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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나는대로

근황: 광고제거 음성학 박사 디펜스

sleepy_wug 2025. 1. 27. 14:35

0. 요약 

이번 포스팅에서는 언어학안하고있는 이야기를 합니다. 아니, 너무 안하면 블로그 취지에 맞지 않으니 언어학 절반만 하고 있는 포스팅입니다. 일주일뒤에 내릴 생각으로 올리는 근황입니다.

 

목차

     

    1. 광고 제거

    오늘은 2025년 1월 26일입니다. 지금까지 블로그에 애드센스 광고를 게재했지만 이제 광고를 모두 내렸습니다.

     

     

    저는 대학교 1학년때부터 다양한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애드센스 광고 수익을 상당히 얻었습니다. 그러나 실질적 광고 수익이 많이 떨어진 것을 이미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고, 이제는 광고 게시자들 상당수가 유튜브나 애드모브(모바일 강제광고모델)로 전환한 것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달러라도 0보다는 큰 돈이라는 생각에 이 블로그에도 광고를 계속 게재해왔습니다. 또한 (저만의 성격일 수도 있지만) 광고를 게재하는 블로그에는 글을 더 정성껏 쓰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광고를 모두 내리기로 결정하게 만든 작은 계기가 세 건 있었습니다. 각각 독립적인 사건이지만 연타당해서 결국 광고 제거를 결정하게 된 것입니다 (음운론에서 이런걸 gang effects라고 합니다ㅋㅋㅋ). 그 계기는 아래와 같습니다.

     

    우선 첫째로, 티스토리에서 강제로 자체광고를 달기 시작한 것입니다. 티스토리 발 광고까지 달리고 나니 페이지 자체에 너무 많은 광고가 나오게 되었고, 심지어 트래픽 분석 결과 제 광고보다 티스토리 쪽 광고로 트래픽이 가는 현상까지 발견한 것입니다. 따라서 가독성을 해치면서 광고를 달아야 하는 동기가 약해졌습니다

     

    두번째로 기부해주신 고마운분들이 계셨습니다. 매 포스팅 하단에 댓글안내와 기부링크가 있는데, 대부분 그냥 지나치는 그 링크를 통해 기부해주신 분들이 계십니다. 나 재밌자고 운영하는 블로그인데, 기부까지 받다니 천부당만부당할 따름입니다.

     

    세번째로 저 자신이 제 포스팅을 볼 때 짜증이 났습니다. 도대체 무엇을 근거로 어떤 광고가 나오는지 알고리즘의 심오한 세계는 알 수 없지만, 자꾸 약 광고가 나오는 것이 짜증이 났습니다. 애드센스에 보면 내 블로그에 "어떤 광고가 여태껏 몇번 게재되었나"를 쭉 열람해볼 수 있는 기능이 있는데, 전체적으로 광고질이 상당히 떨어졌습니다. 

     

    결국 광고를 전부 해제했습니다. 만약 이 블로그에서 광고가 나온다면 그건 티스토리에서 다는 광고이므로 저는 어쩔 수가 없습니다. 차단을 하세요. 애드블락이라는 게 있습니다. 웹 서핑할 때 광고가 안 나오게 해주는 것입니다. 검색창에서 "애드블락" 혹은 "AdBlock"을 검색해서 사용하세요.

     

     

    2. 음성학 디펜스 다녀온 이야기

    또 얼마 전에는 음성학 박사과정 디펜스 참관을 다녀왔습니다. 디펜스는 박사 후보자가 자신이 박사논문을 통해 주장하는 새로운 이론을 학과 내외부 교수님들 앞에서, 말그대로 변호하는 것입니다. 6분 정도의 교수님들이 심사위원으로 들어와서 온갖 질문으로 공격하고, 후보자가 어떻게 자기 이론을 잘 방어하느냐를 판단합니다. 한바탕 질문답변이 오간 후 후보자와 청중들은 방을 비우고 심사위원 교수님들이 회의하여 통과 혹은 실패를 결정합니다. 박사과정 퀘스트의 끝판왕입니다. 

     

    디펜스를 통과하면 "Congratulations, Doctor X" (X는 Last name) 라고 발표해주는 밈이 있습니다.

     

     

     

    요즘, 저는 세부전공을 떠나서 언어학과 디펜스가 열리만 꼭 참석을 하고 있는데, 얼마전에는 음성학 박사과정 디펜스에 참가했습니다.

     

    2.1 과정

    보통 디펜스를 하면 처음 30분 정도 후보자가 자신의 연구를 요약해서 발표합니다.

     

    그리고 30분의 발표가 끝나면 심사위원 교수님 6분이 돌아가면서 한 차례 질문을 합니다. 순서는 지도교수님으로부터 가장 먼 교수님부터 차츰 가까운 교수님 순서로 합니다 (매뉴얼에는 Chair 맘대로라고 되어있긴 한데, 모든 디펜스에서 이 순서를 지키는 걸 보면 사실상 고정인 것같음).

     

    한 분의 교수님이 박사 후보생과 10분에서 15분정도 일대일로 맞짱을 뜨는데(?), 세세한 오타부터 아주 추상적인 질문까지 각종 질문을 합니다. 이런식으로 1시간 반정도 걸려서 한 차례 질문 한바퀴를 돌면, 다시 한 번 추가질문 있으시냐고 똑같은 순서로 도는데, 대부분 없다고 차례를 넘기시지만 2-3분 정도는 질문을 더 하십니다. 그리고 위원 교수님들의 모든 질문이 해소되면 관중으로 앉아있는 사람들에게 질문의 기회가 넘어가는데, 이때 아주 짧게 질문답변을 합니다. 

     

    아무래도 통사론 의미론 음운론은 배경-이론-데이터 이런식으로 챕터가 나누어져 있기 때문에 후보자의 발표도 챕터흐름을 따라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발표하는 방식이 다 이런식이구나 했는데, 이번 음성학 디펜스에서는 딱 20분정도 컨퍼런스에서 발표할 때처럼 발표를 해서 신선했습니다. 실험이 가장 중심이었기 때문에 실험 설명하기만 해도 시간이 부족한 느낌이었습니다.

     

    2.2 묘한 인상

    음성학 디펜스는 참 묘한 느낌이었습니다.

     

    우선 논문의 관심사가 '조음'을 위한 근육운동을 탐구하는 것이었는데 정말 신기했습니다. 음성학 랩 사람들이 숨어서 뭘 하고들 있나(?) 늘 궁금했는데 이런걸 하고 있었구나 싶기도 했어요.[각주:1]

     

    디펜스 과정 처음에 연구주제 배경을 간단히 설명했는데, 특정 음소를 만들기 위한 조음 제스처가 있을 때, 그 제스처가 1. 근육기억으로 암기(?)된 것인지 아니면 2. 특정한 음향타깃이 있고 그것을 향해 시시각각 근육을 알맞게 조절하는 것인지가 controversial하다고 합니다.

     

    막 /k/소리를 예를 든다면, 만약 1처럼 근육기억이론이 맞다면 "혀 Dorsum 근육을 3만큼 움직였다가 뗌" 이렇단 뜻이고, 만약 2처럼 음향피드백이론이 맞다면 "혀 Dorsum 근육을 긴장시키는데 그게 입천장에 닿는 느낌이 나면 힘 그만주고 폐에서부터 공기를 내는데, 만약 이때 소리가 xyz 음향 특정을 가지지 않으면 혀 근육에 힘을 더 준다" 막 이런식으로 뉘앙스가 있다는 것입니다. (주의: 부정확하고 모호함. 원래 음운론자가 다 그렇지) 그니까 막 음운자질 [DORSUM]이 어떻게 기계적(?)으로 실현되는가 이런거에요!

     

    또 신기한 건 외부 심사교수 중 운동생리학과(Kinesiology)의 운동역학 전공 교수님이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엄청 공학적인 질문을 하는데, 거기에 받아치면서 수식이랑 플로차트 띄우는 박사후보자 너무 nerdy하고 멋있었습니다. (원래 잘 모르는 분야는 엄청 유창하게 말하는 것처럼 보이는 법일지도.)

     

    음운론이나 통사론 디펜스 가면 추상적인 "만약에 이렇다면" 하는 슈퍼 N (MBTI의 N) 논쟁이 많고, 사람을 끝까지 밀어붙인다는 느낌이 강한데 (뒷풀이에서 들어보면 사실 일부러 이렇게 밀어붙이는 경향도 있다고 합니다. "도대체 이 사람의 깊이는 얼마나일까"하는 느낌으로) 음성학 디펜스는 좀더 실용적인(?) 현실적인(?) 느낌이었습니다. 또 외부에서 오신 교수님들이 아주 세세한 것에 꼬투리를 잡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이게 뭔소리냐? 뭘 의도한 거냐? 등등)

     

    결국 후보생은 통과를 했고 ✨박사✨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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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음운론 통사론 의미론 사람들은 자신들이 뭘 하고 있나 끊임없이 떠들어대는(?) 편인데, 음성학 과정생들은 랩에 틀어박혀서 있는 느낌이거든요.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