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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나는대로 71

음성학과 음운론의 차이: 접면과 관심의 문제

0. 요약이론언어학은 크게 S-side (의미/통사/화용) 와 P-side (음성/음운) 로 나뉩니다. 더 세부적으로 들어간다면, P-side 안에서 음성학이다 음운론이다 나뉠 수 있지만, 사실 오늘날 음성학과 음운론은 P-side vs. S-side 나누듯이 엄밀하게 경계가 나누어지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특히 오늘날의 음운론자들은 대체로 "음성학에 기반한 음운론"(phonetically based phonology)을 따르는 경향이 강하여 아예 음성학과 담을 쌓고 사는 음운론자들은 매우 드문 것 같습니다. 더 나아가 실험실 음운론(laboratory phonology) 하시는 분들은 절반쯤 음성학자이기도 해요.뭐 전통적으로야 음성학은 말소리 자체의 물리적인 특성을 연구하고 음운론은 말소리의 심상적 표..

생각나는대로 2023.04.29

컴퓨터로 한국어 음운 전사를 자동으로 하려면

0. 요약 한글 표기를 자동으로 음운 전사로 바꾸는 방법을 찾으신다면, 아래의 방법들을 추천합니다. Hangul to IPA 를 사용하세요. [사이트 링크] [한글 설명서 링크] 다른 도구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조커등여! (JKDY) [사이트 링크] XPF (Cross-linguistic Phonological Frequencies)의 IPA 변환기 [사이트 링크] 부산대 '표준발음 변환기' [사이트 링크] [논문 링크] Stony Brook 윤지원 교수님의 '한글-예일 시스템 변환' [사이트 링크] 목차 1. 전사하기 한글은 표음문자인데다가 심지어 표기심도가 얕은 편이라서 한글을 익힌다면 한글만 보고도 발음을 대충 유추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언어학을 연구하는 맥락에서 한국어를 다룰 때에는..

생각나는대로 2023.04.23

Thank you에 어떻게 대답하지? 세대별 차이

0. 요약영어에서 Thank you에 대해 대답하는 방법이 세대별로 다르다. 나보다 윗세대인 Boomers나 Gen Xers은 "You're welcome"을 선호하고, 나를 포함한 Millenials는 "No problem"이라고 한다. 나보다 어린 Gen Z (zoomers)에서는 "Of course"를 널리 쓰는 것 같다. Thank you에 대한 대답:Boomer to Gen X (1980년 이전 출생자): "You are welcome!"Millenials (1981년 - 1996년 출생자): "No problem!" / "That's OK!"Gen Z (1997년 - 2012년 출생자): "Of course!" 더 흥미로운 것은 다른 세대의 표현이 '무례하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이것은 사회언..

생각나는대로 2023.01.31

왜 앞말잇기는 어렵지? 연산과 인출에 관한 생각

연말연시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던 화두는 연산과 인출의 구분에 대한 고민이었다. 형식주의 언어학의 큰 전제 중 하나는 연산부로서의 '문법'(grammar)과 저장부로서의 '어휘부'(lexicon)의 구분이다. 자연언어모델은 어휘부로부터 연산가능단위를 가져다가 문법(그것이 제약군이 되었건 규칙군이 되었건)으로 연산한다는 것이 큰 그림이다. 마치 컴퓨터가 RAM이나 HDD SSD등의 메모리에서 정보를 인출하여 CPU나 GPU로 연산을 하는 것과 동일한 모델이다. Chomsky (1981) 이후 아래와 같이 표준적인 Y-Model로 표현한다. 사람들은 무작위로 저장소에서 정보를 가져오는 것을 쉽고 재미있어한다. 저장소에서 정보를 가져오는 것을 '인출'이라고 한다. 인출을 정확하고 빠르게 하는 것은 재밌는 놀이가..

생각나는대로 2023.01.07

IPA 자동 전사 프로그램 후일담

0. https://linguisting.tistory.com/67 ← 이 글에서 소개한 Hangul to IPA 프로그램에 대한 후일담이다. 2주간 주말동안 살짝살짝 건드렸는데 이제 일단은 더 추가하고 싶은 기능은 없다. 오류가 발견된다거나 (높은 확률로 내가 쓰다가 오류를 발견할 가능성이 높음) 조금 리팩터링이 필요하다거나 하다면 그때 다시 코드를 열어볼 수는 있지만 일단 묻어둘 생각이다. 1. 사실 이것은 내가 석사때인 2016년에 짰던 R코드를 기초로 약간 손보고 웹 유저 인터페이스를 입힌 것이다. 그것은 형태론적으로 단순한 어휘목록에 음운규칙을 아주 단순히 (아주 SPE적인 수준에서) 적용하는 기계였다. 강범모 김흥규 2009 [책링크] 한국어 어휘목록을 집어넣으면 규칙적용형(논리적 표면형)이 ..

생각나는대로 2022.07.31

한글을 음성기호 IPA나 예일 Yale 로 자동 전사하기

0. 요약저 자신의 편의를 위해서, 또한 아마도 다른 분들 중에도 필요하실 사람이 있을 것 같아서,한글을 쓰면 IPA로 바꾸어주는 웹앱을 만들었습니다. "감기"를 넣으면 "[kɑŋɡi]"를 출력해요. 그리고 "분가" 넣으면 "[puŋɡɑ]"를 출력하죠. 저희 [puŋɡɑ]하겠습니다링크는 아래와 같습니다. https://linguisting.tistory.com/84 더보기2022-12-07 수정: 현재 heroku에서 무료 호스팅을 더 이상 제공하지 않아서 웹앱이 내려간 상태입니다. 대안은 아래와 같습니다.1. 부산대 AI Lab에서 만든 '표준발음 변환기'를 이용해주세요.2. 본 웹앱의 소스코드는 공개되어있으니 그것을 이용해주세요. https://github.com/stannam/hangul_to_ip..

생각나는대로 2022.07.25

"봐봐"를 "봐바"로 발음하는 /w/탈락

0. 결론부터 '먹어!' -> '먹어봐' '가!' -> '가봐' '신어!' ->'신어봐' 인 것처럼 '봐!' 역시 '봐봐'가 맞는 표기이다. 그러나 '봐봐'는 흔히 '봐바' 혹은 '바바' 라고 발음되는데, 이것은 언어보편적인 관찰인 OCP에 따라 당연히 예측되는 것이다. 목차 1. 과거의 나에게 주는 선물 오늘 아침, 페이스북에 "ㅇ년전 오늘 포스팅"이라고 어떤 글이 올라왔다. 어떤 것이었냐하면, '봐봐'를 '봐바'로 발음하는 것에 관한 것이었다. 아마도, 내가 석사 나부랭이였을 때, 한국어에서 "봐" 라는 음절에서 /w/가 탈락해서 마치 "바"처럼 발음되는 것에 관심이 있었던 모양이었다. 그것이 성별이나 나이 등의 변인에 의해서 영향을 받는지 알고싶다는 포스팅이었다. 성별과 나이는 사회언어학적으로 자주..

생각나는대로 2022.02.15

수학처럼 딱딱 떨어지는 음운론

연구 대상으로 자연발화 코퍼스를 많이 본다. 당장 화자를 모집해서 실험하기 어려운 코로나 상황에서 자연발화 코퍼스는 큰 도움이 된다. 영어의 경우 당연히 오하이오 주립대에서 구축한 Buckeye Corpus [링크] 를 많이 보고, 일본어에도 Corpus of Spontaneous Japanese (CSJ) [링크]가 있다. 한국어에는 '서울 코퍼스'가 있다. 상당한 규모의 음성자료가 있어서 큰 힘이 된다. 더보기 참고로 국립국어원에서 제공하는 '모두의말뭉치'라는 사이트가 있기는 하지만, '실명인증'을 해야만 자료를 받을 수 있다. 즉, 나와 같은 해외 연구자의 경우 한국 핸드폰 번호가 없어서 접근이 안 된다. 일본어 코퍼스 자료인 CSJ의 사례를 따라서, 좀 더 개방적으로 개선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생각나는대로 2021.11.24

좀비의 차용

내 방송에 오는 사람 중 한글을 뗀 영어권화자가 한명 있다. 그저께는 "댄큐" 라길래 무슨말을 하고싶은건가 싶어서 물어보니 Thank you를 한글로 쓰고 싶었나보다. (이어서 th 발음을 어떻게 한글로 적는지에 대해 물어봤고, 나는 ㄸ을 말했고 동시에 다른 청자는 ㅆ을 말했다.) Thank의 기저형은 절대 tha[n]k 가 될 수 없다. 이것은 단일어이고 따라서 해당 비음이 조음위치동화가 되지 않은 상태로 출현하는 경우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왜 한국어에서 thank you를 "댄큐"라고 쓸 것이라고 생각했을까. 아마도 철자의 영향일 것이다. 아니 그전에 애초에 어휘차용에서 출발어화자가 주체가 되는 것이 논리적으로 가능한가? 이런 생각을 해본적은 없었다. 말그대로 정의 상 차용은 도착어화자가 출발..

생각나는대로 2021.11.18

한국어에서 어순을 바꾸면 비문법적인 문장이 되는 경우

한국어는 교착어이기 때문에 어순이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단어의 정의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만약 단어를 의존형태소를 모두 붙인 형태 -- 즉, 흔히 일반인이 생각하는 '띄어쓰기로 나뉘어지는 단위' 정도로 생각한다면, 한국어는 단어의 순서를 바꾸어도 어지간하면 문법적인 문장이 된다. 그러나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한국어에서 어순을 바꾸면 비문법적인 문장이 되는 경우들을 알아보자.   목차 1. Scrambling word order언어학적으로 한국어는 완전히 자유로운 어순(free word order)을 가진 언어는 아니고, scrambling 을 허용하는 어순을 가졌다고 본다. 가장 무표적인 어순은 예컨대 "철수가 영희에게 꽃을 준다"이다. 그러나 이 문장은 아래와 같이 뒤죽박죽 만들 수..

생각나는대로 2021.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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