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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분위기 언어학

동작구 승룡사의 야옹스님

sleepy_wug 2022. 4. 2. 08:04

승용사에 있는 사찰 설명 표지판

 

서울 동작구 상도동에 있는 승용사를 창건한 스님은 법명이 야옹 이라고 한다. 위에 내가 찍은 승용사 안내 표지판에서 볼 수 있듯이 야옹스님은 1969년 승용사를 설립 창건하였다고 한다.  

 

야옹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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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옹'이 법명이라기에 한자어겠거니 추측할 따름이다. 그것은 뜻을 안다거나 기타 언어 내부의 이유가 아니라 '불교에서의 법명은 한자어로 구성된다' 라는 언어외적인 지식과 맥락을 통해 내리는 결론이다.

 

그러나, 직관적으로 '야옹'은 고양이 우는 소리를 지칭하는 순우리말 표현으로 생각된다. 고양이 우는 '야옹'의 존재감이 워낙에 커서, 맥락 독립적으로는 '야옹'을 한자어로 인식할 수 없다. 다만, '고양이 스님' 정도를 생각할 수 있다.

 

직관적으로 떠오르는 '야옹스님'의 이미지

 

어쨌든 이 스님의 법명 '야옹'은 분명 두 글자의 한자로 구성된 한자어일 것이다. 그러나 사찰 앞에 있던 표지판에는 한자 표기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어떤 한자로 구성되어 있는지 쉽게 알 수 없다. 예를 들어서, 야옹 중에서 '옹'은 분명 翁 자를 쓸 것 같고, '야'는 야자나무 할때 椰자를 쓸지도 모를 일이다.

 

'야옹'하면 항상 고유어일 것이라는 추측을 하는 것과 같이 흔히 '한자어' '고유어' 그리고 '외래어'라고 이름붙이는 범주들은 절대적이지 않고 상대적이다. 한국어 화자들은 단어의 생김새를 통해 어떤 범주인지를 유추하는 것으로 보인다. 유사한 사례로 '시소'를 고유어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고, '도대체'도 고유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더 자세한 이야기는 여기에서 계속.

 

한가지 더 재미있는 지점이 있다. '스님' 이라고 맥락을 주어주면 그걸 법명으로 인식할 수 있는 걸까?

 

"야옹스님" 이라고 하면, 비록 고양이 생각이 나지만 그래도 법명이 '야옹'이겠거니 생각할 수 있는데,
"알렉스님" 이라고 하면, 결코 법명이 '알렉'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다.

 

 

 

덧:

조금 더 찾아보니 법명 '야옹'은 한자로 冶翁 으로 쓴다고 한다. 출처는 '현대불교'에 소개된 기사(링크)와 어떤 블로그 포스팅(링크)이다.

 

마지막으로 아래는 야옹스님이 설립했다는 승용사의 위치를 나타낸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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