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유독 이번 학기 2학년 수업에서 자질론 혼동이 많은지 모르겠다. (사실 유독이 아닐지도)
교과서마다 조금씩 자질론 서술이 다르고 해서, "이번학기에 이 수업에선 이 자질체계를 사용합니다" 라는 건 사실 어느정도 '수업에서 약속' 하는 절충적(?) 합의체인 것 같기도 하다. [strident]와 [back] 자질이 특히 이번학기에 혼동이 많고 질문도 많고 했는데, 아무래도 앞으로도 자주 질문받을 듯하니 여기에 메모한다.
https://linguisting.tistory.com/295
변별자질
0. 요약 이 블로그에서 (즉, 저 개인적으로) 기본값(?)으로 전제하는 변별자질 체계를 소개합니다. Gussenhoven & Jacobs (2011)* 의 자질체계에 기초하나 약간 다를 수도 있습니다. 자립분절이론(Autoseg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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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ident] 자질은 장애음에 대해서만 정의되는 게 맞는 듯한데, 이렇게 되고나니 약간 치트키처럼 작용한다는 부작용이 있다.
자질을 사용해서 자연부류를 정의할 때는 약간 '사용법'? 같은 게 불문율로 존재하는 듯하다. 가장 먼저 주분류 자질(major class features)로 가지치기를 하고 manner feature를 그 다음으로 쓰는데, [strident]는 특별히 마지막에 어쩔 수 없이 사용하는 (예를들어 plosive랑 affricate을 구분한다든지) 느낌.
우리는 이런 사용법을 명시적으로 배웠었나? 모르겠다. 적어도 내가 자질을 배울 땐 기계적으로 어떤 음소가 어떤 자질값들을 가진다 이런 방향이 아니라 자질을 중심에 놓고 이게 뭐하는 자질인지를 배웠던 것같다. 자질을 꺼내면 그걸로 "뭘 하고 싶은가"와 같은 맥락을 생각하는 것같다.
그래서 [strident] 라는 자질을 꺼내면 (그 값이 무엇이든) 그건 상황이 일단 장애음 내에서 뭔가를 분류할 상황일 때이므로 장애음 범주가 우선 priming된다.1 그래서 학생들이 [n, l] 등 공명음이 [-strident]인지를 물어볼 때 약간 멍했다. 아마도 학생들은 [nasal] 같은 다른 manner features와 같은 선상에 놓고 생각했던 것같다. [t, s, ʃ] 등 모든 구강자음이 [-nasal]인 것처럼, [+strident]가 아닌 모든 소리들이 [-strident]일 것이라는 논리일까?
"[strident]는 장애음의 세부분류에 사용되니까 아마도 공명음에 대해서는 정의되지 않을 것 같다. 같이 교과서를 보자," 라고 대답을 하곤 교과서를 같이 봤는데, 다행히도 내가 맞았다.
연구개음의 [back] 자질 값 명세가 어떻게 되는지는 좀 골때린다. Hayes 체계가 머리에 박혀있었는지 나는 velar = [−back], uvular = [+back]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꼭 그렇지는 않다. Gussenhoven & Jacobs (2011) 시스템에서는 아래와 같이 분류한다.
| high | back | |
| velar | + | + |
| uvular | - | + |
그리고 Hayes (2008) 시스템에서는 아래와 같다. (p.88)
| high | back | |
| velar | + | - |
| velar (back) | + | + |
| uvular | - | + |
또 찾아봤는데 Kenstowicz (1994) 시스템에서는 아래와 같더라. (p. 32)
| high | back | |
| prevelar | + | - |
| velar | + | + |
| uvular | - | + |
써놓고 보니 '연구개음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으로 귀결되네. 레이블을 그냥 버리는 편이 낫겠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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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지어 Hayes (2008) 에서는 CORONAL obstruent에 대해서만 [strident]가 정의된다고 보는 것같다. 사실 그 책은 [+strident]만 정의하고 [−strident]를 정의하지 않는다. 내 기억이 맞다면 Hayes (2008) 시스템은 privative feature 로 쓰는 major class feature인 LABIAL, CORONAL, DORSAL에 대해서도 비슷한 정책을 취하는 것같다. [+labial], [+coronal], [+dorsal] 만 있고 상응하는 [−F]가 없다. 만약 그렇다면 아마도 strident도 privative feature로 볼 수 있는 걸까?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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