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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 23

[실험은 어려워] 3. 실험단어 만들기

(지난이야기: 싫지만 한국어 유음화 실험을 해야 해 🤪 [시리즈 보기]) 한국어 음운문법을 가진 화자들이 어떻게 유음화를 적용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처음보는 단어에 유음화를 적용하는지 안하는지를 관찰해야 한다. 재차 강조하자면, 개별적인 한국어 단어에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고 그걸 만들어내는 음운문법에 포커스가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비단어(nonce word)는 '그럴싸하게 생겼지만 의미가 없는 음소의 연쇄' 정도로 정의할 수 있다. 고전적인 예로 영어의 blik과 bnik이 있는데, 전자는 비단어이고 후자는 불가능한 단어다. blik은 영어에서 음소가 결합되는 규칙을 따르기 때문에 '우연히' 뜻이 없는 단어다. 미래에 이 단어가 영어 렉시콘에 추가될 가능성이 있다. bnik은 그렇지 않다. 죽었다..

생각나는대로 2024.11.10

[실험은 어려워] 2. 주제와 방법론을 고정하기

(지난이야기: 싫어도 실험을 해야 해 🤪 [시리즈 보기])내가 탐구하던 주제는 한국어의 유음화였다. 한국어에서 /nl/ 연쇄는 음소배열 상 이유로 표면형에서 투명하게 실현될 수 없기 때문에 유음화(/nl/ → [ll])된다. 교과서적으로는 깔끔한데, 사람마다 유음화의 적용 양상이 다르다. 유음화의 예시는 칼날 → [칼랄], 설날 → [설랄] 정도가 있다. 그런데 현실발음에서는 세대별로 다른 양상이 나온다.   위 표는 박선우 이주희(2017)에 수록된 임수록(2013)이다. 갈수록 해당 규칙이 덜 적용되는 방향으로 언어변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아주 최근 내가 진행한 다른 실험에서 사용한 연습단어 인류/일류를 실험참가자들(20대)이 발음으로 구별하기도 했다.[링크] 규범주의적으로는 '인류'에..

생각나는대로 2024.11.09

[실험은 어려워] 1. 실험할 결심

실험을 밥먹듯이 하는 음성학자들과는 달리 나는 실험이 무섭다. 하지만 언어학은 경험과학이기 때문에 결국 관측의 과정이 가장 크게 말한다. 어떠한 이론 프레임워크를 가지고있는지와는 별개로 언어현상을 연구한다는 것 자체가, 언어에 대한 가설을 세우고 관측을 통해 이 가설을 검증해나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단순히 실험만이 관측을 위한 수단은 아니다. 인류언어학자들은 실험적 방법이 아니라 채록을 통해 관측을 하고, 본인 스스로가 소수언어의 화자라면 본인의 직관으로 스스로 데이터를 생성하여 그것을 연구할 수도 있다. 여담으로 전자에 대해 helicopter linguist (특정 언어에 대해 아주 겉핥기만 하고 기초적 수준의 인상만 남기고 말아버리는 연구자) 라는 놀림이 있고, 후자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물..

생각나는대로 2024.1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