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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학으로 박사유학

라이팅 비효율적으로 공부하기

sleepy_wug 2024. 1. 29. 10:45

0. 요약

이 글에서는 유산소 운동하듯 영어 쓰기 공부하는 것에 대해서 적습니다. 반복할 수 있는 간단한 '훈련'을 소개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저는 영어의 원어민이 아닌데다가 학부와 석사까지 다 한국에서 했고[제 이야기] 영어로든 한국어로든 글을 잘 쓰지는 못하지만, 그냥 제가 게으르게 하고 있는 훈련을 소개하면 누군가에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 써봅니다. 머리가 좋은 편이 아닌 저도 그냥저냥 영어로 글쓰면서 생활하고 있으니, "야 내가 맘만 굳게 먹으면 쟤보단 잘하겠다" 하신다면 따라서 훈련하면 되겠습니다.ㅋㅋ

 

비록 이 글의 제목 '비효율적으로 공부하기'가 다소 낚시스럽기는 하지만, 원래 기본체력은 '깊은 장독에 물붓는다' 생각하고 비효율적으로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Why is it always hard to write
글쓰기 어려워. 꿈에서 꿈으로 마음이 전해지면 좋을텐데

 

목차

     

     

    1. 목표 장르 정해서 훈련하기

    만약 시인에게 물리학 논문을 쓰라고 하면 어떨까요? 그 시인이 물리학 전공이 아닌 이상 아무리 내용이 출중해도 제대로 된 형식의 논문이 나올 리가 없습니다.

     

    영어로든 한국어로든 글쓰기는 철저하게 특정 장르에 귀속됩니다. 장르가 우선이고 언어가 그 하위입니다. 이걸 다시 말하면, 한국어를 외국어로 구사하는 물리학자가 한국어로 물리학 논문을 쓰는 것이 한국어가 모국어인 시인이 자기 모국어로 논문을 쓰는 것보다 쉽다는 것입니다.

     

    또 하나 유념해두어야 할 것은, 모국어 글쓰기의 경우 장르를 넘나들며 다양한 글을 써야 할 필요가 많지만 외국어의 경우 하나의 장르로 글을 잘 쓰면 장땡인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많은 경우, 그 장르는 '창의적 글쓰기'와는 거리가 멉니다. 무슨 말이냐 하면, 영어로 문체가 기깔나는 소설을 쓰겠다. 한번 들으면 귀에 박혀서 잊히지 않는 시를 쓰겠다 하는 경우는 잘 없다는 겁니다(물론 예외적인 경우는.... 예외).

     

    따라서 자신이 어떤 장르의 글을 쓰고 싶어하는지 먼저 결정하세요. 세부적일수록 좋습니다.[각주:1] 그리고 그 장르의 글들을 읽고 쓰세요. 제 경우는 음운론 논문을 써야했기 때문에 저널에 나온 논문을 필사했습니다. (읽는 건 늘상 하니까.) 

     

    1.0 어떤 훈련인데? 필사!

    글쓰기 훈련은 바로 '필사'입니다. 저는 사실 다양한 방법의 필사를 시도해봤는데 어떤 방법을 쓰든 중요한 것은 동일한 텍스트를 반복해서 필사하는 것입니다. 필사는 난이도 별로 이렇습니다

     

    1. 텍스트 보면서 한땀 한땀 복사하기 (복사-붙여넣기)
    2. 문단 외운다음 텍스트 닫은 채로 그대로 써본 후에, 원본 텍스트랑 비교해서 '틀린'부분 확인하기 (문단 외워 쓰기)
    3. 문단을 읽고 그 문단을 키워드만으로 요약한 다음, 자신의 요약한 키워드만 보고 '복원' 시키기 (압축하기 압축풀기)

     

     

    1.1 복사-붙여넣기

    사실 제가 가장 많이 효과를 본 필사방식이 이것입니다.

     

    자신이 써야하는 장르의 텍스트를 컴퓨터 화면에 띄워놓고 그냥 단어 단어 하나씩 종이에 손으로 씁니다. 요즘세대는 달라졌다고 하나, 제 세대에는 초등학교 저학년 때 알림장을 선생님이 칠판에 적으면 그걸 공책에 베껴썼는데, 그거 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진입장벽이 가장 낮고 솔직히 '뇌빼고 손운동 한다' 생각하고 시간 정해놓고 무식하게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효과가 좋아요.🤣🤣 다시 생각해보면 표현이나 형식에 집중하지 않고 주르륵 주르륵 읽기만 하던 게 사실 '뇌를 빼고' 있었던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조금 습관이 되시면, 쓰면서 잡생각이 들텐데, 잡생각 대신 관사나 전치사가 나오면 초점을 맞추는 연습을 하세요. 무슨 뜻인지, '관사 연습'을 예로들어 부연해볼게요. 신기한(?) 명사가 나왔을 때, "복수형을 안쓰고 a/an을 썼네", "관사 the 안쓰고 그냥 무관사로 썼네" 이런 생각을 한번씩 해보라는 것입니다. 아주 비근한 예로 '출현빈도'라는 뜻의 frequency 라는 단어가 있지요. 뒤에 of ___ 가 따르지 않으면 관사 없이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도대체 그렇게 썼냐" 이렇게 고민하게 될 수 있는데, 그것은 함정입니다. 하지마세요. 하나의 표현을 보고 영어 관사에 대한 이론을 도출해내는 것이 가능할 리가 없고, 아주 정확한 이론이 있더라도 그 이론이 지금 눈 앞에 있는 명사에 적용된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1.2 문단 외워 쓰기

    하나의 문단을 골라서 그 문단을 외우는 것입니다. 제 경우는 서론의 '문제제기'하는 부분이나 결론에서 큰 이야기 하는 부분 등 '거시적' 부분이랑 실험결과 보고하는 '미시적' 부분을 대상으로 합니다.

     

    이 방식은 아마도 제가 쉽게 지루해하는 성격이라 '게임으로 만들기'(gamification)한 걸수도 있는데, 문단을 안 보고 쓴 다음 원본이랑 대조했는데 정확하게 맞을 때, 느껴지는 희열[각주:2]을 즐기는 것 같습니다. 변태인가봐요. 

     

    이때는 정말 한 문단을 수십번 읽고 쓰고 읽고 쓰고 합니다. 만약 뇌가 HDD였으면 고장났을 거에요. 그리고 아주 정말 사소한 것에 집중합니다. 네. 맞아요 관사랑 전치사에 집중해요. 그런데 정말 이 훈련이 도움이 되는 부분은 재밌게도 정작 관사나 전치사 등 사소한 부분이 아니라 오히려 '생각 전개하기' 부분인 것 같아요. (어짜피 관사 전치사는 Grammarly 같은 툴 쓰시면 자동 수정해주니 불필요할지도 모르겠고요.ㅋㅋ) 소위 '영어는 두괄식 한국어는 미괄식' 이런 말이랑 일맥상통할 수도 있는데, 한국어 책도 아무리 번역체가 없이 유려한 문장 번역이더라도 문단의 구성 등이 '한국어같지 않은' 책들이 있잖아요? 반대로 영어에 대해서도 문장은 분명 완벽하게 문법적인 영어인데 왠지모르게 가독성이 떨어지고 이상한 글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영어로 글쓰기에서 가장 막막한 지점 중 하나가 바로 "내 생각은 있는데 그걸 어떻게 영어 문단으로 표현해야 하나"인 것 같아요. 

     

     

    1.3 압축하기 압축풀기

    이건 제가 가장 어려워하는 방식인데, 메모해둔 키워드들을 보고 텍스트를 되살리기 하는 것입니다.

     

    '압축하기 압축풀기'는 솔직히 말해서 영어 글쓰기 내실다지기 훈련법이기도 하지만, 영어로 논문쓸 때 선행연구들 제시하는 연습이기도 합니다. 다만, 논문에서 활용할 때는 압축을 덜 풀고(?), 글쓰기 연습할 때는 압축을 많이 푸는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문단을 읽고 그것을 몇 개의 키워드 혹은 하나의 간결한 문장으로 요약합니다. 일정정도 섹션을 정해 그 섹션에 있는 각 문단에 대해 그걸 합니다. 그리고 텍스트를 덮고, 자신이 적은 것만 보고 길게길게 글을 다시 쓰는 것입니다. 

     

    내가 압축 푼 표현이 원문과 정확하게 일치해야 한다, 뭐 그러면 좋겠지만 제가 그 정도의 머리가 되지는 않아서, 원문을 그대로 복원해내겠다 이런 목표는 없습니다. 다만 논리전개 등 거시적인 글의 흐름에서 원문의 패턴을 복사하는 것을 목표로 두어요. (관사 전치사 체크도 필수ㅋㅋㅋ S-side 사람 아니라서 관사 전치사가 어려워요🙄. 함정: 그렇다고 발음이 좋지도 않음.)

     

    아래의 동영상에서도, "압축하기 압축풀기" 식의 필사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이 방법을 영어를 왠만큼 공부한 사람은 '다 아는 방법이고 누구나 하는 방법' 이라고 언급합니다.

    https://youtu.be/D7FKBsxq7NY

     

     

    2. 소위 '유식한' 글 보면서 베끼기

    [작성중. 대충 aldaily랑 칼럼/사설 읽는 습관 소개하는 부분]

     

    3. 단어공부는?

    [작성중. 대충 단어공부할 때 단어의 사전 뜻 다 보지 말고 자신이 접한 맥락에서 어떻게 사용되었나 집중하라고 쓸 것]

     

    1. 가장 세부적으로 간다면 어떤 '저자' 한 사람을 정할 수도 있는데, 저는 이렇게는 해본 적 없네요. 근데 한사람 정해놓고 훈련하다가 잘못해서 문체가 아주 붙어버리면 표절시비 걸릴 수도 있지 않나? 하는 망상도 해봅니다.ㅋㅋㅋ [본문으로]
    2. 막 운전할 때 좁은데를 샤사삭 통과할 때 느껴지는 희열이랑 비슷함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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