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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운론 23

1930년대 한국어 어휘강세

0. 요약예전에 썼던 한국어 어휘강세 글의 후일담입니다. 이번에는 1935년 조선어독본에 녹음된 한국어 어휘들에서 나타난 강세들을 자료로 1930년대 한국어 어휘강세 양상을 생각해봅니다.https://linguisting.tistory.com/199 한국어에 어휘강세가 존재한다면목차 0. 도입어휘강세는 단어형 수준에서 결정되는 강세를 말한다. 영어는 어휘강세가 뚜렷하게 나타나는데, 규칙적으로 예측되는 경우도 있고, 기저형에서 결정되는 것으로 처리하는 어휘강linguisting.tistory.com  목차  1. 조선어독본과 녹음본조선총독부는 1911년부터 '보통학교 조선어독본'을 편찬 및 보급했다. 오늘날의 초등학교 '읽기' 교과서에 해당하는데, 소위 '민족말살통치기'라는 1930년대까지 꾸준히 개정판이..

생각나는대로 2024.10.20

한국어에서의 영어 차용과 모음삽입

한국어 화자들이 영어 차용할 때 영어에는 존재하지 않던 모음을 삽입하는 경우가 있다. 한국어 음소배열론적으로 허용되지 않는 연쇄에는 ㅡ를 삽입한다. 예를들어 strike /stɹaɪk/ 를 차용할 때, /st/, /tɹ/ 등에 ㅡ를 삽입하여 '스트라이크'로 차용한다. 그러나 항상 ㅡ를 삽입하는 건 아니다. ㅣ가 삽입될 경우도 있는데, 어말 파찰음 /t͡ʃ, d͡ʒ/ 나 마찰음 /ʃ/ 등이 그러하다. 예를들어 /ɹɪt͡ʃ/ 는 *리츠가 아니고 '리치'로 차용된다. 이렇게 없는데 삽입되는 모음의 정체는 뭘까? 한국어 화자들은 rich같은 단어의 끝에서 정말로 'ㅣ' (혹은 [j]) 소리를 들어서 넣는 것일까 아니면 그냥 스트라이크처럼 한국어 음운론에서 허용되지 않는 것을 해소하기 위해 (발화할때) 모음을 실..

생각나는대로 2024.10.06

한국어에 어휘강세가 존재한다면

목차 0. 도입어휘강세는 단어형 수준에서 결정되는 강세를 말한다. 영어는 어휘강세가 뚜렷하게 나타나는데, 규칙적으로 예측되는 경우도 있고, 기저형에서 결정되는 것으로 처리하는 어휘강세도 있다. 후자는 record (명사) vs. record (동사) 혹은 permit (명사) vs. permit(동사)의 차이처럼 품사에 따르기도 한다.  서울 한국어에는 어휘강세(lexical stress)가 없고 Accentual Phrase, Intonational Phrase 단위에서 실현되는 prosodic stress가 있다고 알고 있었는데, 선행연구에는 어휘강세가 있다는 보고들이 있었나보다. Lim (2001) 에서 어휘강세에 선행연구 두 건을 소개했고, 이어서 음성실험(발화/인식)이 나온다. Lim 2001에..

강세는 모음이 아니라 음절에 할당

0. 요약예전에 작성된 영영사전 비교 평가글을 읽고 흥미로운 지점들을 기록한 단상입니다. 저는 영어교육이나 외국어교육 전공이 아니기 때문에, 사전(특히 발음표기 방식)을 평가하는 관점이 "비교평가글" 저자분과 저 사이에 다릅니다. 그러한 측면에서 이번 저의 글은 영어교육과 음운론에서 어휘강세현상을 어떻게 다르게 생각하는지를 엿볼 수 있는 글이 될 것 같습니다. 겸사겸사 모음이 아니라 음절에 강세가 할당되는 사례로 영어 규칙강세 예시도 제시합니다. 출처: https://blog.naver.com/nicezic/90002321733 옥스포드,콜린스,롱맨,캠브리지 영영사전 비교연구분석1. 학습용 영어사전의 분석1.1 왜 사전 분석이 필요하나 최근 들어서 한국인들이 영어학습에 투자하는...blog.naver.c..

생각나는대로 2024.09.04

만족할 만한 설명 그리고 전공자가 말하지 않는 이유

0. 요약어떤 게 '설명'으로 인정되는가에 대한 아주 짧은 단상입니다. 결국 설명보다 중요한 것은 어떤 질문을 할 수 있느냐가 아닐까요? 목차 1. 물고기와 불고기출처: https://www.threads.net/@tip_tip_tib/post/C-SY7VAvHn0아카이브: https://archive.is/vXMcO 유사한 기저형에 대하여 음운론적 형태론적 규칙이 선택적으로 적용(어떤건 적용 어떤건 안 적용)되는 경우를 비균일적(non-uniform) 언어규칙이라고 한다. 물고기는 경음화하는데 불고기는 안 한다. 젓가락의 ㅅ받침과 숟가락의 ㄷ받침은 발음이 [t]로 같은데 받침을 다르게 쓴다. 비빔밥은 경음화하는데, 볶음밥은 하지 않는다. 등등. 비균일적 언어규칙에 대한 형식주의적 전통적 설명은 구분자질..

생각나는대로 2024.08.06

'JKDY' 테스트 돌리기 + 배포🎉

0. 들어가는 말 (이 글은 2024.02.19 - 좌충우돌 딥러닝을 이용한 한글IPA변환기 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구어체로 느슨하게 전사하는 프로그램을 완성하기는 했는데, 욕심이 나서 UI를 입혔다. 챗GPT 시키니 금세 되니 좋다. 비록 자잘한 오류가 많아서 '내가 못하는 새로운 일'을 시킬 수는 없지만, 할줄 아는데 귀찮은 것은 챗GPT 시켜서 초벌로 해놓고 나온 결과를 직접 수정하니 편리하다. 앱의 이름은 JKDY로 정했다. 이 프로그램이 "좋거든요"를 전사하면 조커등여 [tɕ o kh ʌ t ɯ ŋ jʌ] 라고 나오는데 약자를 따와 JKDY라고 한 것이다. 목차 1. 조커등여 새로 만든 장난감(?) 가지고 놀다가 대체 내가 무슨 괴물을 만든 건가 생각이 들었다.ㅋㅋㅋ 무슨일이냐 하면 바로 이..

낯-낮-낫 은 최소대립쌍인가요

시작하기 전에:실시간으로 한국어 최소대립쌍 알려주는 '기계'에 대해서는 다른 글[링크]에서 소개하였습니다.  실시간으로 한국어 최소대립쌍을 산출해보자0. 요약베타버전입니다.  음소 2개를 선택하면 자동으로 한국어 최소대립쌍 찾아주는 웹앱입니다. 많은관심부탁드립니다.   (혹시 바로 아래에 아무것도 안뜨고 흰 공백만 보인다면, 앱이 로linguisting.tistory.com 이 글에서는 최소대립쌍 개념 자체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0. 요약때로는 개념을 도입해서 복잡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늘 현상과 데이터가 우선이고, 개념과 이론은 그 현상을 설명하기 위한 것입니다. 이 관계가 뒤바뀌는 것은 주객전도이고 마치 '꼬리가 개를 흔드는' 것과 같습니다. 최소대립쌍 개념을 배운 학생들이 '낮 낯 은 최소대립쌍인..

Ladefoged는 왜 모음 기호를 잘못 썼나

0. 요약 음성음운론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Peter Ladefoged를 알 것입니다. 이 글에서는 Ladefoged가 책에서 음성기호를 잘못(?) 쓴 예시를 소개합니다. 음성학 발전의 한 단면을 소개하고 기호를 얼마나 신뢰해야 하는지 (혹은 하지 말아야 하는지)에 관한 교훈을 다루는 것이 목표입니다. 목차 1. Ladefoged의 실수? Ladefoged는 현대적 의미의 음성학의 기초를 마련한 훌륭한 선생님들 중 한 분이십니다. 1960년대에 UCLA에 phonetics labratory를 창립했는데, 이 랩 출신의 훌륭한 음성학자들이 많으십니다. 또한 Ladefoged가 쓴 (그리고 사후 Keith Johnson이 이어서 개정판을 내고 있는) 음성학 교과서 A Course in Phonetics는..

김경아 "한국어 음운론" 의 이중모음 활음 반모음

0. 요약김경아 "한국어 음운론"에서는 이중모음을 구성하는 반모음(활음)과 핵모음 모두를 음소로 봅니다. 이 글의 나머지 부분에서는 이 교과서에서 이중모음과 반모음(활음)을 다룬 부분을 인용하며 또 잡다한 이야기도 하겠습니다.  1. 이중모음과 활음의 지위서울여대 국문과 김경아 교수님의 교과서 '한국어 음운론'을 구했습니다. 아주 콤팩트하게 기본 개념들을 명확하게 설명해 주신 것 같고 도표와 표도 도움이 많이 되어서 좋네요. 교과서 읽는 것에는 독특한 재미가 있습니다. 그리고 교과서를 쓴다는 것은 정말 큰 그림을 본다는 것이므로 어떤 분야든 대학교 학부 교과서를 쓸 수 있는 저자들은 그 분야의 진정한 대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https://kobic.net/book/bookInfo/view.do?isb..

시 읽다 갑자기 분위기 언어학ㄷㄷㄷ 제가 한 수 졌네요.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아래의 글을 봤는데, 이것만큼 '왜 갑자기 분위기 언어학임???' 스러운 순간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출처: https://blog.naver.com/mjpark2005/223015195767 최소 대립쌍 바람이 스치우듯 만난 사람을 사랑한다 겨울에 잠을 자던 곰이 무거운 몸을 이끌고 내려와 봄에 드넓은 잔... blog.naver.com 아마도 사랑에 관한 멋진 시인 것 같은데, 마지막 연에서 갑자기 잠이 번뜩 깼습니다. (이용자명 sleepy_wug에서 눈치 채셨겠지만, 저의 기본상태는 sleepy입니닼ㅋㅋㅋ) "나는 너의 최소 대립쌍이 되고싶다 / 우리 둘 사이에 단 하나의 소리만 허락하고 싶다"라니요! 설레다니 민망하네요. '하나의 소리만 다른 두 형태'라는 음운론적 최소대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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