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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논리체계 자체의 합리성과 현상에 대한 설명 가능성 두 가지 측면을 모두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언어학자들은 늘 딴지를 거는 데 익숙해져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현상을 예외없이 설명할 수 있는 이론일수록 그 이론 내의 논리체계는 ad-hoc할 수밖에 없고, 이론이 가진 논리가 합리적일수록 실제 언어현상에서는 예외처리하는 것이 많아질 수밖에 없겠지요.
특히 P-side (음성학 음운론) 학자들이 S-side (통사론 의미론) 학자들보다 더 많은 딴지를 거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P-side의 경우 연구의 대상이 되는 현상이 매우 가시적이기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스펙트로그램을 볼 수도 있고, 원자료를 다른 학자가 다른 모델로 돌려보기도 쉽지요.
통사론자들은 음운론자들에게 너무 세세한 것에 집중한다고 말하고, 음운론, 특히 최적성이론(Optimality Theory) 등 제약기반 이론들은 마치 "장바구니 목록 채우기" 같이 이론을 한다고 비난합니다. 반대로 음운론자들은 통사론자들의 주장이 뜬구름잡는 이야기이고, "반드시 그렇게 주장되어야 하지 않아도 설명이 될 거면 그런 주장은 왜필요하냐?"라고도 합니다.
하지만 양 진영(?) 모두 서로에게 예민하고 딴지를 많이 건다는 점에서는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악의가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 단순히 그런 것을 지적 유희로 생각한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마치 어린 사자새끼들이 서로 티격태격하면서 노는 것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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