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요약
휴일 아침 커피마시면서 훑어본 논문 요약. 블로그 트래픽을 고려하면 아마도 관심가질 사람들이 많을 듯하여, "이 논문 읽어보세요" 하는 심리로 포스팅을 팝니다.
김미령. (2025). 한국어 이중모음과 활음에 대한 재고: 그 음운론적 지위에 대한 고찰. 언어, 50(2), 597-624. [링크]
목차
1. 활음은 음소가 아니다
어쩌다보니 활음 이중모음에 대한 블로그 포스팅이 쌓이고 있다. 왜인지 모르겠는데, 이 블로그에 들어오는 트래픽의 상당량이 한국어의 활음과 이중모음 관련이다. 그러다보니 한국어 이중모음 토픽만 뜨면 멱살잡고 끌려가게 되는 것같다.
숭실사이버대학교 김미령 교수님의 논문이 이번 "언어"지 2025년 7월분(50권 2호)에 실렸다. [링크]
오늘 발간소식을 듣고 논문을 훑어봤는데,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활음 [w] 와 [j]가 단지 표면 음성형일 뿐, 음소가 아니라는 논증이다.
활음이 음소가 아니라고 가정했을 때, 한국어의 모든 이중모음은 기저에서 두 단순모음의 연쇄로 표상된다.
- [w]계열 이중모음의 활음 [w]는 기저에서 /u/이다. 따라서 [wa] [wʌ]는 /ua/ /uʌ/ 이렇게 표상된다.
- [j] 계열 이중모음의 활음 [j]는 기저에서 /i/이다. 따라서 [ja] [jɛ]는 /ia/ /iɛ/로 표상된다.
그리고 이 논증의 가장 핵심은 (16)에서 제시하신 규칙들, 특히 16b '활음화 규칙'이다.

2. 내생각들
우선 왠지 Element Theory스러운 냄새가 났다. Element Theory는 '대안 음운론'(주의: '대안'이라는 표현은 편향된 서술일 수 있음. 블로그 저자가 음운론 연구자인지라 '진영'(ㅋㅋㅋㅋ)을 가지고 있음.) 의 하나로 전통적인 자질 대신에 Element를 기반으로 말소리를 설명한다. 철저히 외부인의 입장에서 바라본 인상이지만 Element Theory하는 분들은 이중모음을 다 저렇게 기저 모음 연쇄로 표상하더라. 그러나 논문의 vibe(ㅋㅋㅋ)나 특히 인용하신 논문들을 보면 자질 기반 음운론의 전통을 따르고 있다. 특히 San Duanmu의 프레임워크가 대놓고 전제되고 있음.
얼핏 보기에 논증에 몇가지 기둥이 있다.
(i) 오직 고모음만 활음이 될 수 있다.
(ii) 뿐만아니라 다른 모음의 선행하는 모음만 활음이 될 수 있다.
(iii) '같은 음절 내 두 모음 연쇄일 경우'에 활음화 진행 → 선형화/연쇄화 이전에 음절을 이미 전제?
(i)과 (ii)는 실증적으로 서포트가 가능하고 논문에 보면 역사적 범언어적 논증 섹션이 있으므로 그 부분에서 다루었으리라 생각한다.
그런데 (iii)은 잘 모르겠다. 보통은 음절을 sequencing 다 정해진 후에 덧입히는(superimpose) 것이 아닌가?
선후관계/인과1: 두 모음이 연쇄되는 환경에서 모음 하나가 활음화 되었다, 혹은 (내부구조가 어떻든) '이중모음'이 존재한다 → 그래서 그 소리들이 동일 음절(특히 nucleus)을 이룬다
선후관계/인과2: 동일 음절에 두 모음이 있다 → 그래서 활음화가 발생한다.
대체로 인과1을 상정하지 않나 싶은 것이다. 개인적으로 인과2 같은게 상당히 Element Theory 스러운 (=괴랄한) 가정이라고 생각하는데, 아마도 그래서 내가 이 논문을 읽으며 Element Theory 논문인가 생각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또한
두 모음이 활음화 되었다 → 그래서 한 음절을 이룬다 → 그래서 두 모음이 활음화 되었다
이렇게 순환논리로 느껴진다.
물론 이 포스팅 제목에서 적었듯 "훑어보기만 했으므로" 아마 꼼꼼이 각잡고 읽으면 아마도 김미령 교수님께서 이 의문에 대해서 답을 이미 하셨는데 내가 못 찾은 걸지도 모르겠다.
3. 한번 기회되면 쭉 정리를 해볼까
김미령 교수님이 본인의 관점으로 한국어 음운론 Reference Grammar 한 권 내주셨으면 좋겠다. 제대로 팔로우 하지 않고 있는 나마저도 몇가지 흥미로운(파격적인) 주장들을 하신걸 알고있다. (주의: 정확하지 않을 수 있음)
- 한국어 장애음은 무성음의 3변별이 아니라 유무성변별 + 기식변별이다. (평음=[+voi], 격음=[-voi, +asp], 경음=[-voi, -asp])
- 'ㅢ'에는 활음이 없다. 모음의 연쇄이다.
- New: 사실 모든 이중모음에 활음이 없다. 모음의 연쇄이다.
한국어 지시 표현의 기저형 + 활음은 음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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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반모음은 음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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