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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나는대로

[실험은 어려워] 1. 실험할 결심

sleepy_wug 2024. 11. 8.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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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을 밥먹듯이 하는 음성학자들과는 달리 나는 실험이 무섭다. 하지만 언어학은 경험과학이기 때문에 결국 관측의 과정이 가장 크게 말한다. 어떠한 이론 프레임워크를 가지고있는지와는 별개로 언어현상을 연구한다는 것 자체가, 언어에 대한 가설을 세우고 관측을 통해 이 가설을 검증해나가는 것이기 때문이다.[각주:1]

 

물론, 단순히 실험만이 관측을 위한 수단은 아니다. 인류언어학자들은 실험적 방법이 아니라 채록을 통해 관측을 하고, 본인 스스로가 소수언어의 화자라면 본인의 직관으로 스스로 데이터를 생성하여 그것을 연구할 수도 있다. 여담으로 전자에 대해 helicopter linguist (특정 언어에 대해 아주 겉핥기만 하고 기초적 수준의 인상만 남기고 말아버리는 연구자) 라는 놀림이 있고, 후자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물론 두 종류의 연구방법 모두 기초적 연구의 시작을 위해선 필수적이다. 

 

어쨌든 나는 둘다 해당하지 않는다. 결국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건 실험밖에 없다. 나는 소수 원주민 커뮤니티에 들어가서 그 언어를 파고들 깜냥이 안된다는 건 인류언어학 첫시간에 단박에 깨달았다. 그냥 그렇게 프로젝트를 할 수 있도록 하늘이 점지해주는 사람들이 (특히 성격이) 있는 듯하다.

 

촘스키의 숙적ㅋㅋㅋㅋㅋ

 

 

또한 나는 내 직관으로 연구할 수 있는 사람도 아니다. 나는 0개언어화자이지만, 그나마 직관이 있는 건 한국어와 영어 정도인데, 안타깝게도 두 언어 모두 under-studied language는 아니다. 아마도 1세대 한국어 연구자들이라면 본인이 가진 직관을 소개하고 분석하는 연구를 해도 충분했을텐데, 아쉽게도 나는 너무 늦게 태어났나보다. 😂

 

그래서 나는 울며 겨자먹기로 음성실험을 했다. 이번에는 음성실험에 대해 하루에 하나씩 짧게 써보려고 한다. 실험디자인, 윤리위원회 통과하기, 사람모집하기, ... 그리고 통계로 결과를 내는 과정까지 생각나는대로 "실험은어려워" 태그를 달고 쓸 것이니까 나중에 모아보기도 편할 것 같다.

 

['실험은 어려워' 시리즈 모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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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영국의 저널리스트 Charles Prestwich Scott의 말을 빌려 "Data are sacred. (Theory is free.)"라고 말하며 이를 강조하기도 하지만, 그건 내가 속한 언어학의 학파의 편향일수도 있겠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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