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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학 24

"봐봐"를 "봐바"로 발음하는 /w/탈락

0. 결론부터 '먹어!' -> '먹어봐' '가!' -> '가봐' '신어!' ->'신어봐' 인 것처럼 '봐!' 역시 '봐봐'가 맞는 표기이다. 그러나 '봐봐'는 흔히 '봐바' 혹은 '바바' 라고 발음되는데, 이것은 언어보편적인 관찰인 OCP에 따라 당연히 예측되는 것이다. 목차 1. 과거의 나에게 주는 선물 오늘 아침, 페이스북에 "ㅇ년전 오늘 포스팅"이라고 어떤 글이 올라왔다. 어떤 것이었냐하면, '봐봐'를 '봐바'로 발음하는 것에 관한 것이었다. 아마도, 내가 석사 나부랭이였을 때, 한국어에서 "봐" 라는 음절에서 /w/가 탈락해서 마치 "바"처럼 발음되는 것에 관심이 있었던 모양이었다. 그것이 성별이나 나이 등의 변인에 의해서 영향을 받는지 알고싶다는 포스팅이었다. 성별과 나이는 사회언어학적으로 자주..

생각나는대로 2022.02.15

나의 연구주제를 간략하게 표현하기

어제 문득 한국에 계신 옛 지도교수님께 메일을 보낼 일이 생겼다. 그분은 내가 석사과정때 지도해주셨던 분이지만 졸업이후엔 내 연구주제에 대해서는 소통할 일이 없었다. 교수님과 나의 주제에 대해 얘기할 기회가 없었기에, 내가 뭘 연구하는지 두 세 단락으로 간략히 설명해야 했다. 그래서 내 연구를 세 단락으로 설명한 것을 조금 수정해서 여기에 공유한다. 새삼 말하기 부끄럽지만 자신의 연구주제를 간단하게 표현하는 것만큼 어렵지만 중요한 것이 없다. 학회나 그냥 모임에서도 한마디로 "나는 뭘 하는 사람이에요"를 간단히 말할 기회가 많다. 특히 TA를 하거나 세미나 수업을 들을 때에는 학기초에 ice-breaking하는 뜻으로 각자 연구분야를 서로에게 간략하게 설명하며 대화를 시작한다. 내 연구에 대해 간략히 설..

수학처럼 딱딱 떨어지는 음운론

연구 대상으로 자연발화 코퍼스를 많이 본다. 당장 화자를 모집해서 실험하기 어려운 코로나 상황에서 자연발화 코퍼스는 큰 도움이 된다. 영어의 경우 당연히 오하이오 주립대에서 구축한 Buckeye Corpus [링크] 를 많이 보고, 일본어에도 Corpus of Spontaneous Japanese (CSJ) [링크]가 있다. 한국어에는 '서울 코퍼스'가 있다. 상당한 규모의 음성자료가 있어서 큰 힘이 된다. 더보기 참고로 국립국어원에서 제공하는 '모두의말뭉치'라는 사이트가 있기는 하지만, '실명인증'을 해야만 자료를 받을 수 있다. 즉, 나와 같은 해외 연구자의 경우 한국 핸드폰 번호가 없어서 접근이 안 된다. 일본어 코퍼스 자료인 CSJ의 사례를 따라서, 좀 더 개방적으로 개선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생각나는대로 2021.11.24

작명의 음소배열론 그리고 sound symbolism

이번에 음성음운형태론연구 27집 1호에 흥미로운 논문이 하나 나왔다. A maximum-entropy model of phonotactics for Korean male and female names (이하 Cho 2021) 두 가지 지점에 대한 메모. 1. Sound symbolism 이름을 짓는 작명은 매우 의도적인 행위다. 작명의 대상이 되는 특징을 이름에 담기 때문이다. 따라서 작명이라는 행위를 중심에 두면 소쉬르의 '기표와 기의 사이의 무작위성'이 다소 흔들린다. 물론, 궁극적으로는 무작위가 맞지만, 이러한 결과론적인 접근 말고, 처음 이름이 지어지고 그 후에 이름이 통시적으로 변이, 변화되는 과정을 하나하나 분리해낼 수 있으면 아마도 그 겉보기의 무작위도 다양한 필연적 자질들로 환원될 수 있을..

'너무'의 polysemy 그리고 QR의 surfacing으로서의 prosodic patterning

prescriptivism에서는 '너무'가 준-부정극어(NPI)이기 때문에 부정적인 의미를 가진 표현에 쓰일때만 정문이라고 함. A. * 냄새가 너무 좋아. B. 냄새가 너무 지독해. 그러나 현대한국어에서 실제로는 A와 같은 문장이 문법적 문장이고 이 때 '너무'는 "참, 매우, 무척" 등과 동의어로 볼 수 있다. 즉, '너무'는 긍정의 정도성도, 부정의 정도성도 표현할 수 있음. 다시말해서 1. 민준이는 너무 양말을 좋아한다. 라는 문장은, 아래와 같은 두 가지 의미를 가짐. 1a. 민준이가 양말을 좋아하는 정도가 너무 심하다. (부정) 1b. 민준이가 양말을 무척 좋아한다. (긍정) 그러나 나의 직관으로, 이 '너무'에 억양강세를 주어서 아래 2. 와 같은 문장을 만들면, 부정의 뜻으로만 가능함. (..

생각나는대로 2021.05.08

나 아는사람 강다니엘 닮은 이모가 다시보게되는게 다시 그때처럼 안닮게 엄마보면 느껴질수도 있는거임? ... 이거 '언어학'해보겠습니다

0. 도입 아래 링크에 박제된 게시글에서 언급된 문장입니다. archive.is/wip/GUkwk 일단은 의미없는(non-sensical) 문장이고 필수논항 중 비는 것이 많아 비문법적(ungrammatical)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언어학자로서 재능낭비? 차원에서 재미로 한번 파싱을 해보려고 합니다. 여러가지 상상의 나래를 펼쳐볼 수 있겠네요. 기대가 됩니다. 목차 전혀전혀 진지한 것이 아니므로 그냥 지적유희 내지는 장난이라고 생각해주세요. 다양한 전제와 추측에 살짝살짝 언어학적 개념들이 곁들여질 것이지만, 언어학적 개념을 제외하고는 모두 무시하셔도 되는 헛소리입니다. 무엇보다 저는 통사론자가 아니라 음운론자니까 통사론 관련하여 이 글에서 무슨 헛소리를 하더라도 대미지가 없기에 부담이 없는 걸수도 밑밥..

미국 캐나다 언어학 박사과정 입시 인터뷰 이야기

0. 요약 언어학 박사과정 입시 인터뷰에서 질문은 두 종류입니다. '일반적인' 질문, '제출서류에 집중된' 질문 등을 합니다. 형식은 1:1 인터뷰를 하는 경우도, 여러명의 교수님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학회에서 이루어지는 Q&A세션과 유사합니다. 저 자신의 개인적인 경험이며 일반화될 수 없는 부분이 많을 수도 있습니다. (참고: 저의 입시 이야기) 1. 인터뷰의 세팅 (what to expect?) 저는 한국의 인서울 대학 영어영문과에서 학부와 석사를 마치고 미국과 캐나다 언어학과에 박사지원을 2차례 했습니다 (2017년/2018년 가을 입학). 서류를 제출하고 몇 곳에서 인터뷰 일정을 잡았고, skype를 통해 영상인터뷰를 했습니다. 당시에는 Zoom을 쓰지 않았기에 skype를 통해 인터뷰가 이루..

누가 '난독'인가? 인터넷 댓글의 관련성 격률 위반

아래 링크에 박제된 게시판 댓글에 대한 글입니다. http://archive.is/Zioif 와이고수 - 볼빨간사춘기 안지영 직캠 짤.gif archive.is // 지나가다가 댓글대화 중 재밌는 것을 발견해서 옮겨온다. A: 얘가 이쁜건지 잘 모르겠는데 어떻게 생각함? B: 목소리가 좋잖아. A: 이쁜지 물었는데 목소리가 왜 나옴?? 난독인가? 그라이스의 대화격률(Gricean Maxims) 중 관련성의 격률(Maxim of relation / Maxim of relevance)이라고 있다. 정상적인 대화에서 화자들은 상대방이 대화맥락을 준수하는 방향으로 말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대화를 한다. 만약 누군가가 격률을 고의적으로 위반(flouting)하면 행간에 뭔가가 있는 것이다. 위 대화에서 B는 관련성..

언어학자들은 왜 딴지를 거는가

아무래도 논리체계 자체의 합리성과 현상에 대한 설명 가능성 두 가지 측면을 모두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언어학자들은 늘 딴지를 거는 데 익숙해져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현상을 예외없이 설명할 수 있는 이론일수록 그 이론 내의 논리체계는 ad-hoc할 수밖에 없고, 이론이 가진 논리가 합리적일수록 실제 언어현상에서는 예외처리하는 것이 많아질 수밖에 없겠지요. 특히 P-side (음성학 음운론) 학자들이 S-side (통사론 의미론) 학자들보다 더 많은 딴지를 거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P-side의 경우 연구의 대상이 되는 현상이 매우 가시적이기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스펙트로그램을 볼 수도 있고, 원자료를 다른 학자가 다른 모델로 돌려보기도 쉽지요. 통사론자들은 음운론자들에게 너무 세세한 것에 집중한..

생각나는대로 2019.11.29

미국 캐나다 언어학과 박사 원서 지원료

0. 요약 저는 미국 및 캐나다 언어학과 박사과정에 두 차례 지원했습니다 (2017년 가을, 2018년 가을 입학). 원서비 내지는 지원료에 대해서 궁금해할 사람이 있어서 짧게 정리하고자 합니다. 대학에 따라 많이 다릅니다. $65부터 $110 사이입니다. 1. 어느 대학에 지원했길래? 저는 박사지원 첫 해에 총 6군데 지원을 했고, 두번째 해에는 총 6개 대학, 7개 과에 지원을 했습니다. 제가 지원하면서 원서비가 싸다고 생각했던 대학은 Indiana, UMass, MIT 그리고 Delaware 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Indiana가 $65, UMass, Amherst가 $75, MIT가 $80 정도였던 것 같고, Delaware 는 그것보다 더 쌌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한편, Alberta가 1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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