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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학으로 박사유학/언어학 박사 생활하기

'음운론 철학' 노트

sleepy_wug 2025. 8. 11. 12:15

0. 무슨 글? 

이사하며 발견한 대학원 세미나 수업 노트의 내용을 틈나는 대로 정리해서 올리는 글입니다.

(작성중인 글입니다) 아마 주말마다 짬내서 한 꼭지(?)씩 옮길 것 같습니다.

 

 

목차

     

    1. 서론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대학원 교과과정이 학부랑 가장 크게 다른 점은 '세미나'의 존재인 것 같다.

     

    세미나는 소규모로 진행되고 아주 지협적이거나 창의적인 주제를 한 학기동안 다룬다.

     

    한번은 Obligatory Contour Principle만 한학기동안 다루는 세미나가 열린 적이 있었고, PF와 spell-out만 한학기동안 다루는 세미나가 열린적도 있었다.[각주:1] OCP는 '같은 단위가 줄이어서 나오지 못한다'는 범언어적 일반화인데, 여기서부터 다양한 질문과 그것에 대한 논의가 가능하다. 예를 들어

    • '같다'는 건 무엇인가? (자질론 토픽),
    • '단위'는 무엇인가: 자질이 단위인가? 분절음 단위에서? TBU? 더 크게 음절이 단위가 될수도 있나? 어디까지 커질 수 있나?
    • '줄지어서'는 무엇인가: locality 토픽. OCP가 원격으로 작용하는 경우, 이런 사례를 OCP로 봐야하는지 원격은 어디까지 가능한지 등등
    • '나오지 못한다'는 어떻게 실현되나: 입력에서 같은 단위가 줄지어 있을 때 어떻게 다른 연쇄로 출력하는지의 문제. 비근한 예로 표준중국어 tone sandhi의 경우 3성-3성 연쇄일 때 2성-3성 이렇게 앞에 있는 음절의 성조를 바꾸는데, 꼭 이렇게 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후행음절 성조 바꿀수도 있고

     

    강의자와 수강자의 경계가 없거나 낮다는 것도 특징이다. 강의자가 막 박사학위를 받은 포닥이고 수강자가 나이지긋한 원로교수이고 한 경우도 많다. 덕분에 강의자와 수강자 사이에 위계가 적고 그냥 일주일에 하루 시간정해서 모이는 사람들(?) 같은 느낌.

     

    한번은 '도대체 음운론이 뭐냐?'라는 Philosophy of Phonology 세미나가 열린 적이 있다. '음운론'이라고 하면서 사람들이 연구하는 것이 참 다양한데 그렇다면 음운론이 대체 뭔가? (통사론, 의미론 등등과 구별되는) 음운론이라는 게 존재해야 하는 정당성은 무엇인가? (특히 음성학이랑 음운론이 분리되어야 하는 이유) 같은 추상적인 질문과 관련 연구들을 읽던 세미나였다.[각주:2]

     

    이 과목을 들으면서 메모했던 노트가 서랍 깊은 곳에 있었다. 이사하다 발견한 것이었다. (이사하다 발견한 다른 노트도 있다) 지금에야 나도 타블렛에 스타일러스로 메모하지만 옛날옛적에는 연필과 펜으로 종이 위에 꾹꾹 눌러가며 노트를 했다. 비록 '원시적'이지만 그렇게 기록하던 시절이 있었기에 이렇게 시간 지나 발견도 되는게 아닌가 싶다.ㅋㅋㅋ

     

    최근 모종의 이유로 이 노트가 생각나 다시 꺼내 훑어봤는데, 사실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았다. 그래서, '허허 추억이구만' 하고 다시 서랍속 깊은곳에 넣을 수도 있었지만, 그러지 않고, 나 자신의 업보 청산한다는 생각으로 여기에 디지타이징한다. 근데 문제는 이게 공책에 차례차례 적은 게 아니라 순서가 없다. 날짜도 안 적었다. 그냥 토픽별로 갈긴것이고 종이도 오래되어서 빛이 바래 글씨를 못알아볼 지경이 된 것들도 있다. 정리한 노트를 다시 어딘가 빨리 옮겨놔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도 그 때문이다. 

     

    어쨌든 여기까지는 서론이었고 아래부터는 조금나마 정리하여서 나열한다. 다글 글에서도 그랬지만, 빨간색은 원래 노트에 없었지만 내가 지금 추가하는 부분.

     

    2. 노트 내용

    2.1 변별자질 distinctive features

    fact: pattern in speech → need for a framework that characterizes speech, as a linguistic description.
    finding equilibritum between...
    ... "describe accurately the observed data" vs "reasonable, fruitful, insightful and simple description of the relevant facts"

    말소리에 패턴이 존재한다는 건 부정할 수 없음. 이걸 설명할 수 있는 언어학 '틀'이 필요함.

    그런데 그 '틀'은 두 가지 필요사항 사이에 타협점을 찾아야 함: 
    "관측가능한 자료를 모두 정확히 기술해야 한다" vs "중요한 사실만 딱 깔끔하고 단순하게 기술해야 한다"

     

    "PHONOLOGY" should be the discipline of linguistics that is concerned about the relationship between a psychological unit and its physical and observable realization which is sound.

    compared to: PHONETICS where speech sounds have no dynamics w.r.t psychological/conceptual units.

      → In that sense, phonology: dynamic, phonetics: static patterns as is.

    "음운론"은 심리적인 단위를 상정하고 이 심리적인 단위랑 '말소리'라는 물리적인 실체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나 관심있는 언어학 분야여야 함.

    특히 "음성학"이 심리적 단위, 관념적 단위와 말소리 사이에 dynamic에 관심이 없다는 것과 상반되는 것임.

    그러한 의미에서 음운론은 다이내믹하고 음성학은 정적임. (지금 나는 딱히 이렇게 생각하지는 않는 것 같은데 그땐 왜 이렇게 정리했나 모르겠음. 세미나에서 나온 이야기였을 테고 익명성을 보장해줘야 한다고 생각했는지 이게 딴사람이 말한건지 내가 생각한건지 안 적어놓음.ㅋㅋㅋㅋ)

     

    "distinctive features" as a framework (Halle 1962) → in which, phonemes as simultaneous 'actualizations' of distinctive features.

    '변별자질'은 이러한 의미의 '틀'이 될 수 있음. '변별자질'이라는 틀에서 음소는 변별자질들의 동시적 현실화임.
    ('동시적 현실화'라는 표현이 인상적이다. Halle 1962가 인용되어있는데 정확히 citation은 찾아서 추가해야겠다. 얼핏 기억하기로 SPE 시절에 사람들이 이렇게 생각했던게 맞던 것같다.음성자질과 음운자질 사이에 구분이 딱히 없이 그냥 음성적 사실을 최소단위, 즉 변별자질,의 합으로 기술했는데 마치 물을 H원자 2개와 O의 결합으로 분석하는 것과 유사한 수준이었음. 그리고 이 변별자질들이 막 같은순간에 짠 조합되어서 음소가 된다? 뭐 이런건가)

     

    Two separate purposes of utilizing distinctive features

    1. characterize different aspects of vocal tract behaviour
    2. abstract markers for the designation of individual morphemes.

    변별자질을 이용하는 두 가지 목적

    1. 발성기관 행동의 다양한 측면을 특징화하기
    2. 개별 형태소 지정을 위한 추상적 마커???
    (두번째는 뭔소리인지 잘 모르겠음. 틀릴수도 있는데 아마 음운론에서 관심있는 '형태소'가 음소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의미인듯.)

     

    2.2 보편성

    Linguistic universals

    1. formal universals: determine structures of grammars and the form & organization of rule
    e.g., kinds of rules that can appear in a G, kinds of structures on which rules may operate, rule-ordering, constraint-ranking, etc. etc.

    2. substantive universals: define the sets of elements that may figure in particular G
    e.g., PoS of lexical items, set of phonetic features used for phonetic transcriptions.

    (이론언어학은 개별언어와 언어보편을 다룬다. 근데 이때 보편에 두가지 종류가 있다는 메모

    흔히 개별언어를 추상화하여 '문법'이라 하고 G로 약칭한다. 왜 추상화하냐면, 실제언어는 잡음이 많고 전통적인 이론언어학은 이런 잡음에 관심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마치 고전역학에서 '일단 진공상태를 상정하고'라든지 '일단 마찰력이 0이라고 하고' 이렇게 하는 것이랑 비슷할지도 모르겠다.)

    보편성에는 두 가지가 있다.

    첫째. 형식적 보편성: 문법이 어떻게 구성되는지, 규칙이 어떻게 형성 및 구조화되는지에는 보편성이 있다.
    예: 개별문법 G에 나타날 수 있는 규칙의 종류, 음운규칙이 운용할 수 있는 구조의 종류, 규칙순, 제약서열 등등

    둘째. 내용적 보편성: 개별문법 G에 나올 수 있는 요소들의 집합을 한정하기
    예: 품사의 종류, 말소리를 음성적으로 전사할 때 사용하는 음성자질의 집합
    (개별 언어 초월하여 명사, 동사, 전치사/후치사, 부사 등등 품사가 보편적이고, 유성/무성, 양순성, 원순성, 비음성 등등 음성자질이 보편적이다)


    Universally, utterances are seq of discrete segments.

    - segments are complexes of a particular set of phonetic features → phonetic symbols as informal abbreviations for feature complexes
    - simultaneous and sequential combinations of phonetic features are subject to a set of specific constraints.
       - simultaneous in the sense for example 'no phonetic segment can be both [-cons] & [+strid]
       - sequential in the sense for example *CC constraint

     

    언어보편적으로, 발화는 이산적 분절음의 연속이다.
    (이산적이라는 말은 서로 분리되는 단위라는 뜻이다. 발화는 아날로그고 줄줄줄 이어지는데 이건 딱.딱. 끊.기.는 음절로 구성되어 있고, 또 음절은 ㅡㅁㅈㅓㄹ 이렇게 끊기는 분절음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렇게 끊기는 단위가 연속되면 발화다.)

    이때 '분절음'은 특정 음성자질의 복합체이다. → 음성기호들은 이런 음성자질 복합체를 비공식적으로 축약해서 쓰는 것이다.

    음성자질 복합체의 동시적 연속적 조합은 특정한 제약 집합의 대상이 된다
    (다시 말해서 음운규칙이나 제약 등등은, 어떤 음성자질 복합체가 동시에 출현할 수 있는지 혹은 출현할 수 없는지를 규정하고, 또 어떤 음성자질 복합체들이 순차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지 혹은 없는지를 규정한다)

    동시적 제약이라 함은 예를 들어 어떤 음소가 [-cons]인 동시에 [+strid]일 수 없다는 제약이다.
    (이 예시가 흥미롭고 또 정확한 것같다. 그런데  사실 딱 하고 직관적으로 다가오지는 않는다. 보통 내가 이 진술문의 예를 들 때는 "어떤 분절음이 [+high]인 동시에 [+low]일 수는 없다"는 예를 든다. 아마 이 블로그에서도 몇번 이 예를 들었을 거다. 혓몸의 위치가 구강 내 위이면서 동시에 아래일 수는 없다는 건 아주 직관적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니 이 예시는 안 좋은 예시일지도 모르겠다. 음성학적이지 음운론적이지는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순차적 제약이라 함은 예를 들어 *CC 제약 같은 것이다. (*CC는 "자음 두 개가 연속해서 나오면 안된다"라는 제약이다. 예를 들어 한국어의 "흙"은 실제 발음될 ㄹ이 탈락하는데 이게 *CC의 효과다)

     

     

    2.3 문법의 구성

    Components of a grammar

    Grammar = syntactic component + phonological component

    문법은 통사부문과 음운부문으로 구성된다
    (이거봐라.ㅋㅋㅋㅋㅋ 의미론은 쏙 빼놓았네. '진짜 언어학 중의 언어학 중의 언어학은 음운론'이라는 자부심이 있고, 통사론은 '진짜 언어학 중의 언어학 중의 언어학' 까지는 아니더라도 '언어학 중의 언어학' 까지는 끼어주는 느낌??)

     

    syntactic component: a recursive property (infinite number of representations ↔︎ finite capacity)

    phonological component: assigns a phonetic interpretation to the syntactic description, making reference to surface structure

       surface structure being...
            - consist of formatives (minimal elements)
            - information about formatives as from the lexicon (phonological, syntactic, semantic features)
            - proper bracketing: string of formatives into sub-divided phrases (phrases and also assigned to certain category)

    (아 착각한 것같다. 의미는 협의의 통사 외부에서 이루어진다고 보고 '문법'을 협의의 통사론의 동의어로 쓴건가. 허허..)

    통사 부문: 재귀적 특성 (제한된 도구로 무한한 수의 형상(즉 언어표현)을 만들어냄)

    음운 부문: 통사적 진술에 음성적 해석을 부여해서 표면형이 되도록 함

    '표면형'이란 게 뭐냐?
    - 표면형은 형식요소 (원소적 요소)로 구성됨
    - 렉시콘에 기록된 형식요소(음운자질, 통사자질, 의미자질) 정보의 조합으로 구성됨
    - '적절한 괄호': 줄줄이 이어지는 형식요소가 '적절한 괄호'를 통해 '절' 단위로 분철 (절은 또한 특정 범주에 지정됨 뭔소리야 )

     

    Again,

    - surface structure is a proper bracketing of a string of formatives, with the bracketed substrings (phrases) assigned to categories selected from a certain fixed universal set of categories

     

    반복한다.

    - 표면형은 줄줄이 이어지는 형식요소에 적절한 괄호가 매겨진 건데, 괄호로 묶인 것(절)이 보편적 범주 집합 중 선택된 특정 범주로 지정됨.

    (
    어렵네 어려워.
    예를들어서 정리해보자.
    우선 기호 각각은 형식요소(정확하게는 형식요소 복합체)다. 이때 형식요소가 줄줄이 이어지는 형상은 막
    ðisɪztudɪfɪkəlt

    이런 것인데, 이게 적절하게 괄호 묶이기 되면
    [ðis][ɪz][[tu][dɪfɪkəlt]]
    이렇게 묶인 걸 말한다. 표면형은 이렇게 기호 뿐만 아니라 괄호까지 포함이다. 아근데 조금만 구체적 내용을 넣었는데도 옛날 음운론 논문 느낌이 확 나네. 괄호처리 이런거 진짜 중요했던 것 같은데 $ # 이런 기호들도 마치 IPA기호처럼 처리되고ㅋㅋㅋ
    어쨌든! 이렇게 표면형이
    SR: [ðis][ɪz][[tu][dɪfɪkəlt]] 
    이렇게 나와준 후에 각각의 괄호로 묶인 단위가 어떤 범주값을 부여받게 된다. [ðis]는 determiner 아니면 noun, [ɪz]는 verb 아니면 copula, [tu]는 adverb, [dɪfɪkəlt]는 adjective, [[tu][dɪfɪkəlt]]는 AdjP, 이런식으로...

    옛날 음운론 논문 느낌 이라 함은 구체적으로 아래와 같은 것을 말하는 것이다.

    "용직이 안방에서 홋이불 쓰고 콧노래 부른다" 문장이다. 크고 아름답다! UIUC 김진우 선생님의 1970년 논문 Boundary Phenomena in Korean이다.

    이 시절에 비하면 우리세대 나는 얼마나 초라한가 생각이 든다.

    )

     

    3. 결론

    다 옮겨적으면 노트 갖다버려야지. Parsing을 하며 짜증이 심하게 나는 걸 보니 이건 저주받은 노트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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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음운론 전공하고 통사론에 관심있으니 나도 PF 세미나에 기웃기웃 해봤는데, 한 두번 나가고 그 다음부터는 너무 어려워서 못 따라가겠더라. 그래서 PF 세미나에 대해서는 할말이 많지 않음. [본문으로]
    2. 이 과목의 평가가 어떻게 이루어졌나 지금 아주 기억이 희미한데, 아마 다 똑같은 성적을 받았거나 했던 것 같다. 여기 기준으로도 좀 래디컬한 과목이었음.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