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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나는대로

너 나를 선생대접 하겠느냐

sleepy_wug 2024. 12. 7.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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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우 교수님 경향신문 칼럼을 재밌게 읽었다. 그냥 메모.

https://www.khan.co.kr/article/202412042032005

 

[한성우의 말과 글의 풍경]알면 알수록 어려운 ‘띄어쓰기’…규정보다 소통이 먼저다

아버지는 가방에 들어가지 않는다. 고속도로를 달리다 동시에 흥분할 지점을 지날 일도 없다. 서울에 시어머니들로만 구성된 합창단이 있을 리가 없고, 안동 사람들이 시체 육회를 먹을 거라고

www.khan.co.kr

 

1. 띄어쓰기 없어도 문맥만으로 파악이 가능할 수도 있을까? 같은 논리를 말소리에 적용하면, 억양없이 그냥 모든 음절을 같은 속도와 톤으로 읽어도 문맥으로 의미전달이 된다고도 할 것이다. 당연하지만, 음운단위에 따라 높낮이도 다르고 휴지도 둔다. 띄어쓰기도 같은 방향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문맥만으로 눈치만으로 모든 게 다 되면 말은 왜 하고 글은 왜 쓰냐? 물론 현행규정을 빡빡하게 적용하여 "해괴한 문제를 들고나와 학생들을 괴롭히는 국어 선생들"이 문제라는 데에는 십분 공감. 그러나 문맥이 있으니 규정자체는 '잉여장치'일 뿐이라는 생각은 아님. (허허 내가 규범론자들이랑 같이 설 날도 있네요)

 

2. 요즘도 그런지 모르겠는데 기계적으로 한글 처리할 때, 아예 다 붙여놓은 상태에서 spacer를 이용해 띄어쓰기를 다 새로 한다음 처리했었다. 오래전일이다 2019년에 트위터 데이터 분석한 적이 있었는데, 그당시에는 한국어 데이터 다들 그렇게 처리하더라. 왜냐면 띄어쓰기를 다들 제각각 다르게 해서. 

 

근데 ChatGPT가 반응하는 걸 보니, 영어의 경우도 띄어쓰기 여부나 붙이기띄기 사이의 차이는 보정하는 듯하다. 즉, 그냥 사람은 띄어쓰기 잘 못한다고 전제하고 들어가는 것이다.

 

한성우 교수님이 전제하는 듯한 '로마자 사용 언어는 띄어쓰기도 ✨ 쫘악 정돈 ✨ 되어있다" 는 명제는 조금 이상하다. 

 

사실 차용어음운론 논문쓸때 loanword 붙여쓰는 것에 대해 코멘트 하신 분들이 있었다. loan word 내지는 아무리 양보해도 loan-word를 쓰라는 것이다. 그런데 나는 아무리 발음해도 loanword의 강세가 1음절에 간다. 음운론 연구자가 되어가지고, black board와 blackboard의 차이는 black board 처럼 두 개념이 비교적 독립적이라 발음도 그렇게 되느냐 아니면 blackboard 처럼 하나의 단위로 발음되느냐로 보는 게 가장 명확하다는 생각인데, 같은 논리로 난 죽었다 깨어나도 loanword니까 이건 하나의 단위이고 붙여쓰는 게 맞다. (하이픈 따위의 절충안은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의지.ㅋㅋㅋ)

 

 

3. 띄어쓰기가 처음 이루어진 한글 문헌으로 인용된 John Ross의 Corean Primer가 흥미롭다. (원문링크)

행간주석 interlinear glossing이 적용된 듯하다. 대화문인데 현대어로는 아래와 같은 것같다. 마지막 문장은 잘 모르겠다. "대국(중국)말 암머니"가 뭐지?

A: 나 조선말 배우고자 한다.
B: 너 나를 선생대접 하겠느냐?
A: 나 대접 하오리.
B: 얼마나 주겠습니까?
A: 한 달에 넉냥.
B: 좋은 선생은 마땅히 중국말 아니까(?) 조선말 배우기 쉽다.

 

행간주석 자동으로 달아주는 프로그램을 써보자.ㅋㅋㅋ

input:   나 조선말 배우고자 한다.
Yale:    Na          cosenmal                  paywu-koca         ha-nta.
gloss:   I             joseon.dynasty          learn-ECD          do-DECL
translation:     'I want to learn the Joseon language.'

 

input:   너 나를 선생대접 하겠느냐?
Yale:    Ne          nalu-l               sensayng      taycep              ha-keyss-nunya?
gloss:   you         tote-ETD         teacher         hospitality         do-PST-INTR
translation:     'Will you treat me?'

 

여기서부터 좀 맛이 간 느낌. "나를"을 "나르-ㄹ"로 분석하는 건 신박했다. ㅋㅋ

 

띄어쓰기를 넣어줬는데도 문맥파악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

너 [나를 선생]대접 하겠느냐   (너는 누군가를 물건을 나를 선생으로 대접하겠냐?)
너 [[나를] [선생]]대접 하겠느냐 (너는 나=선생 이렇게 대접 하겠냐? 물론 small clause 안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나를 헛소리한다 하겠지.ㅋㅋㅋ )

 

 

4. 양고기가 타서 먹지 못하갓다!

Ross의 한국어 교재는 아주 실용적인 책인 건 확실하다....ㅋㅋ

 

 

 

5. 하고싶은 말

좋은칼럼이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412042032005

 

[한성우의 말과 글의 풍경]알면 알수록 어려운 ‘띄어쓰기’…규정보다 소통이 먼저다

아버지는 가방에 들어가지 않는다. 고속도로를 달리다 동시에 흥분할 지점을 지날 일도 없다. 서울에 시어머니들로만 구성된 합창단이 있을 리가 없고, 안동 사람들이 시체 육회를 먹을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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