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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학으로 박사유학/언어학 박사 생활하기

음운론 전공의 카멜레온 같은 위치

sleepy_wug 2024. 3. 13. 04:33

제가 S-side 전공자들 사이에서는 '기술전문가'(tech-savvy)스럽고 엄청 꼼꼼한 엔지니어 스타일로 인식되지만 음성학자들이랑 대화하면 엉성하고 추상적이고 이론적인 사람으로 인식되는 것 같습니다. 음운론 전공자들 사이 일반적인 특징인지 아니면 그냥 제가 그런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

 

phonologist as a person who stands between two worlds
음운론 연구자는 추상세계와 기술세계 사이에 선 단독자 🤣🤣🤣

 

얼마전 S-side (통사론 의미론 화용론) 박사과정생들이랑 포닥 사이에서 밥 먹은 적이 있었는데, 저만 P-side였어요.

 

(S-side 전공자들 사이에서 밥먹는 음운론자 실황)

S-side 전공자들 사이에서 밥먹는 음운론자 실황

 

근데 그분들이 저를 바라보는 느낌이 약간... 제가 음성학자들 바라보는 느낌인가봅니다.ㅋㅋㅋ 구체적이고, 체계화되어있고(organized).. 막 엄청 기계랑 도구를 세련되게 사용하는 엔지니어 느낌인가봐요. 실상은 엉성하고 정리도 잘 못하는데 말이죠. '체계적이고 철저하다' 이런 속성(attribution)은 저희가 음성학자들에게 부여하는 것들인 것 같아요. [음운론과 음성학에 대한 아주 주관적 인상] 아마도 S-side 연구자들은 음성학과 음운론을 별 차이 없는 하나의 큰 단위로 인식할지도 모르겠어요.ㅋㅋㅋ

 

음성학 연구자들과 이야기하다보면 정반대의 평가를 받습니다. 추상적이고 상식이 많으며 고차원적인 이론을 다루지만 어딘가 믿을 수 없는 현자(?) 느낌인가봅니다. 아마도 음운론-통사론-의미론-화용론  이렇게 하나의 덩어리로 생각할지도 모르겠어요. (잠깐 이거 '이론언어학' 레이블 아닌가?ㅋㅋ) 저희 동기들 중에는 이론음운론 전공자가 저 하나고, 음성-음운 인터페이스 전공자 한명과 음성학 전공자 한명이 있는데, 1년차 때 night out 많이 하던 시기에 이상하게 [음성학 + 인터페이스] 이렇게 한 '자연부류'를 이루고 [이론음운론]이 다른 부류를 이루는 양상이 되어서 좀 신기했어요.

 

음성학 전공하는 다양한 분들과 연구주제에 대해 미팅을 자주하는데, 연구주제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뭐랄까, 가끔 대화가 평행선을 긋는 경향도 있어요. 지금 돌아보면 저는 '과정'(process)과 '변동'(dynamics)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음성학 전공자들은 '상태'(state)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각주: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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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실 음성학-음운론은 상부상조하는 관계일지도 모르겠어요. 저는 음성학 연구자들로부터 분석방법이나 통계처리 등에 대한 조언을 많이 구하고, 반대로 저는 음성학 연구자들에게 유사해보이는 다른 언어 사례나 다른 관점 등 소위 '점을 잇는'(connecting the dots) 이야기를 말이 해줘요. 물론 '헛소리'나 '망상'으로 치부할지도 모르겠지만요.ㅋㅋㅋ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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