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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글 223

동일성에 대한 공포 horror aequi

0. 요약 겸 글 전체 선행연구를 읽다가 horror aequi라는 용어를 보았다. S-side 사람들이 왜 이렇게 라틴어를 좋아하나 모르겠는데, horror는 모두 알다시피 두려움, 공포를 의미하고, aequi는 영어의 equivalent, equal 등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같다'는 의미이다. horror aequi는 다시 말하면 '동일성에 대한 공포'라는 뜻이 되려나? 내가 언어학의 모든 것을 아는 것도 아니고 다만 일부를 공부하고 있을 따름이기 때문에, "뭐야 박사과정생이라면서 이거도 몰라?" 하면서 의아할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다. 어쨌든 나는 처음보는 개념어고 흥미를 느껴서 적어본다. 다만, 이 개념을 본격적으로 논의한 논문이 2022년에 나오고, Wikipedia 페이지조차 2023년 7월에..

라이팅 비효율적으로 공부하기

0. 요약 이 글에서는 유산소 운동하듯 영어 쓰기 공부하는 것에 대해서 적습니다. 반복할 수 있는 간단한 '훈련'을 소개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저는 영어의 원어민이 아닌데다가 학부와 석사까지 다 한국에서 했고[제 이야기] 영어로든 한국어로든 글을 잘 쓰지는 못하지만, 그냥 제가 게으르게 하고 있는 훈련을 소개하면 누군가에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 써봅니다. 머리가 좋은 편이 아닌 저도 그냥저냥 영어로 글쓰면서 생활하고 있으니, "야 내가 맘만 굳게 먹으면 쟤보단 잘하겠다" 하신다면 따라서 훈련하면 되겠습니다.ㅋㅋ 비록 이 글의 제목 '비효율적으로 공부하기'가 다소 낚시스럽기는 하지만, 원래 기본체력은 '깊은 장독에 물붓는다' 생각하고 비효율적으로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목차 1. 목표 장르 정해서 ..

박사 후보가 된다는 것

0. 요약 박사 후보생(ABD, All but Dissertation)이 된다는 것은 어떤 느낌인가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적겠습니다. 목차 1. 박사 졸업을 하려면 (3대 퀘스트) 학교나 학과마다 다를 것이겠지만 박사학위를 따는 과정은 크게 세가지 퀘스트로 구성됩니다. 순서대로, 코스웍 자격시험 그리고 박사논문입니다. 이 퀘스트에 대해서는 입학 전에 이미 세부적으로 계약(?)을 하고 들어갑니다. 코스웍으로는 어떤 과목을 얼만큼 들어야하고 자격시험은 어떻게 볼 거고에 대해서 세부적으로 합의를 한 상태에서 입학합니다. 학부생 이상이라면 '졸업여건'이라는 개념에 익숙하실테니 더 이상 설명은 필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박사논문은 예외인데, 입학하는 시점에서 막연하게만 결정된 채로 입학하게 됩니다. 박사논문만..

티스토리 그만둘 고민

티스토리의 장단점이 있습니다. 양쪽 측면이 너무 뚜렷해서 그만둘까 하는 고민이 꽤 오래 지속되고 있습니다. (만약 장점만 뚜렷하면 그만둘 생각을 안할 것이고, 단점만 뚜렷하다면 당장 그만뒀을 테니까요.) 단점 가장 큰 단점은 카카오에서 강제로 광고를 단다는 것입니다. 저는 지금 이 글에 광고를 달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만약 여러분에게 글 상단 그리고 하단에 광고가 나온다면 그건 카카오에서 제 의사와 상관없이 단 광고입니다. 두번째 단점은 유저층입니다. 2010년대 네이버 블로그에서 보던 패턴과 얼추 일치하는 것 같은데, 홍보성 댓글/포스팅과 방문 품앗이가 너무 빈번해지고 있습니다. 진지한 글이든 슬픈 글이든 올리자마자 1분도 되지 않아 "좋은 글 감사합니다! 잘 보고 갑니닷!! ㅎㅎ" 하는 댓글을 토..

생각나는대로 2024.01.27

Ladefoged는 왜 모음 기호를 잘못 썼나

0. 요약 음성음운론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Peter Ladefoged를 알 것입니다. 이 글에서는 Ladefoged가 책에서 음성기호를 잘못(?) 쓴 예시를 소개합니다. 음성학 발전의 한 단면을 소개하고 기호를 얼마나 신뢰해야 하는지 (혹은 하지 말아야 하는지)에 관한 교훈을 다루는 것이 목표입니다. 목차 1. Ladefoged의 실수? Ladefoged는 현대적 의미의 음성학의 기초를 마련한 훌륭한 선생님들 중 한 분이십니다. 1960년대에 UCLA에 phonetics labratory를 창립했는데, 이 랩 출신의 훌륭한 음성학자들이 많으십니다. 또한 Ladefoged가 쓴 (그리고 사후 Keith Johnson이 이어서 개정판을 내고 있는) 음성학 교과서 A Course in Phonetics는..

언어학자 너희들도 규범적이야

0. 요약학부생이 수업 중 던진 질문에 우리 teaching team 모두가 깊은 생각에 빠졌던 일을 공유합니다. 때는 개론 수업 중에 규범주의와 기술주의에 대해 설명하는 부분이었습니다. '언어학은 기술주의적으로 언어를 다룬다' 어쩌고저쩌고 이런 만트라 같은 이야기 반복하는 날이었습니다. 학부 3학년인가 4학년 정도 된 학생이 불쑥 질문을 했습니다. 컴퓨터과학 혹은 컴퓨터공학 전공 학생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 친구는 언어학자도 규범주의적인 말 많이 하지 않냐, 도대체 기술적(descriptive)이라는 걸 이해할 수 없다. 라고 말했습니다.  일면 타당한 면이 있었고 분명 우문(어리석은 질문)은 아니었습니다.  그 친구의 말처럼 과연 '언어학은 기술주의적이다' 는 도그마에 불과한가요? 결국 언어학이 ..

생각나는대로 2024.01.20

교양수업 커리큘럼 고민

0. 요약 대학 수준에서는 비 전문적인 '교양 인문학'에 대한 수요가 있습니다. (심지어 인문학=교양수준 으로만 생각하는 사람도 있어서 문제지만...)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언어학을 인문학으로 분류합니다. 이러한 맥락 때문에 언어에 대한 체계적 과학적 분석을 떠나, 사람들 흥미를 돋우기 위한 교양 과목으로 언어학 수업을 구성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이런 과목들은 대체로 언어학과가 아닌 타학과 (주로 이공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합니다. 이 글은 그러한 개론수업을 어떻게 구성해야 하는가 대한 고민입니다. 14주 커리큘럼인데, 6주 - 중간고사 - 6주 - 기말고사로 구성됩니다. 목차 1. 언어를 한정하기 (P-side 중심) 제가 P-side 사람이니까 이 커리큘럼 아이디어부터 소개할게요.ㅋㅋㅋ 아마도 영어..

생각나는대로 2024.01.17

음운론 연구자가 찾아보는 언어 레퍼런스

0. 요약 이론언어학은 개별언어에 천착하기보다는 언어간 공통점, 차이점에 관심을 가지기 때문에 여러언어들의 특징을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문제는 세상에 언어들이 매우 많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누구도 모든 언어들을 빠삭하게 다 아는 건 불가능합니다. 물론 "어떤 토픽이면 어떤 언어" 이런식의 연상은 합니다. 대표적으로, 후두자질 토픽은 한국어가 유명하고, 렉시콘 층위 토픽은 일본어가 유명하고, 성조 관련 현상들에 관해서는 서아프리카 언어들이나 중국어를 우선 떠올립니다. 그러나 후두자질이 발달한 언어는 한국어뿐만이 아니고 성조는 서아프리카 언어, 중국어 말고도 많은 언어에서 사용합니다. 따라서 몇몇 유명한 언어들에 편향되지 않고 언어보편적인 현상을 탐구하기 위해서, 우리는 개별언어학 연구자들(예: 한국어..

생각나는대로 2024.01.10

층위에 따른 양순음 뒤 고모음 실현

0. 요약 한국어는 양순음 ㅂ, ㅁ 뒤에서 고모음 /ㅡ/와 /ㅜ/가 변별되지 않습니다. 또한 현대 서울 한국어에서는 모음의 음장 구분 (먹는 "밤"과 어두운 "밤"의 구분)이 사라졌습니다. 그러나 외래어냐 고유어냐에 따라 양순음 뒤 고모음 /ㅡ/ /ㅜ/이 실현될 때 음장으로 구분이 되는 게 아닌가 하는 감(hunch)이 있습니다. 이것은 음향음성학적 실험으로 검증할 수 있는 주제입니다. 진짜 생각나는 대로 적는 글입니다. 미래의 저 자신을 위해 혹은 지나가다 흥미롭게 느낄 다른 사람들을 위해 남깁니다. 1. 더 자세히 여담으로 저의 교수님은 "음운론자는 hunch로 논문 시작하면 안 된다"고 누누이 말씀하시곤 하는데, 아마 한국어에 관해서는 제가 모국어화자이다 보니까 '이거 한국어에서 이런거 아닌가?' ..

생각나는대로 2024.01.03

대학원에서 머리가 좋은 것의 한계

0. 요약연말이라 가벼운 글을 하나 썼습니다. (이 글은 2023년의 마지막 글입니다.) 이론언어학으로 대학원 공부를 하는 것은 머리가 좋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하는 글입니다. 좋은 머리는 '문앞'까지만 데려다 주고, 그 이후 중요한 것은 '이상주의자'가 되는 것입니다. 이론언어학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감이 안 오신다면, 자연과학과 공학의 차이를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공학은 자연과학의 성과를 배워 실생활에 적용하거나 공학 자체내에서 연구한 성과를 응용합니다. 요즘 유행하는 인공지능 분야 중 자연어처리나 응용언어학(응용언어학은 외국어 잘 배우는 법 이나 언어정책을 말합니다)은 이론언어학에 관하면 공학의 포지션입니다. 이론언어학은 자연어처리나 응용언어학에 관하면 자연과학의 포지션입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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