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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0 12

학부 음운론의 용어사용과 논리

음운론 개론수업 중간고사 채점을 하고 있다. 사실 음운론이 무슨 '말로 전달할 수 없는' 신비를 다루는 것도 아닌데도, "음운론을 가르친다는 것이 궁극적으로는 불가능한 게 아닐까?" 라는 회의적인 생각도 든다. 그렇다고 학생들이 죄다 헤매고 있으면 수업이 잘못되었구나 생각할텐데, 또 깨우친 학생들은 답변이 명료하다. 똑같이 가르쳐도 얻게되는 지식이 다르다. 그런 것을 보면, 가르치는 데에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고, 스스로 고민하고 깨쳐야 하는 것들이 분명 있는 것같다. 말을 물가에 데려갈 수는 있어도 물을 마시게할 수는 없다고 했다. 마찬가지로 정보를 제시해줄 수는 있어도 음운론을 익히는 것은 각자의 몫인 듯하다. 한편, 나는 "설명은 쉽고 명료하게"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으나, '쉽게'와 '명료하게'..

생각나는대로 2025.10.29

나 까먹지 말라고 쓰는 fairseq 버전 이슈 해결법

0. Replication crisis의 아주 작은 주범 중 하나는 dependency issue일 것이다. 이건 진짜 단언할 수 있다. 어떤 연구자가 데이터와 코드베이스까지 친절하게 공개를 해 놨더라도, 다른 연구자는 환경 구성하다가 암걸려서 사망하면 replicate를 못하게 되고, 그래서 이 사단이 나는 것이다. 진짜 주말 내내 과거 내가 돌렸던 fairseq script 돌리겠다고 붙잡고 있느라 한 글자도 진전을 못 보았다. 나같은 사람 세상에 또 있을런가 모르겠는데 일단 독자 1명 (나자신) 상정하고 메모한다. 목차 1. 문제와 해결오리지날 fairseq(-py)는 더 이상 개발되지 않는다. 버전은 0.12.2가 최신이다. Name: fairseqVersion: 0.12.2Summary: F..

생각나는대로 2025.10.27

커리큘럼에 대한 생각

제목 아마 중복일지도 모르겠음. 그러나 딱히 붙일만한 제목이 없네. 말그대로 생각나는대로 쓰는 글이고, 아마도 나중에 비공개로 돌릴 듯하다. 지도교수님이 강의하는 동일 과목에 조교를 두 번째 하다보니 안 보이던 부분이 보인다. 제아무리 테뉴어 받은 교수이고 학과 커리큘럼 전체를 조율할 수 있는 사람이더라도, 과목의 강의자 맘대로 막 강의를 할 수 있는 게 아니구나 싶다. 우선 학생의 수준과 열정의 정도(?)가 아주 큰 제약이다. 선수과목(prerequisite)이 있는 과목이면 몰라도 그렇지 않은 과목이라면 수준이 천차만별이다. 3학년 4학년 과목이면 언어학을 좋아해서 전공으로 삼으려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열의가 있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 학생들이 공부에 투자하는 시간 자체가 적다. 수능에는 소위 '킬러문..

생각나는대로 2025.10.20

줄이어폰 사례추가

https://linguisting.tistory.com/72 줄이어폰 어떻게 발음하지? 사라지고 있는 ㄴ삽입0. 요약유튜브 쇼츠에서 아래와 같이 젊은 세대의 줄이어폰 선호에 관한 기사를 보았습니다. 줄이어폰을 쓰건 말건 별로 관심이 없지만 '줄+이어폰'을 항상 [주리어폰]으로 발음하는 것은 신기linguisting.tistory.com이 글에서 언급한 줄이어폰 발화 사례에 하나 더 추가.ㅋㅋ "줄+이어폰"은 진짜 ㄴ삽입 안 일어나는가보다. 이번 샘플에서도 [주리어폰]으로 발음되네.ㅋㅋ https://www.youtube.com/watch?v=4AfhrRVSO1c아예 글 새로 쓴 김에 여기다가줄지어서 줄이어폰 사례추가 해봐야지 https://youtu.be/7vOI5ngFvbM무선이 대세라는 21st ..

GenAI 시대에 과제내기: hallucination 유도하기

2학년 음운론 개론 과목에는 전사(transcription) 과제가 반드시 한번 들어간다. 단순한 단어 전사하기는 사전에 발음표기가 나오니까 당연히 옛날부터 베껴서 제출할 수 있다고 전제되었기에 대체로 complex word나 짧은 문장을 broad transcription시킨다. GenAI의 도래 이후 문제가 생겼다. 정직하게 직접 한땀 한땀 전사해서 제출한 학생보다 그냥 ChatGPT한테 '해죠' 해서 제출한 학생이 점수를 더 잘 받게 된 것이다. 나는 한땀한땀 전사하는 학생들이 더 혜택을 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 과정에서 더 많이 배우고 노력을 하기 때문에 성적 상의 보상을 주고 싶은 마음이고, 이런 식으로 보상을 받게 되면, 음운론에 흥미를 가질 동기부여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민..

생각나는대로 2025.10.14

compositionality의 창출

참 나는 왜 research seminar 가면 곁다리에 꽂혀버리는지 모를 일이다. side note로 compositionality의 진화언어학 레퍼런스가 몇가지 언급되었는데, 진짜 구미가 당겼다. compositionality는 의미를 가지는 단위 두개를 조합되어 (관련된) 새로운/확장된 의미가 나온다는 것이다. S-side에서 말하는 언어의 특징이다. 예를 들어 '책'이라는 표현이 있고, '꽂'('꽂다'의 어근)이라는 표현이 있으면 그걸 조합해서 '책꽂이'라는 단어를 만들 수 있고, 더 나아가 처음보는 조합인 '라면'과 '꽂'을 조합하여 '라면꽂이'라는 표현도 새로 소통할 수 있다. 인간 언어가 어떻게 compositionality를 갖게 되는지에 관하여 두 가지 진영이 있는 모양이다. 첫째, 세대..

용언 사랑하다의 어휘상(lexical aspect)이 변했나?

0. 요약 노래 '대화가 필요해'의 가사 "우리 서로 사랑한지도 어느덧 10개월"을 곰곰이 생각해보니 의아했습니다. 이 용례에서 '사랑하다'는 어휘상 상 도착점이 존재하는 [+telic]으로 사용된 것같은 직관인데, 왠지 어색합니다. 목차 1. 사랑한지도 어느덧 10개월유튜브를 켜놓고 귀로 들으며 운전을 하는데, 최종훈과 이수현이 라이브로 부른 대화가 필요해 (원곡 자두)가 나왔다. 진짜 옛날 자두 팬으로서 적는데 라이브가 원곡을 뛰어넘는 느낌.ㅋㅋㅋ https://www.youtube.com/watch?v=-1jSZwUsdco 잘 듣다가 아래 대목이 나왔다. 우리 서로 사랑한지도 어느덧 10개월 갑자기 이 가사가 새롭게 들렸다. 거짓말 안하고 이 노래를 수백번을 들었을 것 같은데, 이 가사가 어..

초청강연했던 이야기 (한글날 기념)

10월 9일은 한글날입니다. 언어에 딱 맞춤인 문자체계를 가지는 것은 정말 복입니다. 음소와 문자가 대응되지 않는 언어들이 정말 많습니다. (예: /θ/ 음소를 가지고 있는데 문자로 표현할 방법이 없어서 궁리하다가 "이 소리는 /t/랑 비슷한데 공기가 새는 소리가 나니까 t랑 h를 묶자" 해서 th라고 표기하는 그 언어) 뿐만 아니라, 주변 강대국의 문자체계를 빌려 쓰다가 중간에 그걸 버리고 새로 시작하는 사례는 더 흔치 않습니다. 한글날을 우리가 기념하는 것은, 한국어가 위대해서가 아니라 한국어에 딱 맞춤인 문자체계가 위대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문자체계를 재발견하고 언어학적으로 다듬은 20세기초 선배 언어학자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 문자체계 세미나에서 '한글'에 대한 초청강연을 한 적이 ..

생각나는대로 2025.10.09

(농담) A wholesale neutralization of consonants

The item included is used under the principles of "fair use" as outlined in Section 107 of the Copyright Act of 1976. It is provided solely for educational purposes to facilitate learning, research, and the advancement of knowledge. 여기 포함된 자료는 미국 1976년 저작권법 제107조에 명시된 "공정 이용" 원칙에 따라 사용됩니다. 학습, 연구 및 지식 증진을 촉진하기 위해 오직 교육 목적으로 제공됩니다. 한 10년전 쯤에 페이스북에 있던 '언어학' 그룹에서 봤던 짤이었던 것 같다. 원출처는 오묘 작가의 웹툰 '밥 먹고 ..

Lupyan (2010) 언어사용자 수와 형태론적 복잡도가 역의 상관관계

Lupyan (2010). Language structure is partly determined by social structure [doi] Language Structure Is Partly Determined by Social StructureBackground Languages differ greatly both in their syntactic and morphological systems and in the social environments in which they exist. We challenge the view that language grammars are unrelated to social environments in which they are learned and used.j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