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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uncing ideas 생각 작업실 71

나의 연구주제를 간략하게 표현하기

어제 문득 한국에 계신 옛 지도교수님께 메일을 보낼 일이 생겼다. 그분은 내가 석사과정때 지도해주셨던 분이지만 졸업이후엔 내 연구주제에 대해서는 소통할 일이 없었다. 교수님과 나의 주제에 대해 얘기할 기회가 없었기에, 내가 뭘 연구하는지 두 세 단락으로 간략히 설명해야 했다. 그래서 내 연구를 세 단락으로 설명한 것을 조금 수정해서 여기에 공유한다. 새삼 말하기 부끄럽지만 자신의 연구주제를 간단하게 표현하는 것만큼 어렵지만 중요한 것이 없다. 학회나 그냥 모임에서도 한마디로 "나는 뭘 하는 사람이에요"를 간단히 말할 기회가 많다. 특히 TA를 하거나 세미나 수업을 들을 때에는 학기초에 ice-breaking하는 뜻으로 각자 연구분야를 서로에게 간략하게 설명하며 대화를 시작한다. 내 연구에 대해 간략히 설..

단어 차용에서 공명자음의 gemination

0. 요약영어 단일어에서 모음사이 자음은 결코 geminate이 없다. 그러나 한국어에서 영단어를 차용할 때는 어중 sonorant를 geminate으로 차용하는 경우가 있다. 한국어의 영어 차용에서 나타나는 geminization of non-geminates 현상은 범주적(categorical)인 경우와 비범주적(gradient)인 경우로 나뉘는 것 같다. 이 포스팅은 단순히 이 현상에 대해 기술하고자 한다. 차후에 참고문헌들을 찾아보고, 비범주적인 경우들에서 어떤 한쪽 형태에 대한 편향이 존재하는지를 트위터 등에서 data harvest해서 보충할 생각이다.물론, 그 전까지는, 누구든 이 토픽에 대해 연구해서 결과를 내면 매우 좋을 것 같다. 목차 1. 범주적인 경우한국어에서 어중 /l/은 음소배열..

작명의 음소배열론 그리고 sound symbolism

이번에 음성음운형태론연구 27집 1호에 흥미로운 논문이 하나 나왔다. A maximum-entropy model of phonotactics for Korean male and female names (이하 Cho 2021) 두 가지 지점에 대한 메모. 1. Sound symbolism 이름을 짓는 작명은 매우 의도적인 행위다. 작명의 대상이 되는 특징을 이름에 담기 때문이다. 따라서 작명이라는 행위를 중심에 두면 소쉬르의 '기표와 기의 사이의 무작위성'이 다소 흔들린다. 물론, 궁극적으로는 무작위가 맞지만, 이러한 결과론적인 접근 말고, 처음 이름이 지어지고 그 후에 이름이 통시적으로 변이, 변화되는 과정을 하나하나 분리해낼 수 있으면 아마도 그 겉보기의 무작위도 다양한 필연적 자질들로 환원될 수 있을..

한국어 층위의존 음운작용 stratum-sensitive phonological process

1. L-tensification 어떤 2음절어가 있는데 제1음절 종성이 /ㄹ/라고 하자. 그 2음절어가... 한자어로 인식되면: 2번째 음절 초성 stop sound를 경음화한다.고유어로 인식된다면 경음화하지 않는다. 신지영 교과서에서 캡처."... 이렇게 한자어 /ㄹ/ 뒤 경음화 현상은 한자어의 경우 음운론적 환경이 맞으면 무조건적으로 예외 없이 일어난다는 특징이 있다." (p.311) 와우! 무조건적이고 게다가 예외 없이 일어난다고? 오늘 내 생일이니?    이 교과서의 영어판인 Shin Kiaer Cha (2012) 에서는 p.203 (챕터 9.2.2)에서 언급된다. 또한 Kim-Renaud (1974) 하와이대 박사논문에서도 언급되어있다 (p. 171)그리고 규칙도 제시해놓았음.  이 현상은 그..

Split-phonology 용어정리와 접근법 제안

관련 이전글: 링크1 링크2 아예 "Emergent approach to lexical partitioning" 이런식으로 접근법을 틀어버리는 게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1. 용어정리 (strata vs partitions) "고유어(즉, 순우리말/大和言葉 etc.) - 한자어 - 외래어" 라는 층위(Strata) 용어가 etymologically-based grouping에서 overused되었으므로 stratum 대신 partition을 사용하고, 따라서 고유어-한자어-외래어 대신 partition I, partition II, partition III ...을 사용하기로. 다시말해서, 이미주어진(어쩌면 학습자가 도달해야 하는 이상적인 상태?) 그룹들을 Strata라고 한다. Strata는 ety..

Split phonology 선행연구들 실타래 엮기

0. 이 포스팅은 split phonology 혹은 stratified phonology에 대한 선행연구들을 늘어놓은 이전 포스팅을 기초로 하여서 선행연구들을 실타래로 엮기 위해 작성하는 것임. 1. 펀치라인...? '모든 단어가 똑같진 않다' (not all words are created equal). 역사적으로 보았을 때, 단어들이 렉시콘에 유입된 시기에 따라 (etymological approach) 렉시콘의 단어들은 '층위'를 이루고있다. 놀라운 것은, 어휘의 어원이니 언제 유입되었느니 하는 역사를 모른 채 태어나는 (즉, diachronic/etymological knowledge에 접근할 수 없는) 언어습득자 (synchronic learner)도 층위 지식을 습득하여 사용한다는 것이다. 2..

한국어 IPA 전사하기

시작하기 전에: 한글을 입력하면 IPA로 자동 전사하는 '기계'에 대해서는 다른 글에서 소개하였습니다. 본 글에서는 한국어의 전사 문제 자체에 대한 고민을 다룹니다. 혹시 "한글"을 쓰면 [hɑŋɡɯl]로 자동전사해주기 원하시면 아래 페이지를 참고해주세요. https://linguisting.tistory.com/84 Convert Korean orthography into IPA transcriptions Use 'Hangul to IPA' with the interface below See [readme] for more information. Scroll down a bit, and you'll find a cool web interface that lets you transcribe '한글' in..

언어변화로 인해 차용양상에 변화가 생기는 경우

0. 요약다양한 언어가 서로 접촉하는 상황 속에서 주 언어(host language, L1)가 외국어(adapted language, L2)의 표현을 빌려오는 것은 흔한 일입니다. 한국어도 한자차용과 문명접촉의 맥락 속에서 고대 한어를 차용했고 (L1: 고대 한국어, L2: 고대 한어), 일제시대에는 지배언어인 일본어를 차용했으며 (L1: 근대 한국어, L2: 19세기-20세기초 일본어), 오늘날에는 영어를 차용합니다. (L1: 현대 한국어, L2: 현대 영어) 어떠한 언어도 정적인 상태에 있지 않으며, 차용에 있어서도 이런 역동적인 상(phase)은 마찬가지입니다.  예를 들어, 한국어 화자들이 영어 단어를 빌려와 쓰는 지난 100년 정도의 역사 속에서, 한국어도 영어도 변화한 것입니다. 이 글은 L1..

Split-phonology hypothesis 혹은 Stratified lexicon

목차[SPE의 어휘 자질 접근. 프랑스어, foreign vs non-foreign, glide]일단 음운론의 고전부터 시작해보자 SPE. 불어에서 어종별로 glide의 자연부류가 다르다. non-foreign이라면 vowel과 자연부류를 이루고 foreign일 경우 liquid와 자연부류를 이룬다. (SPE pp. 353-354) [SPE의 어휘 자질 접근. 터키어 Turkish 러시아어 Russian] 영어 Germanic vs Latinate 문제도 그렇지만 터키어, 러시아어에서도 이런 층위문제가 나타난다. 궁극적으로 SPE가 취하는 입장은 [foreign] [native] 등의 lexical features를 상정하는 것이다. SPE p. 373     [SPE의 어휘 자질 접근으로 한국어 층위를..

OCP effect in Korean phonological lexicon

0. 요약 Graff and Jaeger (2009)를 읽다가 한국어에 적용해보면 무척 재밌을 거 같았다. 그래서 R로 구현해봤다. 1. 왜 했나? 재밌을 거 같아서? 그리고 사실 나는 lexical phonology랑 phonotactics 그리고 양적방법론 전공이라서 당연히 이 주제에 대해 흥미가 갈 수밖에 없겠다. Ito (2014)에 보고된 것과 같이 한국어에도 후두자질(laryngeal feature)에 따른 공기제한(co-occurrance restriction)이 있다. 그리고 Frisch et al. (2004)의 아랍어 사례와 같이, OCP 효과는 자음 간 유사성 정도에 따라 그 크기가 다르다. 따라서 어떤 한 자질을 정해놓고 그 자질이 공기(형태소 내에서 함께 출현)할 수 있느냐를 보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