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요약
이 포스팅은 나무위키의 '입짧은햇님' 항목 r310판에[링크] 나오는 아래의 부분에 관한 '갑자기 분위기 언어학'스러운 포스팅입니다. 구체적으로 '입이 짧다'의 어휘적중의성과 "한 종류의 음식만은 많이 먹지 못한다"라는 문장이 보이는 구조적중의성(양화사 수반)을 설명합니다.
["입짧은" 이라는] 닉네임과는 달리, 전혀 입이 짧지 않다. 닉네임을 ["입짧은"] 이라고 지은 이유는 한 종류의 음식만은 많이 먹지 못한다고 해서 지은 것.
목차
1. 입이 짧다
뒤늦게 흑백요리사를 보았다. 미션 중에 먹방 스트리머가 나오는 부분이 있는데, "입짧은햇님"이라는 크리에이터가 있는 것을 보았다. 먹방 크리에이터라고 하기에 "입이 짧다"는 닉네임은 조금 의아해서 조금 검색을 해보았다.
"입이 짧다"라는 표현은 보통 편식을 하거나 많이 먹지 못하는 사람을 묘사할 때 쓴다. 한가지 음식만 많이 먹는, 즉 편식을 하는 사람에게도 "입이 짧다"고 말하고, 편식은 안 하지만 음식을 먹는 양이 적은 사람에게도 "입이 짧다"고 하는 듯하다. 이와 같이 "입이 짧다"는 어휘적중의성(lexical ambiguity)을 보인다. 어쩌면 "잘 먹지 못한다"라는 의미를 중심으로 하는 다의어 관계가 아닐까?
고려대학교 한국어사전은 숙어표현으로서 "입이 짧다"를 다음과 같이 해설한다.
(사람이) 음식을 적게 먹거나 가려 먹는 버릇이 있다.
1. 음식을 적게 먹는 버릇이 있음
2. 음식을 가려 먹는 버릇이 있음
2. 하나만 많이 먹지 못한다
한편, 닉네임에 "입짧은"이 들어있는 사실과 달리 "햇님"은 먹는 양이 상당한 편이라고 한다. 또한 딱히 편식을 하는 것도 아닌 것 같다. 나무위키를 찾아보니 (r310판 기준) "닉네임을 [입짧은이라고] 지은 이유는 한 종류의 음식만은 많이 먹지 못한다고 해서 지은 것." 이라고 한다.
"한 종류의 음식만은 많이 먹지 못한다"라니! 이 설명문 역시 중의적이다. 이 경우는 양화사(quantifier) "하나". "만은" 그리고 "-지 못하'가 수반된 구조적중의성(structural ambiguity)이다. 각각의 뜻은 아래와 같이 고쳐쓸 수 있을 것같다.
1. 어떤 한종류의 음식이 있는데, 그것만 많이 먹지 못하고, 다른 종류의 음식들은 많이 먹을 수 있다.
2. 한종류만 잇달아 먹지를 못하지만, 여러 종류를 교차해가면서는 많이 먹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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