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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분위기 언어학

청룡영화상 탕웨이와 한국어의 off-glide 처리

sleepy_wug 2025. 7. 9. 10:10

0. 요약 

탕웨이가 2022년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 수상하는 장면을 보면서 갑자기 분위기 언어학합니다.

 

탕웨이 이름에 들어간 중국어 보통화 하향이중모음 [ě͜ɪ]가 한국어에서 어떻게 차용되는지 단편적으로 보고, 동시에 한국어의 Prosodic structure도 건드립니다.

 

작성중인 글입니다.

 

목차

     

    1. 탕웨이  

    https://youtu.be/T-qFGuu6zcU

     

    위 영상은 2022년 11월 25일에 KBS에서 방영된 제32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탕웨이가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장면이다.

    탕웨이가 수상자인 만큼 "탕웨이"라는 이름이 여러번 언급되었다. 그중 총 8회를 추출하여서 분석하였다. 

     

    각각 (1) - (8) 로 번호를 붙여보았는데, 각각의 발화를 추출해서 원본 동영상(컷편집만 해서)은 아래 "접은 글"로 달아놓았고, Praat 분석을 위한 소리를 mono 16 kHz로 다운샘플링해서 TextGrid와 함께 아래 tangwei.Collection으로 첨부했다. 굳이 프랏으로 직접 분석해볼 생각이 없는 사람들은 아래 '접은 글'을 펴서 읽으면 되겠다.

    tangwei.Collection
    2.56MB

     

    탕웨이의 발화에서 주목할 만한 지점은 이것이다: (1)과 나머지에서 이 이중모음의 처리가 다르다. (1)의 경우 [ɪ]를 off-glide로 처리하여 이름이 2음절로 발음되는 듯하다. 다른 발화사례에서는 [eɪ]의 구성음이 각각 독립적인 음절로 처리되는 것으로 보인다.

     

     

    더보기

     

    (1) 0.00 → 4.12

     

     


    (2) 5.46 → 8.01

     

     

     


    (3) 22.02 → 25.88

     


    (4) 29.00 → 31.28

     


    (5) 34.81 → 36.11

     


    (6) 43.40 → 44.71

     


    (7) 70.99 → 74.51

     

     


    (8) 276.30 → 278.24

     

     

     

    영화배우 탕웨이의 이름은 출발어(source language)인 보통화에서 2음절 湯唯이고 [tʰɑ́ŋ.wě͜ɪ] 정도로 전사할 수 있을 것 같다. 제2음절의 모음 [eɪ]는 하향이중모음으로, [e] 부분이 분명히 핵을 구성한다. 이 이중모음의 음운론적 분석은 다소 이견이 있는 것같다. 흥미롭게도 Duanmu (2007)[각주:1]는 기저에서부터 /e/ /i/ 이렇게 두 모음으로 구성되어있는 것으로 보는 것같다. Duanmu의 프레임워크에 따르면 한국어의 이중모음도 두 모음의 연쇄로 분석하는 게 자연스러워보이긴 한다.

     

    김미령 (2025) 활음 이중모음 논문 훑어보기

    0. 요약 휴일 아침 커피마시면서 훑어본 논문 요약. 블로그 트래픽을 고려하면 아마도 관심가질 사람들이 많아서 읽어볼 사람들은 읽어보시라고 글을 팝니다. 김미령. (2025). 한국어 이중모음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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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론, 출발어의 음운론과는 무관하게, 차용어음운론에서는 출발어의 음성형을 입력형(input form)으로 삼는 것이 일반적이고 상식적이다. 출발어의 내부사정은 모른 채 그냥 음성형을 단편적으로 듣고 차용하기 때문이다. 흔히 p-mapping (perceptual mapping)이라고 한다.

     

     

     

    2. 2음절로 처리한 토큰 

    우선 (1)부터 분석해보자. 이 발화는 [ɪ]를 off-glide로 처리하여 이름이 2음절로 발음하는 것같다.

    수상자를 발표하는 순간이라 딱 저렇게 "탕웨이"가 오롯이 utterance다. Utterance 와 PrWd 사이에 내부구조는 없을 것이다. 혹은 한 음절 한 음절이 단위를 구성할지도 모르겠다. 

    파랑선이 pitch (음의 높낮이)인데 점차 내려간다. 특히 뒷부분 [w] 이후가 자연스럽게 하강한다.

     

    아참, Pitch tracking 세팅은 아래와 같이 praat 기본 세팅이다.

     

     

    3. 독립적인 음절을 이룬 [ɪ]

    반면 예컨대 [ [탕웨]는] 이렇게 하나의 Intonation Phrase (IP)를 이루는 듯한다.

     

    한국어의 경우 prosodic unit으로 음운단어 → Accentual Phrase → Intonation Phrase → Utterance 이렇게 상정한다. 사실 나는 음운단어보다 높은 큰 단위는 전공이 아니라서 그냥 UCLA 전선아 교수님 분석을 그냥 그대로 따르는 것이다. 예를 들어 K-ToBI 매뉴얼 등에 한국어 intonational structure가 기술되어 있다. https://linguistics.ucla.edu/people/jun/ktobi/k-tobi.html 

     

    K-ToBI (Korean ToBI) Labelling Conventions

    marks the end of an IP, aligned with the end of IP final segment determined from the waveform. ‘T’ can be H, L, HL, LH, HLH, LHL, HLHL, LHLH or LHLHL. A T% tone at a phonological tone tier should be placed at or just before the corresponding break inde

    linguistics.ucla.edu

     

     

    [ [탕웨]는] 안에는 [탕웨] 가 AP를 구성하는데, 영상에서 나온 발화 양상 중 (1)을 제외한 나머지들을 보면, 한국어의 전형적인 4음절 AP 톤 패턴인 THLH를 따른다.[각주:2] /ㅌ/는 격음이기 때문에 전형적인 AP는 HHLH, 즉:

    ‾‾‾‾‾⟍_⟋‾‾
    σ  σ  σ  σ
    탕 웨 이 씨 

    이렇게 실현되었다.

     

    이때 "웨"와 "이" 가 각각 음절(σ)로 처리되었다는 것에 주목.

    만약 [eɪ]가 하나의 음절로 처리된다면, 3음절의 통상적인 TLH 톤 패턴[σσσ]을 따라 [웨이]로 발음될 법하다.

     

    1음절이 격음으로 시작하고 2음절 뒤에 씨를 붙여서 다른 단어를 만들어보자: "탕오씨" [] 이렇게 제1음절 제3음절 H톤이 나오는 게 일반적이다.

     

    만약 "탕오씨"가 존재하지 않는 단어이기 때문에 아리까리하다면, "충재씨" []는 어떠한가.

     

    나의 한국어 직관이 얼마나 정확한지 모르겠지만, [웨이]와 같이 HLLH톤 패턴을 가져가니 외국어랑 코드스위칭 하는 느낌이 확 난다. 

     

     왜 그런걸까? 아마도 문자표기의 영향일수도 있고, 중국어 하향이중모음이 한국어에 차용되는 전반적인 패턴일 수도 있다. 

     

     

    또한 (1)의 경우에만 이름 '탕웨이'가 하나의 Intonation Phrase (IP)를 이루고 하향이중모음 [eɪ]가 Utterance의 끝에 위치한다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 그런데 한국어 문법은 IP의 끝에 모음 길이가 늘어날 것을 예측한다. 따라서 만약 [eɪ] 모음을 (2) 등에서도 같이 두 개의 단위로 처리한다면 고모음 부분만 늘여서 "탕웨이이이이" 이렇게 발음될 것이 예상된다.

     

    (1)을 다시 들어봤다. 인상적으로, 길이가 늘어간 부분은 "탕우우우웨이" 이렇게 원순으로 발화되는 부분이다. 

     

    4. 한국어에서 이중모음 [wɛ]와 /w/의 지위

    탕웨이 이름의 차용에서 한가지 더 생각해볼만한 지점이 있는데, 한국어 이중모음 [wɛ]에 관한 것이다.

     

    김진우2008[각주:3]등 [wɛ]에서 [w]가 핵모음 [ɛ]와 독립되어 두음(onset)을 이루지 못한다고 보는데, 이것은 활음이 독립적인 음운론적 지위를 가지지 못한다는 논리적 근거가 된다 (=한국어에서 활음은 '핵모음에 따라붙는(부속된) 소리'라 하여 소위 부음이라 함). [w]가 정말로 두음이 될 수 있는지 아닌지 두 시나리오로 나누어서 "웨이"의 차용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이때, 추상적으로 (즉, 어떠한 이론적 근거나 보장 없이) 보통화의 '唯'의 소리가 한국어로 차용될 때 |W|, |E|, |I| 이렇게 세 개의 제스처로 구성된다고 하자.

     

     

     

    시나리오A: 만약 [w]가 두음이 될 수 있다면 핵모음 |E|에 후행하는 |I| (→ [j])가 음절핵 자리에 올 수도 있을지 모른다.

    시나리오B: 반면 [w]가 반드시 음절핵의 일부라면, 이미 음절핵이 무거워서 [j]가 낄 자리가 없을지도 모른다.

     

    앞서 본 것처럼, 현상적으로 |I|는 독립된 음절을 구성하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아마도 음절화 과정에서 자리가 없어서 |I|는 새로 음절을 하나 파고 거기에 입주해야 하는 것일지 모른다.

     

    하향이중모음 [ě͜ɪ]가 한국어에서 차용될 때 왜 2개 음절로 차용되는지에 대해 위와 같이 설명한다면, 하나의 conjecture가 뒤따른다.

     

    바로, 給[kě͜ɪ], 北[pě͜ɪ], 美[mě͜ɪ] 등 같은 하향이중모음 [ě͜ɪ] 더라도 선행하는 음성이 [w]가 아니고 반드시 음절두음으로만 분석되어야 하는 경우에는 양상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아마도 항상 2개 음절로 차용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물론 한국어에는 하향이중모음이 없고 (/ㅢ/는 일단 없다고 생각하자) 따라서 여전히 음절 2개로 차용할 가능성이 높지만, 일단 데이터를 봐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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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uanmu, San. (2007). The phonology of standard Chinese. Oxford University Press. [본문으로]
    2. 한국어 AP의 톤 패턴에서 나오는 T톤은 가변성조인데, 단어 처음 자음이 격음이나 경음이면 H톤, 평음이면 L톤으로 실현된다. [본문으로]
    3. 김진우. 2008. 국어 음절론. 한글 282, 5-33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