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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분위기 언어학

시 읽다 갑자기 분위기 언어학ㄷㄷㄷ 제가 한 수 졌네요.

sleepy_wug 2023. 9. 16. 08:18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아래의 글을 봤는데, 이것만큼 '왜 갑자기 분위기 언어학임???' 스러운 순간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출처: https://blog.naver.com/mjpark2005/223015195767

 

최소 대립쌍

바람이 스치우듯 만난 사람을 사랑한다 겨울에 잠을 자던 곰이 무거운 몸을 이끌고 내려와 봄에 드넓은 잔...

blog.naver.com

 

DALL·E로 생성한 이미지 사용한 prompt "beautiful couple, holding hands, digital art"

 

 

아마도 사랑에 관한 멋진 시인 것 같은데, 마지막 연에서 갑자기 잠이 번뜩 깼습니다. (이용자명 sleepy_wug에서 눈치 채셨겠지만, 저의 기본상태는 sleepy입니닼ㅋㅋㅋ)

 

나는 너의 최소 대립쌍이 되고싶다

 

"나는 너의 최소 대립쌍이 되고싶다 / 우리 둘 사이에 단 하나의 소리만 허락하고 싶다"라니요!

 

설레다니 민망하네요. '하나의 소리만 다른 두 형태'라는 음운론적 최소대립쌍 개념을 모르면 설레지 못할텐데.

 

하지만! 낭만적인 건 낭만적인 것이고, 몇 가지 생각이 잇달아서 포스팅을 팠습니다.

 

첫째, 최소 대립쌍이 아니더라도 하나의 소리(phone)만 다른 두 형태가 있습니다. 자유변이(free variation) 관계에 있는 소리를 가질 경우 그렇습니다. 예를 들어서 한국어에서 어두 ㅎ의 실현은 원순모음 앞에서 [h]와 [ɸʷ] 사이의 자유변이를 보일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단어를 들자면, [hubo]와 [ɸʷubo]는 단 하나의 소리만 다른데 이는 의미차이를 유발하지 않으므로 (둘 다 동일한 단어 '후보'의 발음입니다) 최소대립쌍이 아닙니다. ('낭만'을 깨버리는 걸 보니 언어학은 사실 '문과'는 아니라는 사실이 명확하네요ㅋㅋㅋ)

 

둘째, 낯-낮-낟-낫 은 최소대립쌍인가요? 모두 [낟]으로 발음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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