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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생들과의 의사소통 문제

sleepy_wug 2024. 3. 15. 06:19

답답해서 쓰는 포스팅.

 

당연하지만 Teaching team이 학부생들의 이메일 주소나 전화번호나 연락처를 아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메일 주소 직접 사용을 금지하고 철저히 강의 플랫폼(canvas)을 통해 연락을 하도록 한 것이 거진 5-6년 됐을 것이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강의 플랫폼도 학생 이메일 주소로 메시지를 전달할 뿐 IG나 왓츠앱 등 메시징 서비스로 전달하지 않는다. 학생들은 이메일을 쓰지 않는데, 학부 수업의 표준 소통방식은 이메일이라는 점은 심각한 문제다.

 

우리 세대는 당연히 이메일이나 전화번호를 공유하고 연락하였고, .edu 로 끝나는 소위 '학교 이메일'을 사용해서 연구자 간 연락을 주고받는 것이 업계표준이다. 반면 Gen Z들은 전화번호는 물론 이메일 공개도 꺼린다. 심지어 학업 목적으로 쓰라고 학교에서 이메일 계정을 파주는 데도! 어짜피 그들은 이메일을 안 쓰고 인스타그램이나 스냅챗의 메시징 서비스나 디스코드 서버를 통해 서로 소통한다. 사실 toxicity에 대처하는 방법으로 IG(인스타그램)나 디스코드만한 것은 없다. 상대 차단도 쉽고 계정 갈아타는 것도 어렵지 않다.

 

학부생들은 그룹 프로젝트를 할 때 canvas 플랫폼에서 처음 소통을 시작하는데, 그룹 게시판에 올리는 thread를 통해 소통과정을 엿볼 수 있다. 학부생들이 가장 먼저 하는 것은 IG @username 을 공유하는 것이다. 그리고 IG나 디스코드가 소통의 수단인 모양이다.

 

그러나 대학교에서 이루어지는 학부 교육은 이런 소통의 변화에 발맞추지 못하고 있어서, instructor가 올리는 공지나 teaching team에서 학부생들에게 메시지를 보낼 때에는 canvas를 매개해서 이메일로 내용이 보내진다.[각주:1] 문제는 학생들이 이메일 수신함 자체를 안 열어보고, 그래서 연락 자체를 늦게 받는다는 것이다.

 

 

 

학부생들이 이메일함을 열어보고 우리가 보낸 메시지를 확인하는 순간은, 그들이 뭔 문제가 있어서 우리에게 이메일을 보내고 싶을 때이다. 대충 학생의 사고회로가 이런 것 같다.

 

앗! 문제에 봉착했음을 깨달았다.
-> teaching team에게 연락해야 한다
-> office hour는 너무 직접적이고 대면하는 것이 싫다. 다른 수단을 사용하자
-> teaching team은 IG계정도 운영 안하고 디스코드 서버도 없다
-> 이메일로 연락하라는 syllabus 내용을 확인한다
-> 이메일을 보내러 1년만에 지메일에 접속한다
-> 아뿔사, 그 문제에 대해 teaching team에서 선제적으로 연락한 것을 확인한다.
-> 어쨌든 메일을 보낸다. 그리고 이렇게 메일을 시작한다. "(1주일전 보낸 메일을) 방금 확인했습니다..."

 

그래서 진짜로 소통이 일방적이다. 학생에게 teaching team이 메일을 보내면 학생은 *절대* 확인 안 하고 답장도 안 한다. 반대로 학생은 teaching team과 소통하고 싶을 때 자기쪽에서 우리에게 메일을 보낸다. 우리가 답장하면서 "알겠니?" 라든지 "이 문제도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할 거니?" 하면, 대답 없이 또 씹는다. 

 

코로나 이후 입학한 학생들에게서 유독 도드라지는 문제다. 그 전에도 이메일 확인 안해서 연락이 안 되는 사람이 몇몇 있었는데, 이제는 이메일을 통한 소통 자체를 안하는 게 표준이 된 모양새다.

 

유독 나만 인식한 문제는 아닌가보다. 인더스트리에서도 똑같은 이야기가 나온다.

https://www.businessinsider.com/email-slack-gen-z-winning-office-culture-2023-12

 

Emails are over. Just ask Gen Z.

The age of email as a primary mode of workplace communication may be drawing to a close. Gen Z isn't mad about it.

www.businessinsider.com

 

https://slack.com/intl/en-gb/blog/productivity/save-employees-time#:~:text=62%25%20say%20it%E2%80%99s%20common%20to%20not%20get%20their%20questions%20answered

 

Swap email for Slack: How to save employees 11 hours a week

We surveyed 8,000 small-business workers in the U.S. and U.K. to see what alternatives they’d prefer when it comes to workplace communication.

slack.com

 

 

https://www.workplacedivablog.com/2018/11/email-generation-z-doesnt-use-it-and.html

 

Email? Generation Z doesn't use it, and doesn't want it

A quirky little workplace blog about employment and career trends, office life, crazy co-workers, and doughnuts. Mmm, doughnuts.

www.workplacedivablog.com

 

결국 과목 명의로 인스타 계정을 파거나 디스코드 서버를 운영하는 것이 타당해보인다. 그리고 실제로 대학원 세미나 수업에서는 실제로 slack을 이용해 소통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그런 세미나 수업은 포닥이 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강의하는 것이라, 강의자나 학생이나 모두 나이가 비슷하다. 즉, 대학원 세미나 수업을 보면 앞으로 5년 10년 뒤 학부수업이 어떠한 logistics로 진행될 지 짐작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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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anvas 플랫폼에서 학생들이 등록한 이메일 주소와 canvas login 간 매칭 데이터를 가지고 있으나, 우리 teaching team은 접근하지 못한다. 단지 학생들의 canvas login을 수신자에 넣고 메시지를 보낼 뿐이다. 그럼 그 메시지를 플랫폼에서 학생 이메일 계정으로 전달해준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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