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이건 무슨 글?
이 글은 제가 학부시절 처음 들었던 통사론 수업에서 노트 필기했던 시리즈의 일부입니다. 총 3편인데 그 중 두 번째입니다. 이번 편에서는 촘스키 통사론의 고전인 표준이론과 확대표준이론을 다룹니다.
이사를 하면서 서랍 속에서 옛날에 제가 필기했던 것을 발견했습니다. 통사론을 처음 들었을 때 했던 노트인데, 10년도 더 된 과거입니다. 이걸 그냥 버리려니 아깝기도 하고, 또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학부 초심자들이 오해할만한 것들은 유사할 것이라고 생각하여 여기에 보존의 목적으로 옮깁니다.
이 글의 나머지에서는 제가 발견한 강의 노트를 옮겨 적습니다. 현대통사론의 할아버지 격인 표준이론, 확대표준이론 그리고 수정확대표준이론 부분입니다. 1960년대 1970년대의 생성문법 이론 프레임워크입니다. 제가 필기한 것 중 너무 많이 잘못된 부분이나 덧붙일 게 있을 경우 빨간색으로 코멘트를 했습니다.
섹션 1부터 4까지는 1편에 있습니다. 거기에서는 통사론의 쌩기초를 다뤘습니다.
목차
5. 표준 이론 (Aspects 1965)
* Chomsky의 Aspects of Theory of Syntax (1965)는 문법을 통사부+의미부+음운부로 규정. 그리고 통사부는 기저부와 변형부로 구분. 더 나아가 기저부는 Categorical, Lexical로 나뉨.
5.1 Categorical component and recursion
- P-S Rule (구구조규칙) 에서
- NP → NP + PP 이고 PP → P + NP 이므로, NP → NP + P + NP 라든지, NP → NP + P + NP + P + NP + P + NP + P + NP.... 등과 같이 끝없이 확장이 가능함. 이를 recursion (회귀성)이라고 함
- 회귀성은 언어의 (linearity 상) 무한성과 창의성을 설명할 수 있음.
5.2 어휘부 제약(lexical restriction)
- 그러나 문제는 이렇게 생성된 문장이 무조건 문법적이지는 않다는 것.
- 문법적 문장만을 생성하기 위해서는 '제약'이 필요하고, 이러한 제약은 lexicon에 기록되어 있음.
① Subcategorization (=C-Selection): grammaticality와 관련
- 동사는 그 동사가 나타내는 동사구의 유형에 따라 분류가 가능하다.
(예) imitate: V, [_____ NP] ... 이때 ____ 는 동사가 나타나는 위치를 표시. NP는 동사구 완성을 위해 필요한 selection
buy, give: V, [_____NP] or [_______]
② Selectional restriction (=S-Selection): acceptability와 관련
John killed the birds. | C-Selection의 관점에서는 둘 다 문법적인 문장임. 그러나 # 표시된 문장은 not acceptable |
# John killed the eraser. | |
* John killed. | 이 문장은 비문법적이고 *로 표시 |
정말 이 시대는 wild해서 예문으로 kill을 썼었네요.ㅋㅋㅋ [관련글]
각 동사가 요구하는 보충어(complement)는 category뿐만 아니라 semantic한 자질도 만족시켜야 한다. (예: experiencer, patient, ...)
아마도 이 단락은 S-selection의 대상을 theta-role과 연결시키려 하려던 것 같습니다. 제가 Aspects를 직접 읽어보지 않아서 모르겠는데 GB에서 의미역 모듈로 상정하는 부분이 Aspects 시절에는 이렇게 표현되었었나봅니다.
S-selection의 형식화 예시:
annoy: [_____ [+animate]]
bore: [_____ [+human]]
frighten: [[+abstract]_____ [+animate]]
love: [[+animate]_____]
5.3 변형부문
① 변형규칙
a. 심층구조(Deep Structure) 그리고 표층구조(Surface Structure): 표준이론에서 최초로 제안
예를들어, "Tom killed the cat." 이라는 완전히 표면화된 문장이 심층구조
그것이 표층구조로 사상(mapping) 되어 What did Tom kill?, The cat was killed by Tom, Tom did not kill the cat 등 실현.
심층구조 | 표층구조 | |
Tom killed the cat. | → 변형규칙 통해 mapping |
What did Tom kill? |
The cat was killed by Tom. | ||
Tom did not kill the cat. |
b. 이렇게 심층구조가 표층구조로 전환하는 것을 변형(Transformation)이라고 하고,
c. 이때 변형규칙은 각각 Wh-Movement, Passivization, 부정화 라고 불린다.
(핵심은 변형규칙이 문법적 문장끼리의 변환이라는 것. 지금 시점에서 보면 진짜 독특하네.)
② 변형과 구조의존성
a. 변형은 선형적으로 발생하지 않고 위계구조 상에서 이루어진다. (즉, '가장 처음 나오는 동사가 이동...' 따위의 변형규칙은 없음)
e.g., Police who is in black is chasing the thief.
→ * Is police who ___ in black is chasing the thief?
→ Is police who is in black ___ chasing the thief?
③ 심층구조 표층구조 예시
a. John is easy to please.
- DS: [S1 ______ is easy [S2 (someone) to please John ]]
- SS: [S1 John is easy [S2 to please _____]]
(이때의 변형규칙은 Object- (to-subject) Raising 또는 NP-Movement 라고 불린다. 이 규칙이 적용되어야 하는 이유는, 모든 절에는 주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모든 절에 주어가 필요하다는 원칙을 '확대투사원리'(EPP)라고 한다.)
b. John is eager to please.
- DS: [S1 John is eager [S2 John pleases (someone) ]]
- SS: [S1 John is eager [S2 _____ to please]]
(이때의 변형규칙은 '동일 명사구 삭제'이다.)
copy theory of movement 생각나네요 ㅋㅋㅋ
c. This problem, I can solve.
- DS: I can solve this problem.
- SS: This problem, I can solve
(이때의 변형규칙은 'Topicalization (화제화)'이다.)
solve: [_____NP] 이다. 그러나 SS에서 solve 뒤에는 NP가 오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법적이다.
왜냐면 DS에서는 C-Selection을 만족시켰기 때문이다. C-Selection과 S-Selection은 DS 단계에서 문법성을 규정한다. 변형의 결과 SS에 나타나는 문장은, 변형 전 DS에서의 C-Selection, S-Selection 등을 그대로 가져간다.
6. 확대 표준 이론
* 어휘가설과 변형제약 그리고 '언어학 전쟁'
6.1 표준 이론 이후 직면한 반박: 생성의미론자들(Ross, Lakoff, McCawley)
① 어휘가설(lexicalist hypothesis)
a. 표준 이론에서 transformational(변형의 결과)과 lexical(어휘부에서 주어진) 사이의 구분 기준: 생성력, 일반성, 규칙성
- 만약 어떠한 변화가 일반적이고 규칙적으로 적용되면 "변형"의 결과로 보고, 그렇지 않으면 어휘부에서부터 주어진 것으로 봄. 다시 말해서 word와 rule 사이의 구분. (이건 2025년 오늘날까지 형식 이론 언어학에서 통하는 전제입니다. 뭔가가 예측불가능unpredictable 하다면 그건 렉시콘에 기록된 정보로 취급하고, 구성요소를 합성해서 도출할 수 있으면 렉시콘에 기록된 게 아니라 이론적으로 설명할 대상으로 봅니다.)
b. 그런데, 표준이론에서 Chomsky가 주장한 것과 달리, 변형규칙 Nominalization은 일반성과 규칙성이 없다.
prove의 명사화: | proof | proval | provement |
refuse의 명사화: | refuse | refusal | refusement |
amuse의 명사화: | amuse | amusal | amusement |
이렇듯 동사가 각각 명사가 되는 방식은 불규칙적임 (동사들이 동일한 C-Selection을 가짐에도 불구하고 명사화는 재각각)
또한,
The company printed the book.
*The company's print of the book.
위 문장 쌍에서와 같이 문법성이 보존되지도 않음.
아래 세 문장군에서도 마찬가지
John is easy to please.
John's being easy to please.
*John's easiness to please.
c. 결론: 확대표준이론
- 동일한 C-Selection과 유사한 의미를 동사와 명사라도, 그건 각각 lexicon상에 별도로 존재하는 것이다.
- 동사→명사 변화(Nominalization)는 변형이 아니다. 다만 동일 형태, 동일 의미를 가진 lexicon 상의 개별 두 항목 사이의 선택일 뿐이다.
② 의미보존가설(Katz-Postal Hypothesis)의 반례
a. 의미보존가설(Katz-Postal Hypothesis): 오직 DS만 의미론이 관여하고, 변형과 그 결과로 나온 SS에서는 그 의미가 보존된다. 즉, 변형은 의미에 영향 X
b. 생성의미론자들은 K-P Hypothesis의 반례를 제시했다: Passivization of sentences with quantifiers
e.g., Many people read few books. → Few books are read by many people. 변형 전후의 의미가 달라졌다!
c. 결론: 확대표준이론에 와서 '변형제약'이 추가됨
6.2 변형제약
* 변형제약이란, 표준이론에서의 "어휘부제약"과 같이, 무한한 생성 도중 비문법적인 문장이 발생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 (이건 오개념이다. 변형제약은 "변형규칙이 언제나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형상representation 하에서는 규칙 적용이 막힌다"는 개념이다. 변형제약들은 80년대 지배결속이론GB과 그 이후 최소주의에 와서 형상이 아닌 도출 중심으로 이론이 재구성되면서 다른 기제로 대체되었다. 60-70년대 (확대)표준이론 당시까지만 해도 통사부가 문장의 전체 모양새, 즉 형상을 대상으로 연산을 한다고 생각했지만, 이후 이론에서는 단어 두개씩 착착 순차적으로 결합하는 절차, 즉 도출derivation만으로 언어를 설명한다.)
① 이동에 대한 제약조건(변형 적용 이전에 원래 위치에 대한 제약)
a. A-over-A principle (상위 범주 우선 원리)
- Mary saw the boy walking to the station은 중의적인 문장
남자아이가 걷고 있는 것을 보았다는 의미이거나 혹은 걷는 남자아이를 보았다는 의미이거나
- 그런데 이 문장을 의문문으로 변형 시 중의성이 없어짐 (생성의미론자들이 말하던 "의미보존가설의 반례")
즉, Who did Mary see? 혹은 Who did Mary see walking to the station? 이렇게 다르게 의문문 변형될 수 있음.
- Chomsky는 그 중의성이 아예 DS 수준에서 두 가지 구조를 지니기 때문에 나온다고 지적했다. A-over-A principle을 제시하여 이를 설명함.
"If a transformational rule has the potential to apply both to a particular node and to another node of the same category which dominates it, only the dominating node many be affected by the rule"
....[A1 .... [ A2 ...] ] 이런 상황에서 동일 범주인 A1과 A2 사이에서 A2가 A1을 건더뛰어 변형할 수 없다는 이야기!
- 다시 Mary 예문으로 돌아가서,
[S Mary [VP saw [NP the boy] [PP walking to the station ]]] 구조에서 의문문이 될 때에는 NP: the boy를 who 로 바꾸어준 후 raising 시키는 것. 반면;
[S Mary [VP saw [NP [the boy] [PP walking to the station ]]]] 구조에에서는 NP: the boy ... station을 통째로 who로 바꾼 후 의문문 만들 수는 있어도 NP: the boy만 떼어내서 who로 바꾼 후 의문문 만들 수는 없음. 따라서 Who did Mary see walking... 은 DS로부터 유지된 하나의 의미만 가지게 됨.
b. Complex Noun Phrase Constraint (줄여서 CNPC)
- "복합명사구제약"이라고 부른다. NP종속절이 섬(island)와 같다는 내용. Ross가 발견했다.
- CNPC: No element contained in a sentence dominated by a noun phrase with a lexical head noun may be moved out of the NP by a transformation (Ross, 1965)
- 예시: 아래 문장에서 Mary가 문두(문장 처음)으로 인상(이동)되지 못한다.
I believe the claim that Bill saw Mary.
* Who do I belive the claim that bill saw _____?
- 즉, NP: the claim 에 의해 dominate되는 'that Bill saw Mary'는 섬과 같아서 그 안의 어떤 요소도 밖으로 나갈 수 없다.
(NP+S 형상representation일 경우, NP가 섬을 형성함)
c. Coordinate Structure Constraint = CSC, 등위구조제약
- 예시:
John was eating coffee and donuts. ⇒ * What was John eating coffee and _____?
(이 문장 지금 보니 왤케 부자연스럽지? "커피와 도넛을 먹고 있었다"라고 말하고 싶어서 eating을 썼던 모양인데, John was having coffee and donuts. 정도가 자연스럽다.)
- 위 예문에서 conjunct (접속사)으로 연결된 구조 안에서는 어떤 요소도 나갈 수 없다.
- 단, 두 등위구조 상 요소에서 같은 부분을 더하거나 없애서 등위구조의 무게를 맞출 수는 있다.
⛔️ *I don't know which book Bill bought ____ from Shirley and sold the book to him.
👍 I don't know which book Bill bought ____ from Shirley and sold _____ to him.
d. Sentential Subject Constraint = SSC, 주어절 제약
- 주어절의 일부만 이동할 수는 없다.
👍 That John will eat the beef is likely.
⛔️ *What is that John will eat _____ likely?
② 배치에 대한 제약 (이동의 도착지landing site에 대한 제약)
- 구조 보존 제약(Structure Preserving Constraint)라고도 한다
- 이동할 때에는 NP→NP 이런 식으로 원범주와 동일한 범주로만 이동할 수 있다.
- 또한 표층구조에서는 비어있는 절점이 어떻게든 (이동이든 삽입이든) 채워져야 한다. (진짜 이때는 형상적으로 접근했기 때문에 '절점이 빌 수 있다'라는 생각이 가능했구나..... 오늘날에는 아래로부터 착착 쌓아올리니 '절점이 빈다'는 관념적으로도 불가능함.ㅋㅋㅋㅋ)
③ 표층구조의 제약 (특정 구조가 표층에 드러날 수 없다는 제약)
- 중량명사구이동(Heavy NP-Shift) '중량명사구이동'은 진짜 이상한 표현이다. Heavy NP-Shift를 한국어로 뭐라고들 쓰시나 인터넷 검색해보니, '무거운 명사구 전이' 혹은 '무거운 명사구 이동'이라고 사용하는 듯하다.
👍 John introduced [her] [to the guest].
⛔️ *John introduced [to the guest] [her].
👍 John introduced [to the guest] [the famous artist from Korea].
7. 수정확대표준이론: 원리와 제약의 일반화
7.1 수정확대표준이론(REST: Revised Extended Standard Theory)
- T-Model, 흔적이론, α-이동(Move-α)이 REST에서 처음 제안되었다.
(⇩이게 T-Model이다)
- REST는 80년대 지배결속이론(GB: Government and Binding)이론으로 넘어가는 징검다리 (지배결속이론이론, 이라니.ㅋㅋㅋ)
7.2 흔적(trace) 이론
① 변형이 이루어질 때, 이동 전 자리에는 흔적이 남는다.
- 예시:
⛔️ *Who do you wanna get it?
👍 What do you wanna get
- 첫문장 wanna가 비문법적인 이유는, want 와 to 가 wanna로 합쳐질 수 없기 때문이다. want ____ to 사이에 흔적이 있고, 그 흔적 때문에 합쳐질 수가 없음.
② 변형 전후(DS-SS) 간 알기 쉽게 하기 위해 co-index를 한다.
- 이유: 변형 전의 하위범주화와 의미역구조가 변형 후에도 일관되도록(Projection Principle) 하기 위해. 그리고 co-index하면 교차효과(Crossover effect) 설명이 용이함.
7.3 Move-α (α 이동)
- α이동은 기존의 각종 "변형" 규칙들을 총망라하는 개념이다. 즉 제약에 위배되지 않으면 모든 이동이 허용
- "Move any category anywhere" 즉 임의의 문장요소 α 를 아무 곳으로나 이동.
- (제약조건) 다만,
- "any category"에 대해서는 X'구조, 구조보존제약 등이 적용된다
- "anywhere"에 대해서는 Subjacency(하위인접조건) 적용된다
- "any category"에 적용되는 제약의 예시:NP의 경우 "SPC, Empty Node Condition, Trace Theory" 적용된다.
- SPC = 한 범주는 동일한 다른 범주에 의해서만 대체 가능
- Empty Node Condition = 오직 빈 Node로만 이동할 수 있다.
7.3 Wh-Move and Subjacency
- Wh이동과 Subjacency는 REST와 GB사이에 걸친 이론이다(이게 뭔소리야)
① Subjacency (하위인접조건) .... 기존의 "Wh 섬"과 "CNPC"를 통합하여 대체한다.
- A cyclic rule cannot move a phrase from position Y to position X (or conversely)
in .... X ... [α ...[β ... Y ... ] ...] ... X ...
- 이때 α, β를 cyclic node (순환 절점)라고 하는데, 영어의 경우 NP와 S에 해당한다.
(잠깐만, 생각해보니 이거 현대이론에서 phase 개념이랑 상통하는 듯한데? 근데 phase는 vP CP 아닌가? 약간 안 맞음.)
- 즉, 영어에서 어떤 요소가 NP나 S를 두 번 뛰어넘어서 이동하면 비문이 된다.
② Wh이동에서 Subjacency 예시
- What will he think that you were doing?
✼ What 이 두번 이동하는 Successive Cyclic Application (연속 순환 적용)
- 반면 DS: [[you asked John [[Bill bought which book where ]]]]에서,
- which book이 raising 되어서 아래 중간구조와 같이 comp 자리에 차면, wh-island가 형성된다.
- (중간구조) [[you asked John [ which booki [Bill bought ti where ]]]]
- 그러면 where 는 그 comp 자리에 오지 못한다 (Doubly-Filled-Comp Filter)
- 그렇다고 다 초월해서 *Where did you ask John which book Bill bought 이렇게 하려면 Subjacency 위반이라서 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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