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살을 덧붙일 포스팅입니다. 현재는 뼈대만 가지고 있습니다]
점프 - 저널 문제라고 합시다.
똑같이 영어에서 차용된 것이고, 똑같이 원어에서는 유성음 /dʒ/ 인데 왜 jump는 "쩜프" 라고 차용되고 journal은 "저널"이라고 차용될까요?
다시 말해서 jump를 아무리 점잖게 말하려고 해도 [점프] 라고 말하면 어색하고 거의 반드시 [쩜프]라고만 발음할까요? 또한 journal을 [쩌널]이라고 발음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골프도 마찬가지 입니다. [꼴프]로 발음하는 게 더 자연스럽지요. 보너스 [뽀너스] 등..
이러한 관찰을 두고 선행연구에서는 "경음화"라고 부르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사실 영어 유성음의 bifurcated adaptation 이라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왜냐하면 경음화는 기존의 평음이 경음이 된다는 의미의 용어이니까요.
선행연구들에서는
1. 옛날에는 모든 유성음이 경음으로 차용되었고, 현대로 오면서 평음 차용이 늘어서 현재는 평음으로 차용된다.
2. 고모음 앞에서는 평음으로 차용된다.
3. 단어가 짧을수록 경음으로 차용된다.
이렇게 세가지 경향성이 발견되었습니다.
이것을 확인하기 위해 1937년에 나온 이종극의 "조화양인 모던 조선외래어사전"이라는 사전 자료에서 차용어들이 어떻게 적혀있나 살펴보았습니다.
그랬더니, 현재 우리가 경음으로 발음하는 차용어들은 모두 1937년에도 경음으로 발음했지만, 그 역은 성립하지 않았습니다. 다시 말해서 현재의 경음 차용어는 모두 1937년 차용의 잔재인 것이지요.
대부분의 1937년 경음 차용어들은 어두 자음이 평음으로 바뀌었습니다. (따라서 '경음화'라는 표현보다는 '평음화'라는 표현이 더 나아보입니다.) 그런데 왜 어떤 경음 차용어들은 여전히 경음으로 남아있게 된 것일까요?
선행연구에서 제시된 것처럼 단어가 짧을수록 기존 (1937년)의 경음 차용어가 여전히 경음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그런데 더 재미있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단어 중간에 격음(기식음)이 있으면 그것과의 이화효과(dissimilatory effect)로 인해 어두 자음을 경음으로 남겨놓는다는 것이지요.
어중에 어두와 조음점이 다른(heterorganic), 기식음(spread glottis 자질을 가진 분절음)이 없을 경우, 경음 차용될 확률이 12% 전후이지만, 그러한 분절음이 어중에 있을 경우에는 어두 분절음이 경음으로 차용될 확률이 40%에 조금 못미칩니다.
아마도 후두자질(laryngeal features)에서의 이화현상이 한국어에도 존재하기 때문에, 그것이 반영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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