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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사론 11

통사론 지도 그리기

0. 요약 Cartography는 오늘날 최소주의 통사론의 경향 중의 하나로, 통상적인 통사분석보다 더더욱 세세한 분석을 하기 때문에 마치 '지도를 그리는 것 같다' 하여 cartography로 불립니다. 이 경향을 통해 한국어의 전통적인 문법 개념인 '어미'에 통사론적 지위를 부여하는 분석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연구자들이 적극 수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확실한 기반이 없으면 세세한 분석의 정당성을 찾기 어렵기 때문에 이 경향을 따르지 않는 연구자들도 있습니다. 목차 1. 대략적인 설명 및 정리 Cartography는 이탈리아의 언어학자인 Guglielmo Cinque와 Luigi Rizzi가 굴절이 발달한 로망스 언어들을 설명하기 위한 기제로 1980년대 주창한 통사 이론을 기반으로 합니다. 교착..

동일성에 대한 공포 horror aequi

0. 요약 겸 글 전체 선행연구를 읽다가 horror aequi라는 용어를 보았다. S-side 사람들이 왜 이렇게 라틴어를 좋아하나 모르겠는데, horror는 모두 알다시피 두려움, 공포를 의미하고, aequi는 영어의 equivalent, equal 등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같다'는 의미이다. horror aequi는 다시 말하면 '동일성에 대한 공포'라는 뜻이 되려나? 내가 언어학의 모든 것을 아는 것도 아니고 다만 일부를 공부하고 있을 따름이기 때문에, "뭐야 박사과정생이라면서 이거도 몰라?" 하면서 의아할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다. 어쨌든 나는 처음보는 개념어고 흥미를 느껴서 적어본다. 다만, 이 개념을 본격적으로 논의한 논문이 2022년에 나오고, Wikipedia 페이지조차 2023년 7월에..

통사론도 부사어를 사랑한다

0. 요약 흥미로운 시를 접했습니다. 통사론에서는 주어와 동사가 중요하고 부사어는 중요하지 않다고, 하지만 시(詩)는 부사어를 사랑한다는 내용의 시였습니다. 이 글에서는 그 시를 소개하고, 부사어를 사랑하는 통사론 연구도 소개하고자 합니다. 목차 1. 박상천 시 - 통사론 통사론(統辭論) 박상천 詩 주어와 서술어만 있으면 문장은 성립되지만 그것은 위기와 절정이 빠져버린 플롯같다. '그는 우두커니 그녀를 바라보았다.'라는 문장에서 부사어 '우두커니'와 목적어 '그녀를' 제외해버려도 '그는 바라보았다.'는 문장은 이루어진다. 그러나 우리 삶에서 '그는 바라보았다.'는 행위가 뭐 그리 중요한가 우리 삶에서 중요한 것은 주어나 서술어가 아니라 차라리 부사어가 아닐까 주어와 서술어만으로 이루어진 문장에는 눈물도 ..

지겨운 한국어 행간주석(interlinear gloss) 컴퓨터 시키기

0. 요약 한국어 행간주석을 자동으로 생성하려면 Korean auto-glossing 툴을 이용하세요. [Github repo 링크] [온라인 웹ui (접속안될수도있음)] 행간주석(interlinear glossing)은 통사론/의미론 논문을 쓸 때 언어 예문을 제시하는 방식입니다. 사실상 표준으로 사용되는 방식은 아래와 같은 Leipzig Glossing Rules [specifications 링크]입니다. (고양이 사진 출처) 통상적으로 행간주석 interlinear glossing 은 4줄로 구성됩니다. 첫줄: 해당 언어의 문자체계로 표기한 예문 둘째줄: 음성/음운전사 (전사를 자동으로 하려면 여기 클릭) 셋째줄: 형태분석한 결과 (위의 예시에서는 각각 '1인칭단수', '다리', '짧다', '2인칭..

무작위 이름은 어려워

0. 요약 통사론, 의미론으로 수업을 하거나 논문을 쓸 때는 예시문장(예문)을 사용합니다. 예시문장에는 한국어의 "홍길동" 같은 '아무개 이름'이 들어가야 하는데, 이것이 저에게는 골치아팠습니다. 이 글에서는 이러한 저의 고민을 다룹니다. 또한 영어/한국어 예문에서 사용하면 좋겠다 생각하는 무작위 이름 몇 가지도 공유합니다. 1. 왜 예시문장? 저는 음운론 전공이지만, 예시문장(예문)을 만들어야 할 경우들이 간혹 있습니다. 학부 개론수업에서 강의를 해야할 때에는 영어 예문을 만들어서 설명을 도모하고, 통사론 논문을 써야할 때가 간혹 한국어 구문을 설명하기 위해 예문이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제가 통사-의미론 전공이 아니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예문을 만드는 것은 여간 귀찮은 것이 아닙니다. 아마도 제가 ..

한국어에서 어순을 바꾸면 비문법적인 문장이 되는 경우

한국어는 교착어이기 때문에 어순이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단어의 정의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만약 단어를 의존형태소를 모두 붙인 형태 -- 즉, 흔히 일반인이 생각하는 '띄어쓰기로 나뉘어지는 단위' 정도로 생각한다면, 한국어는 단어의 순서를 바꾸어도 어지간하면 문법적인 문장이 된다. 그러나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한국어에서 어순을 바꾸면 비문법적인 문장이 되는 경우들을 알아보자. 1. Scrambling word order 언어학적으로 한국어는 완전히 자유로운 어순(free word order)을 가진 언어는 아니고, scrambling 을 허용하는 어순을 가졌다고 본다. 가장 무표적인 어순은 예컨대 "철수가 영희에게 꽃을 준다"이다. 그러나 이 문장은 아래와 같이 뒤죽박죽 만들 수 있다...

생각나는대로 2021.05.18

'너무'의 polysemy 그리고 QR의 surfacing으로서의 prosodic patterning

prescriptivism에서는 '너무'가 준-부정극어(NPI)이기 때문에 부정적인 의미를 가진 표현에 쓰일때만 정문이라고 함. A. * 냄새가 너무 좋아. B. 냄새가 너무 지독해. 그러나 현대한국어에서 실제로는 A와 같은 문장이 문법적 문장이고 이 때 '너무'는 "참, 매우, 무척" 등과 동의어로 볼 수 있다. 즉, '너무'는 긍정의 정도성도, 부정의 정도성도 표현할 수 있음. 다시말해서 1. 민준이는 너무 양말을 좋아한다. 라는 문장은, 아래와 같은 두 가지 의미를 가짐. 1a. 민준이가 양말을 좋아하는 정도가 너무 심하다. (부정) 1b. 민준이가 양말을 무척 좋아한다. (긍정) 그러나 나의 직관으로, 이 '너무'에 억양강세를 주어서 아래 2. 와 같은 문장을 만들면, 부정의 뜻으로만 가능함. (..

생각나는대로 2021.05.08

5형식 영어문장 수형도 tree diagram 그리기

0. 머리말 이 글의 예상 독자는 영어학개론 혹은 통사론 입문을 듣는 학부생입니다. 영어문장의 5형식론은 엄밀한 분류는 아니지만 한국인 독자라면 친숙할 것이므로, 본 글에서도 5형식으로 목차를 만들어보았습니다. 아래 목록에서 원하시는 부분을 누르시면 됩니다. 혹은 "보어" 등으로 검색해도 됩니다. 이 글에서 소개하는 수형도를 보기 전에 몇가지 유념하실 것들이 있습니다. 아래 사항들을 꼭 읽어보세요. 첫째, 학부 개론 수준(X-bar schema, 문장=TP)의 수형도입니다. 저는 학부 개론 수업을 가르치면서 통사론을 다룹니다. 따라서 본 글에서도 학부 개론 수준에서 영어문장을 분석하고 수형도를 그릴 것입니다. 구문의 분석을 아주 철저하게 하는것은 매우 복잡하고, 학부 고학년 내지는 대학원에서 다룹니다. ..

생각나는대로 2021.04.24

나 아는사람 강다니엘 닮은 이모가 다시보게되는게 다시 그때처럼 안닮게 엄마보면 느껴질수도 있는거임? ... 이거 '언어학'해보겠습니다

0. 도입 아래 링크에 박제된 게시글에서 언급된 문장입니다. archive.is/wip/GUkwk 일단은 의미없는(non-sensical) 문장이고 필수논항 중 비는 것이 많아 비문법적(ungrammatical)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언어학자로서 재능낭비? 차원에서 재미로 한번 파싱을 해보려고 합니다. 여러가지 상상의 나래를 펼쳐볼 수 있겠네요. 기대가 됩니다. 목차 전혀전혀 진지한 것이 아니므로 그냥 지적유희 내지는 장난이라고 생각해주세요. 다양한 전제와 추측에 살짝살짝 언어학적 개념들이 곁들여질 것이지만, 언어학적 개념을 제외하고는 모두 무시하셔도 되는 헛소리입니다. 무엇보다 저는 통사론자가 아니라 음운론자니까 통사론 관련하여 이 글에서 무슨 헛소리를 하더라도 대미지가 없기에 부담이 없는 걸수도 밑밥..

언어학자들은 왜 딴지를 거는가

아무래도 논리체계 자체의 합리성과 현상에 대한 설명 가능성 두 가지 측면을 모두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언어학자들은 늘 딴지를 거는 데 익숙해져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현상을 예외없이 설명할 수 있는 이론일수록 그 이론 내의 논리체계는 ad-hoc할 수밖에 없고, 이론이 가진 논리가 합리적일수록 실제 언어현상에서는 예외처리하는 것이 많아질 수밖에 없겠지요. 특히 P-side (음성학 음운론) 학자들이 S-side (통사론 의미론) 학자들보다 더 많은 딴지를 거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P-side의 경우 연구의 대상이 되는 현상이 매우 가시적이기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스펙트로그램을 볼 수도 있고, 원자료를 다른 학자가 다른 모델로 돌려보기도 쉽지요. 통사론자들은 음운론자들에게 너무 세세한 것에 집중한..

생각나는대로 2019.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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