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본문 앞 긴 여담
이번 목-금-토에 UCBerkley에서 Annual Meeting on Phonology가 진행중이다. AMP라고 줄여서 말한다. 나는 코로나 전에 참가해봤는데 여기 분위기가 참 좋다. 적절히 차분하고 왁자지껄하지 않는 느낌이다. 그때 나는 아주 실증적이고 이론이 깊지 않은 발표를 했는데, 컨퍼런스 자체가 이론이론해서 조금 무서웠던 기억이 난다.ㅋㅋㅋㅋ
이번엔 참석하지 않지만 감사하게도 저렴한 가격을 내고 Zoom미팅으로 발표 구경(?)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프로그램과 발표자료 일체는 무료로 제공된다. [링크]
여담이지만 근데 잘 집중할 수가 없다. 당연한 이치인 듯하다. 컨퍼런스를 직접 참석하면 오직 그것을 위해 숙박하며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물론 놀기도 하지만) 컨퍼런스에 집중할 수 있지만, 한발자국도 움직이지 않고 Zoom으로 구경하고 있자니 자꾸 딴짓하게 됨.
2. 본문
오전에 바빠서 다 놓치고 Lenis obstruent voicing in Seoul Korean: Phonological or phonetic? (Hanyoung Byun, UC Santa Cruz) [발표자료 링크]에 들어갔다.
나는 딱 깔끔하게 아래 논리에서 convinced되어버렸음.
1. 음운론 → 음성학, 이렇게 독립적인 모듈로 구분되는 프레임워크를 상정했을 때, (apparently) gradient process를 음운론에 넣을지 음성학에 넣을지가 문제다.
2. 한국어의 평음은 공명음 사이에서 유성음화되는데 공명음간유성음화(Lenis Obstruent Voicing)현상의 발현이 gradient하다.
3. 만약 LOV가 음성작용이라면 다른 음운작용과의 관계에서 opacity 나타나지 않아야 한다. 근데 나타난다 (5번)
4. 근데 한국어에는 선택적 고모음무성음화도 있다. "추출" 의 ㅜ 모음이 무성음화되어 tɕʰ [ u̥ ] tɕʰul로 실현될 수 있다.
5. 자연발화코퍼스 (서울코퍼스) 보니까, 크다 /khɨta/ → [khɨda] (LOV) → [khɨda] (HVD) 이렇게 opacity.
이외에도 다른 implications도 있었다. gradient한 부분과 categorical한 부분을 나누어 gradient 한 부분은 duration factor (아마도 phonetic)로, categorical한 부분은 음운론적으로 분석한 것같다.
이 포스팅은 그냥 나한테 인상적인 것 메모하는 목적이므로 (그래야 나중에 찾아본다), 나머지 내용은 발표자료 [링크]에...
3. 다시 여담
3.1 Partial voicing

이렇게 모음간 환경을 보았는데,
이게 유성음화 환경인데도 target for LOV에서 20%의 partially voiced 관측되었다 함.

근데 partial voicing은 옛날부터 잘 알려져있던 모양이다. VOT의 고전인 Lisker and Abramson (1964)에도 한국어 모음 간 평음이 'broken voicing'을 보인다고 한다.
Silva (1991)1에도 20%의 partial voicing이 보고되었다. 지금찾아보니 모음간 평음 평균 24% partially voiced라고 나오네 (페이지 187-189).
내 실험에서도 (실험목적이랑은 상관없는) 연습단어 발음할 때, 실험참가자들이 평음을 유성음화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사실 읽기과제였고, 아예 작정을 하고 '너의 성대 진동을 포착하겠다' 이래서인지 비율이 높았다. 진짜 교과서적으로 모음 간 평음의 closure 범위 동안 unvoiced duration이 0로 나온 사례가 20%정도밖에 안 되었다. (연습이다보니 긴장해서 더 무성음화 비율이 높았을지도 모름)
하지만 중요한건 어중 평음-격음으로 구성된 최소대립쌍에서 개개인의 평음과 격음이 아주 충분히 구분된다는 점이다. 즉, 평음을 다소 무성음화해서 발음하는 사람은 격음은 더더욱 무성음 구간이 길었고, closure구간도 길었음.
덧붙여서,

이런 방향으로 한번 연습단어 발화 데이터를 분석해봐야겠다. 발화 자체 duration과 상관관계가 있을다면, 내가 수집한 데이터에서 duration 효과를 보정해서 분석하는 게 타당할 것이다. (그러나 아주 현실적인 이유로 이건 학위논문 이후에 할 것이다.ㅋㅋㅋㅋ)
3.2 고모음무성음화
JK30에서, 포스터 발표 중 거의 유일하게 하나 있는 음운론 발표가 일본어의 고모음무성음화 발표였던 것이 기억난다. [그 발표 Abstract 링크]
포스터 발표장 현장에 있던 사람이 누구였는지 기억이 잘 안나는데 내가 "근데 이거 음성학작용 아니냐고" 질문했었다. 그때 내가 뭔 책이었나 논문이었나 인용했는데, 몇년 사이 내가 멍청해져서 그게 뭐였는지 도통 기억이 안난다. 고모음 articulate할 때 larynx가 raising되던가 뭐 거기 압력이 어떻게 되던가 해서 phonation이 늦혀진다는 내용이었던 것만은 기억난다.
아 모르겠다. 이래서 내가 쓴 논문 내가 제일 자꾸 꺼내 읽어보나보다 (기억력이슈).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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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ilva, D. J. (1991). A prosody-based investigation into the phonetics of Korean stop voicing. Harvard Studies in Korean Linguistics IV, 181-195.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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