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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나는대로 81

role-rule merger?

오늘 학부생 office hours 하면서 음운규칙(phonological rules) 설명해주는데, 그 학생의 /u/ (rule의 모음)이 상당히 특이했다. 그 학생은 캐나다, 구체적으로 Pacific Northwest 출신인데, 이 지역 화자들이 고모음 /i/ /u/ 를 매우 lax하게 발음한다는 건 이미 충분히 경험했지만 (Canadian Shift라고도 부른다) /u/ 모음의 조음점이 /o/랑 비슷하게 들리는 건 또 처음이었다. Canadian Shift는 캐나다 영어에서 (특히 미국 영어와 비교해서) 특징적으로 발견되는 것인데, /i/, /u/ 같은 고모음의 조음점이 전통적인(?) 북미영어모음에 비해 내려가고 뒤로 가는 걸 말한다(Boberg 2008). 아주 대중적이고 인상적인 관찰로, "캐나..

생각나는대로 2025.02.27

'-습니다'와 '-읍니다'

0. 요약1988년 한글맞춤법 이전에 표기상으로 구분되던 '-습니다'와 '-읍니다' 의 분포에 대한 글입니다. 곁다리로 율/률의 문제도 언급합니다.막 40년 가까이 뒷북치는 글이 되겠네요. 목차 1. 전혀 도움이 되지 않으니 "설문조사에 응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이 설문조사의 목적은 인간의 언어 이해와 인지 과정을 연구하는 데 필요한 data를 수집하는 것입니다. 각각의 설문은 정답이 따로 없읍니다. 그냥 여러분이 느끼는 대로 알맞은 난에 답하시면 설문조사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으니(???) 이 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핸드폰 저장공간 정리하다가 위와 같은 스크린캡처 파일을 발견했다. 옛날 논문의 일부인데, 부록으로 "설문지는 이걸 사용했노라"라고 인용한 부분이다. 저 부분을 읽고 내가 얼마나 어이가 없..

생각나는대로 2025.02.23

a couple of 에서 자꾸 of 생략하기

0. 요약 요즘 학부생들 그리고 과정생들 사이에서 a couple of 에서 of를 빼고 쓰는 걸 자주 봅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a couple of에서 of 를 생략하는 음운론적인 이유(motivation)를 생각해봅니다. (이 글의 내용은 언어학하고있네 블로그의 '코너 속의 코너'인 "영어공부 하고있네"에도 추가되었습니다. [링크])  영어 공부하고 있네0. 이 포스팅은 무엇?이 포스팅에는 살면서 만나 본 영어 표현 중 재밌다고 생각했던, 혹은 한마디 보태고 싶었던 것들을 모아놓습니다. 저는 태어나서부터 학부/석사까지 한국에서만 공부했기linguisting.tistory.com   목차 1. A couple (of)당연하지만 관사 'a'를 수반하는 couple은 명사다. 그래서 "A couple d..

생각나는대로 2025.02.12

mfm31 fringe meeting 'sublexica across languages'

https://mfm2025fringe.sciencesconf.org/?lang=en Sublexica across languages - Sciencesconf.org mfm2025fringe.sciencesconf.org  세상에. 맨체스터는 너무 멀어서 생각조차 하지 못했는데, 자꾸 메일이 와서 금욜밤에 공지를 읽으니 이런걸 다 하네? 살면서 이렇게 내 주제랑 안성맞춤(tailor-made)인 fringe meeting은 처음이다. 이건 abstract 안 내면 죽어서 '음운론자의 지옥'에 가게될지도 모름.ㅋㅋㅋ synchronically, those subsets of the lexicon have different behaviours which cannot be attributed to knowl..

생각나는대로 2025.02.09

폰트와 스타일의 문제

0. 요약내용과는 하등 관련없는 '틀'에 집착하는 이야기입니다.  아마 형식주의 이론언어학(특히 음운론)이 '틀'(형식)에 대한 공부이기 때문에 집착을 더 하게되는 것 같습니다. 결론은, 조금 집착을 내려놓아야겠다는 스스로에 대한 반성입니다. 목차 1. 폰트음운론에서는 아무래도 IPA에 포함된 온갖 기호를 쓰기 때문에 나는 폰트 고민이 무척 많다. 사실 오늘날에는 Arial이나 Times New Roman 같은 주요 폰트들은 IPA를 모두 커버하기 때문에 그냥 쓰면 대체로 왠만큼 제대로 표현된다. 그러나 문제는 예쁘지 않다는 것.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아주 보편적인 문제다. 적어도 내 세대나 심지어 학부생들도 모두 온갖 폰트를 다운로드 받았다가 지웠다가 하는 과정을 수도 없이 거친다. 아예 음운론자들 폰..

생각나는대로 2025.02.04

호격조사로서의 '-님'

0. 요약'그리스도님'은 오류인가?에서 이어지는 짧은 글입니다. 이전 글을 마치고 추가적으로 떠오른 질문을 탐구한 결과입니다.  '그리스도님'은 오류인가?0. 요약 외래어 '그리스도'의 존대자질과 의존명사 -님, 그리고 규범주의 언어관에 관한 흥미로운 페이스북 포스팅을 보았습니다. 공유도 하고 생각해보려고 포스팅을 팝니다.  목차 1. 그리스linguisting.tistory.com  목차 1. 지난이야기시작에 앞서, 지난 글을 한번 정리하자. 한 신학도가 한국어 성경 번역인 '새한글성경'에서 '그리스도님'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신학적, 언어학적 논증을 했는데, 신학은 내가 잘 모르고 관심도 없지만 언어학적 논증은 이상한 냄새가 많이 났다. 나의 논지는 두 가지였다.1. '-님'..

생각나는대로 2025.01.28

근황: 광고제거 음성학 박사 디펜스

0. 요약 이번 포스팅에서는 언어학안하고있는 이야기를 합니다. 아니, 너무 안하면 블로그 취지에 맞지 않으니 언어학 절반만 하고 있는 포스팅입니다. 일주일뒤에 내릴 생각으로 올리는 근황입니다. 목차 1. 광고 제거오늘은 2025년 1월 26일입니다. 지금까지 블로그에 애드센스 광고를 게재했지만 이제 광고를 모두 내렸습니다.  저는 대학교 1학년때부터 다양한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애드센스 광고 수익을 상당히 얻었습니다. 그러나 실질적 광고 수익이 많이 떨어진 것을 이미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고, 이제는 광고 게시자들 상당수가 유튜브나 애드모브(모바일 강제광고모델)로 전환한 것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달러라도 0보다는 큰 돈이라는 생각에 이 블로그에도 광고를 계속 게재해왔습니다. 또한 (저만의 ..

생각나는대로 2025.01.27

음성학 과제 냈다가 학부생에게 혼난 썰

0. 요약 Praat을 이용해서 자신의 모음을 녹음하고 포먼트 분석을 시키는 과제가 있었습니다. 그 과제에서 학생들은 폰이나 컴퓨터에 대고 had, hid, head, hood 등의 단어를 녹음하고 이를 녹음한 후에 모음부분을 분석했습니다. 그런데 과제를 하고 난 학부생들이 과제의 방향성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다른 학생들도 혼란스러워했습니다. 이 글은 습관적으로 내는 음성학 과제가 가질 수 있는 문제점에 대해 고민해봅니다. 목차   1. 모음 포먼트 분석 과제90년대 말, 2000년대 초에 박사를 하고 나온 교수님들로부터 그 당시 이야기를 들으면 참으로 희망에 가득찬 시기였다는 생각이 든다. Microsoft Word에는 "자동요약"기능이 생겼는데 그걸 이용해서 학회에 낼 Abstract를 자동으..

생각나는대로 2025.01.13

화용적 도출 과정이 없다면

흥미로운 영상을 보았다. 직업병일지도 모르겠지만 화용론에도 도출이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해봤다.🤣 말그대로 '생각나는대로' 카테고리에 걸맞는 포스팅. 연말연시 사회적 빈말을 돌려 하지 않고 그냥 드러내놓고 말하는 경우를 가정한 comedy skit이다.     출처: https://www.facebook.com/reel/1268921261025363The item included is used under the principles of "fair use" as outlined in Section 107 of the Copyright Act of 1976. It is provided solely for educational purposes to facilitate learning, research, an..

생각나는대로 2025.01.03

한국어 지시 표현의 기저형 + 활음은 음소인가

1. 지시표현한국어는 지시표현(demonstrative)을 세 종류로 나눈다.  일반명사 앞에서 이/그/저를 써서 해당 명사가 물리적, 문맥적으로 얼마나 멀고 가까운지 표현한다. 이 정류장 '대화가 이루어지는 장소에서 물리적으로 가까운 정류장'저 정류장 '대화가 이루어지는 장소에서 물리적으로 먼 정류장'그 정류장 '문맥상 가까운(이미 언급 등) 정류장. 화자에게는 멀지만 청자에게는 가까울 수도 있음'이 표현은 형태론적으로 다른 표현과 결합하기도 한다. 여기 '=이곳, 물리적으로 가까운 장소'저기 '=저곳, 물리적으로 먼 장소'거기 '=그곳, 문맥상 가깝거나 화자에겐 멀지만 청자에겐 가까운 장소' 2. 기저형 상정하기이 표현들은 공통 형태를 가지는데, 그걸 기저형 /-ʌki/ 로 상정할 수 있다. 형태론적..

생각나는대로 2024.1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