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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분위기 언어학

한국어의 [s↓]

sleepy_wug 2024. 11. 24.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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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요약

한국어에서 들숨 폐소리(pulmonic ingressive)가 준언어적으로(paralinguistically) 쓰이는 경우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ITZY 예지가 숨 들이마시며 말한다

 

목차

     

    1. 들숨 폐소리

    조음음성학에서는 "공기흐름 출처"(airstream source)가 한 섹션이다. 말소리를 내는 데에는 대부분 공기흐름이 필요한데, 이 공기흐름이 어떻게 만들어지느냐의 문제다.

     

    공기흐름은 폐에서 유발할 수도 있고(pulmonic) 아닐수도있다 (non-pulmonic). 한국어의 경우 모든 음소가 날숨 폐소리(pulmonic egressive)이다. 흡착음 등 공기흐름이 폐로 인해 유발되지 않는 말소리도 있다. (여담이지만, '들숨 폐소리', '날숨 폐소리'와 같은 표현은 이호영 교수님의 "국어음성학"에 나오는 표현이다.)

     

    폐로 인한 공기흐름인데 숨을 내쉬면서 소리를 내는 게 아니라, 반대로 숨을 들이마시면서 소리를 낼 수도 있다. 들숨 폐소리(pulmonic ingressive)라고 한다.

     

    들숨 폐소리를 음소로 사용하는 언어는 별로 없지만, 준언어적(paralinguistically)으로는 여러 언어에서 많이 사용한다. 준언어적으로 사용된다는 말은 무슨말이냐하면, 언어적으로는 아니지만 의사소통의 과정에서 사용된다는 뜻이다. [m]은 "미리-비리"의 대립에서 볼 수 있듯, 한국어에서 음소로 사용된다. 그러나 준언어적으로는 [mː] 하는 소리가 "망설이고 있음"이나 "생각하는 중임" 등을 상대에게 표현하는 데 사용된다.

     

    민지: 오늘 월급탔어. 한턱 쏠게. 뭐 먹을래?
    지영: [mː] 아무거나?

     

    들숨 폐소리를 준언어적으로 사용하는 언어로는 아주 대표적으로 스웨덴어가 있다. 음성학을 수강한 모든 사람들이 들어봤겠지만, 모든 사람이 음성학을 수강한 것은 아니므로 아래 영상을 참조.

    https://youtu.be/URgdIAz4QNg

     

    후루룩? 정도의 의성어로 표현될 수 있는 저 소리가 스웨덴어에서는 짧은 동의의 의미로 사용된다. 

     

    Eva: Vill du ha pizza till middag? (저녁으로 피자 어때?)
    Stieg: [ɸʷ↓] 

     

    위의 대화예시에서 썼듯이, 들숨을 IPA로 표현하는 기호는 [ ↓ ]이다.

     

    2. [s↓]

    한국어에서도 들숨을 이용한 흥미로운 소리가 있는데, 바로 숨을 들이마시면서 혀끝과 경구개 사이로 마찰음을 만드는 것이다. 숨을 내뱉으면 ㅅ내지는 ㅆ을 조음할 때의 조음방식이 되는데, 숨을 들이마시면 이 소리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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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래 영상은 ITZY의 예지가 한 유튜브 예능에 출연한 영상의 일부인데 들숨 폐소리를 준언어적으로 사용했다.

     

    https://youtu.be/vb2-G1q65Yc

    The item included is used under the principles of "fair use" as outlined in Section 107 of the Copyright Act of 1976. It is provided solely for educational purposes to facilitate learning, research, and the advancement of knowledge. 여기 포함된 자료는 미국 1976년 저작권법 제107조에 명시된 "공정 이용" 원칙에 따라 사용됩니다. 학습, 연구 및 지식 증진을 촉진하기 위해 오직 교육 목적으로 제공됩니다.

     

    예지: ... 다른 이런 오기가 있어서. [s↓] 이거는 '있지'만 할 수 있는 거 아닌가?...

     

    한국어가 제1언어이기는 하지만 나는 사용 맥락을 정확하게 짚어내지를 못할 것같다. (화용론자 아님)

     

    그래서 선행연구를 가져왔다.ㅋㅋㅋ

     

     

    3. 관련연구

    사실 선행연구를 좀 찾아보았는데, Brown, Kim and Winter (2022)[각주:1]가 있었다.

     

    Frontiers | Is It Polite to Hiss?: Nonverbal Sound Objects as Markers of (Im)politeness in Korean

    This paper explores the politeness-related functions of an ingressive hissing-like sound that occurs frequently in Korean and which is typically transcribed ...

    www.frontiersin.org

     

    언어학 세부분야별로 논문쓰는 스타일이 상이한데, 화용론 논문중에는 이런식으로 빈도표 뙇, 그 위에 기능별 분류 뽷, 그리고 각 분류 별 사례 쫙. 이런 진행이 많은 듯하다. ㅋㅋㅋ

     

    논문 뒷부분에는 드라마나 영상자료 스냅샷들을 데이터로 제공하는데, 읽는 재미가 있다. 

     

    이 논문에서는 그 소리를 "씁" 으로 전사했고 음성음운론적으로는 별로 관심이 없는 듯하다. 대신 화용론 논문답게 이 장치의 기능을 4가지로 분류했는데, (1) Delicacy and delay, (2) Activity shift, (3) Word search, 그리고 (4) Skepticism이다. 내가 궁금했던 지점이 바로 이 기능 부분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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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rown, L., Kim, H., & Winter, B. (2022). Is it polite to hiss?: nonverbal sound objects as markers of (Im) politeness in Korean. Frontiers in Communication, 7, 854066.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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