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영 선생님의 박사논문이 마이크로필름으로 도착해서 도서관에서 열람했다. 전부 스캔하는 건 안 되고, 읽고 싶은 부분만 읽고 일부만 스캔해가라고 한다. 저작권 때문인듯.

난 통사론을 하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좋다 나쁘다 등을 평가할 깜냥이 안 되지만, 엄청 딴딴하게 쓴 논문인 건 확실해보인다. "난 잘 모르겠지만 촘스키가 최소주의에서 뭘 아주 잘못했네..."😭😭

(아 물론 나는 패시브적으로 편향이 있는데, '통사론자들은 다 천재로 보임' 같은 게 있다. 옛말에 "훌륭한 음운론자는 실패한 통사론자다"1라는 말도 있고.)
초록...을 못찾겠어서 못읽었다. Remerciements는 merci가 들어가는 거 보니 Acknowledgments인 것같은데 그 뒤에 바로 Introduction임. 초록이 없는듯하다.

Introduction을 읽었는데 구미가 당긴다. 아래 구절이 인상적(?)이었고 감동적(?)이었다. 주의: 블로그 주인은 통사론자가 아니라 무지몽매한 음운론자입니다.

Pour maintenir le lien entre l'importance de la morphologie et le mouvement syntaxique par rapport à la vérification des traits, dans le chapitre II, nous proposerons la condition de la "Perceptibilité": si une catégorie n'a qu'une existence morphologique sans existence sémantique en FL, alors elle n'est pas visible dans le schéma X-barre.
자질점검에 따른 형태론의 중요(아마도 형태론적으로 표시되는 걸 말하는듯 함)와 통사적 이동 사이의 연관관계(lien) 유지를 위해 2장에서 우리는 "지각가능성" 조건(la condition de la "Perceptibilité")을 제안한다. 지각가능성 조건: 만약 한 범주가 LF에서 의미론적 존재 없이 형태론적 존재만을 가진다면, 그 범주는 X-bar 스키마에서 가시적이지 않다.
그니까 일치소AGR 같은 건, LF에서 실체가 없으니까 (주어동사 일치 어떻게하든 의미에 기여하는 바가 없음) X-bar schema에서 가시적이지 않고,
시제소T 같은 건, 시간적 의미에 기여하니까 X-bar schema에서 가시적이라는 것이라는 듯하다.
한국어 예문도 있다. T와 AGR 사이의 위계 문제의 맥락에서 언급된다. (Lien hiérarchique entre le temps et AGR)
(326쪽)
Par exemple, le coréen est l'une des langues qui démontrent un déficit morphologique de AGR dans le système verbal:
예를들어 한국어는 동사 활용에서 AGR이 형태론적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1) 학생이 사과를 먹는다
2) 학생들이 사과를 먹는다.
3) 선생님이 집에 가신다.
4) 선생님들이 집에 가신다.
5) *학생이 집에 가신다.
학생은 집에 못가
Dans les phrases 1-2), même si le sujet est au singulier ou au pluriel, la forme verbale ne change pas. Cela implique que AGR en coréen ne se réalise pas suffisamment pour dénoter le trait [nombre] du sujet du point de vue morphologique. En revanche, lorsque le sujet est un individu honorifique, la présence de la particule "si" est obligatoire dans la forme verbale. La phrase 5) est agrammaticale car le morphème "si" est présent morphologiquement dans la forme verbale, bien que le sujet ne soit pas considéré comme un individu honorifique. Dans les phrases 3-4), nous ne pouvons pas savoir si le sujet d'un individu honorifique est au singulier ou au pluriel, car la particule "si" ne dénote pas le [nombre] du sujet honorifique.
1-2) 문장에서 주어가 단수든 복수든 동사 형태는 변화하지 않는다. 이는 형태론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한국어의 AGR이 주어의 [수] 자질을 나타낼 정도로 충분히 실현되지 않는다는 것을 함의한다. 반면, 주어가 존경 대상(individu honorifique)인 경우에는 동사 형태에 "시" 어미가 나타나는 것이 필수적이다. 문장 5)는 주어가 존경 대상으로 간주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형태론적으로 동사 형태에 형태소 "시"가 나타나기 때문에 비문이다. 문장 3-4)에서 우리는 존대받는 주어가 단수인지 복수인지를 알 수 없다. "시"가 존칭 주어의 [수]를 나타내지 않기 때문이다.
Selon les examens des phrases 1-5), il existe AGR en coréen, mais le [nombre] de AGR n'est pas perceptible morphologiquement dans la forme verbale. Par opposition à AGR, la présence du temps est obligatoire dans la forme verbale:
문장 1-5)에서 알 수 있듯, 한국어에는 AGR이 존재하지만 AGR의 [수] 자질은 동사 형태에 형태론적으로 드러나지(perceptible) 않는다. AGR과 대조적으로 시제의 실현은 동사 형태에 의무적이다.
아무래도 1990년대이다보니 AGR가 [성] [수] [격] 이렇게 세 φ자질을, 그리고 그 자질들만을 가진다고 가정한 듯하다. 즉, 오직 주어/목적어의 성수격 자질이 동사와 조응되는 경우만 일치라고 정의한듯. 그런데 한국어는 주어 존대자질 일치를 보인다고 보기도 한다. 유럽언어들이 명사의 φ자질이 중요하듯 한국어에서는 존대-비존대, animate-inanimate 구분을 담당하는 자질이 통사적으로 기능한다.
그냥 한국어 예문이 나와서 신기해서 읽다가 논문의 이 문단들의 서술 참 흥미롭다 생각했다. 결정적으로 [존대]가 자질이긴 한거같은데, 취급을 어떻게 하는지가 모호하다. 일치소에 이 자질이 있는지에 대한 언급은 나오지 않는데, 그냥 암시된 것일까? "비록 한국어에 수일치 없지만 AGR이 존재한다는 증거"로서 존대일치가 언급된 것같다. 그리고 이 논문의 시스템에서는 "의미에 대한 기여"가 상당히 중요히 여겨지는 듯한데, [존대] 자질은 의미에 기여하는 걸까 기여하지 않는걸까?
또 하나의 감상은, Cartographic syntax와 OFOH원칙(One Feature One Head Principle: 각 통사자질 당 통사핵이 있다)이 공기처럼 당연한 맥락에서 시간을 너무 오래 보내서 그런지, 고전적인 패러다임이 너무 정겹다. 강자질 약자질 (feature strength)... 진짜 거짓말 안하고 5-6년만에 들어보는 논의다.
일단 논문의 읽고싶은 부분들을 다 발췌해놨으니 시간 나는대로 읽어볼 생각이다.
이상, 이 글에서 암시했던대로 찾던 자료를 찾은 걸 자랑하는 글 끝!
잘못된 일반화
나의 개인적 성격 탓일 수도 있고, 내가 하는 공부의 성격 탓일 수도 있지만, 확신을 하기보다는 관찰을 하고 일반화를 하는 것같다. 인하대 정일영 초빙교수님이 유퀴즈에 나온 것을 보았다.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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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짜 엄청난 능력치를 가진 사람이 통사론을 하고, 통사론을 할 정도의 능력치가 안 되는 사람이 음운론 계에 가면 '훌륭' 소리 듣는다는 말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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