바이든'이 나왔는지를 기본적인 음향분석을 통해 살펴보는 것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미국 순방 중 글로벌 펀드 재정기업 회의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잠시 환담을 나누고 행사장에서 나오는 도중에 음성이 녹음되는 줄 모르고 인근에 있는 사람들에게 실언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때 윤 대통령이 "(...)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냐?" 라고 말했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러나 청와대의 해명에서는 "(...) 날리면 쪽팔려서 어떡하냐?" 라고 말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두가지 주장 모두 어느정도 지지받고 어느정도 지지받지 못한다는 점을 보이고자 합니다. 저는 음향음성학자가 아니라 음운론자입니다. 그러나 실험데이터 분석 등을 할 때..

선을 넘어 괴물이 되어버리는 경우

0. 요약 공부를 넘어 연구를 직업으로 하는 것은 어쩌면 '선을 넘는' 게 직무(job description)에 포함되는 일이 아닐까? 하지만 선을 너무 넘어버리면 괴물이 되어버린다. 내가 만든 한글→IPA 웹앱이 그러하다. 만약 연구자가 '전문적으로' 선을 넘는 사람들이라면, 연구는 괴물이 되어가는 과정인걸까? 1. '선을 넘다'라는 표현이 있다. '선'은 기대되는 정도, 혹은 예상되는 정도를 말한다. 사람 사이에서 '선을 넘는다'는 표현을 많이 쓰는데, 흔히 예의나 규칙 상 예상되는 정도를 넘어서 상대방에게 해를 끼치거나 혹은 호의를 베풀거나 하는 경우를 말하는 것 같다. 그러나 자신과의 관계에서도 선을 넘는 경우가 있다. 어떠한 프로젝트에 너무 몰입해버리면 그것이 원래 의도하던 바나 목적하던 바를 ..

학계의 대가와의 만남은 demystifying experience

0. 요약 한국에서 공부를 쭉 해오다가도 대학원 학위를 위해서는 꼭 유학을 가야하는걸까? 나는 원래 상당히 회의적이었는데 요 몇년 사이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연구나 공부 자체가 아니라, 대가와 인간적으로 만나보는 경험이나 기타 학문 외적인 경험을 위해서 유학은 도움이 되는 것 같다. '호연지기'(浩然之氣)라는 말이 있는데, 학문을 하면서 좀 대담해지고? 자신감을 가지기 위해? 유학은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사실 엉덩이를 한국에 붙이고 있건 다른 나라에 붙이고 있건, 논문을 읽고 쓰는 데에는 별 차이가 없을 수 있다. 지구상 어디에 있건 대체로 똑같은 온라인 리소스에서 자료를 찾아서 보게 된다. 한국어를 대상으로만 연구한다면 한국에서 공부하는 것이 자료 구하기에는 더 용이할 것이다. 심지어..

질의 격률 위반 사례 코쿤의 평양 작업실

0. 요약이 포스팅은 아래의 대화 맥락에서 코드쿤스트가 대화 격률 중 하나인 '질의 격률'을 위반하는 사례를 소개하는 것입니다. 유튜브 영상과 대화 전사가 아래에 제시되어 있습니다. 2022년 9월 2일 MBC 나혼자산다 에 나온 장면입니다.  김지훈: 그래서 작업실이 어디에요?코드쿤스트: 평양에 있습니다.(일동 웃음) 작업실이 어디냐는 게스트 김지훈의 질문에 대한 코쿤의 대답 "평양에 있습니다" 는 질의 격률(Maxim of quality)을 고의로 위반(flouting)한 사례입니다. 코쿤은 이를 통해 화용적 효과를 유발합니다.  목차  1. 화용론의 대화격률언어학의 분과 중 화용론(Pragmatics)은 언어표현이 문자적 의미를 넘어 실제로 활용되는 양상을 연구하는 분야이다. 화용론자가 관심을 가지..

줄이어폰 어떻게 발음하지? 사라지고 있는 ㄴ삽입

0. 요약 유튜브 쇼츠에서 아래와 같이 젊은 세대의 줄이어폰 선호에 관한 기사를 보았습니다. 줄이어폰을 쓰건 말건 별로 관심이 없지만 '줄+이어폰'을 항상 [주리어폰]으로 발음하는 것은 신기했습니다. 왜냐하면 ㄴ삽입이 예측되는 환경이고, ㄴ삽입을 하면 [줄리어폰]으로 발음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1. '줄이어폰'을 어떻게 발음할까? 줄이어폰 (유선 이어폰)은 '줄'과 '이어폰'이 결합된 합성어이고, 특정한 음운환경을 만족하는 복합어에서는 형태소 경계에 ㄴ삽입이 이루어지기도 합니다. ㄴ삽입은 솜이불을 [솜니불]로 발음하고 환율을 [환뉼]로 발음하는 등의 현상을 말합니다. 반드시 일어나는 현상이 아니라서 수의적 음운현상 (optional process)이라고 합니다. ㄴ삽입은 복합어라고 항상 일어나는 건 아..

멀리서 봤을 때 비로소 보이는 언어간 공통점

0. 요약 너무나 당연하지만 인종/국가/사용언어에 무관하게 인간은 인지능력 상 동일하고 평등한 존재이며 그래서 언어는 보편적이다. 인간의 한계는 언어적 한계로 나타나고, 인간의 능력만큼 언어는 활용된다. 언어보편적으로 공통된 특성은 여러가지지만 어떤것은 계산적인 방법을 통해서야 관측되는 것들이 있다. 음운이웃네트워크의 네트워크적 특성이 그것이다. 1. 음운이웃 음운이웃은 두 단어 사이의 관계를 말한다. 어떤 두 단어가 있을 때, 음소 하나를 교체하거나 추가했을 때 그 두 단어가 완전히 같은 단어가 된다면 이 단어의 관계를 음운이웃관계라고 한다. 예를 들어 '아빠'와 '오빠'는 음운이웃이다. '아빠'와 '나빠'도 음운이웃이다. '아빠-나빠'는 최소대립쌍이 되지 않지만, '아빠-오빠'는 모음의 측면에서 최소..

언어 간 유사성 계량화하기

흥미로운 논문을 발견했다. http://dx.doi.org/10.1016/j.cognition.2019.104056 (이하, Schepens et al.) Redirecting linkinghub.elsevier.com Schepens et al.은 다양한 언어 사이의 유사한 정도를 음운론적/형태론적/어휘적 측면에서 계량화하여서 비교하였다. 외국어를 배울 때, 모국어랑 유사한 언어를 배우면 빠르고 쉽게 배울 수 있다. 네덜란드어가 모국어인 화자가 영어를 쉽게 배우는 반면, 한국어나 일본어가 모국어라면 영어가 어려운 것이 이 때문이다. 그런데 "유사한 언어"를 어떻게 형식적으로 정의할 것인가? 어휘적 측면에서는 쉽게 정의될지도 모른다. 한국어와 일본어 사이에는 한자어 측면에서 음대치가 존재하고, 이런 부분..

IPA 자동 전사 프로그램 후일담

0. https://linguisting.tistory.com/67 ← 이 글에서 소개한 Hangul to IPA 프로그램에 대한 후일담이다. 2주간 주말동안 살짝살짝 건드렸는데 이제 일단은 더 추가하고 싶은 기능은 없다. 오류가 발견된다거나 (높은 확률로 내가 쓰다가 오류를 발견할 가능성이 높음) 조금 리팩터링이 필요하다거나 하다면 그때 다시 코드를 열어볼 수는 있지만 일단 묻어둘 생각이다. 1. 사실 이것은 내가 석사때인 2016년에 짰던 R코드를 기초로 약간 손보고 웹 유저 인터페이스를 입힌 것이다. 그것은 형태론적으로 단순한 어휘목록에 음운규칙을 아주 단순히 (아주 SPE적인 수준에서) 적용하는 기계였다. 강범모 김흥규 2009 [책링크] 한국어 어휘목록을 집어넣으면 규칙적용형(논리적 표면형)이 ..

생각나는대로 2022.07.31

한글을 음성기호 IPA나 예일 Yale 로 자동 전사하기

0. 요약저 자신의 편의를 위해서, 또한 아마도 다른 분들 중에도 필요하실 사람이 있을 것 같아서,한글을 쓰면 IPA로 바꾸어주는 웹앱을 만들었습니다. "감기"를 넣으면 "[kɑŋɡi]"를 출력해요. 그리고 "분가" 넣으면 "[puŋɡɑ]"를 출력하죠. 저희 [puŋɡɑ]하겠습니다링크는 아래와 같습니다. https://linguisting.tistory.com/84 더보기2022-12-07 수정: 현재 heroku에서 무료 호스팅을 더 이상 제공하지 않아서 웹앱이 내려간 상태입니다. 대안은 아래와 같습니다.1. 부산대 AI Lab에서 만든 '표준발음 변환기'를 이용해주세요.2. 본 웹앱의 소스코드는 공개되어있으니 그것을 이용해주세요. https://github.com/stannam/hangul_to_ip..

생각나는대로 2022.07.25

판데믹 혹은 팬데믹 뭐가 맞지?

0. 요약 Pandemic을 한국어로 표현할 때 나는 판데믹이라고 해왔는데, 한국 사회에서 더 통용되는 표현은 팬데믹인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차용어음운론의 측면에서 매우 흥미롭다. 1. Pandemic 국제보건기구 WHO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19를 'pandemic' 으로 선언한 것은 2020년 3월이었다. Pandemic 선언을 보도하는 언론보도에서부터, 진작에 pandemic의 한국어 차용은 발음을 차용하는 것으로 자리를 잡은 모양이다. 즉, '범유행'이라든가 '세계적 유행' 등의 의미차용이 아닌, 이 영어단어의 발음을 차용하기로 약속을 한 것이다. 정부 공식발표나 언론보도에서 사용하는 차용어 표현은 '팬데믹'이다. 그러나 나는 타당한 이유로 '판데믹'이 더 자연스럽다고 생각하는데, 결국 판데믹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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