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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나는대로

생각나는대로 일기

sleepy_wug 2026. 1. 16. 10:46

1.

PC통신 채팅방의 도래로 사람들 (특히 젊은 사람들) 자판 타이핑을 엄청 하기 시작했고, 타이핑 속도가 엄청 빨라졌다.

그 땐 막 뉴스에 교수니 전문가니 하는 사람들이 나와서 "이러다가 사람들 엄지손가락 다 퇴화할듯?" 이랬었다.

핸드폰의 보급 이후엔 엄지를 너무 많이 쓰고, 그러다 건초염이 발병하기도 한다.  

 

마찬가지로 코로나 무렵 사람들은 막 "야 트위치 유튜브 때문에 사람들이 영상만 보고 글을 안 읽는다. 곧 문맹될듯" 이랬었다.

그런데 생성형 AI 챗봇의 도래로 사람들이 더 글을 많이 읽고있다. 사람 간의 대화나 채팅과는 달리, 챗봇은 문단 단위로 응답을 해준다. 그걸 한글자 한글자 다 읽는 사람들은 적겠지만, 문단글 훑어가며 중요부분 골라 선택적으로 읽고 하는게 원래 긴글을 읽는 방법이다. 

 

미래는 알 수 없다. '이대로 가다보면 어찌어찌할 것이다'라고 말하는 건 대부분 틀린다. 그리고 사람들은 늘 부정적인 전망에 민감하게 반응하게 마련이라, 사람들의 반응이 고픈 관심충들은 부정적인 전망만 골라서 지껄일 것이다. 엄지가 퇴화하느니 문맹이 되느니 이렇게 극단적으로 부정적인 전망을 골라서 할 것이다.

 

스티븐 핑커는 책 The Better Angels of Our Nature: Why Violence Has Declined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에서, 아무리 부정적인 미래전망들이 판을 쳐도, 실제로 역사가 흘러가는 트렌트는 대체로 낙관적이고 발전적이라고 말했다.

 

한국어에 대해서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문해력이 떨어진다느니 한글이 파괴된다느니 한국어가 없어진다느니 이런 자극적인 말들을 하는 '관심충들'은 누구인걸까. (물음표 없음 주의)

 

2.

챗GPT가 처음 나왔을 때는 전 사회가 환각에 빠진듯했다. 지금은 생성형AI에 대한 실망(?)이 만연해졌으나 그때는 마치 인터넷이 처음 나왔을 때처럼 핑크빛이었다 (1990년대 후반 2000년대 초반 사람들: "와 모든 정보를 인터넷에서 찾을 수 있어! 전 세계 사람들과 대화할 수 있어!") 

 

그래서 당시에 나도 조심스럽게 GPT3 모델에게 내 학위논문 연구주제에 대해 물었다. 만약 얘가 완벽하게 혹은 나보다 낫게 답변을 한다면 난 당장 짐을 싸야 하는걸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다행히도 그때 챗GPT는 문제의 갈피조차 잡지 못했다.

 

오늘 그때가 생각나 다시 GPT5.2 Thinking (Extended) 모델에게 같은 질문을 했다. 외부효과를 막기 위해서 Temporary Chat으로 물어봤다. 약 3분간 '생각'을 했는데, 얘가 내 학회발표논문들과 이 블로그 글들을 긁어와서 정리를 하는 게 아닌가.

 

이걸 웃어야할지.

 

뭐 혹여라도 새로 학위논문 주제 잡는 사람이 ChatGPT에 물어본다면 "아 이거 선행연구가 있었군" 하게 되었을테니 좋은건가? (학위논문 한참 진행했는데 더 완벽한 선행연구가 발견된다면 다소 절망적일듯)

 

3.

명색이 블로그 제목이 "언어학하고 있네"인데, 이번에는 "언어학하고 앉아있네"스러운 꼭지...

강현숙 (2014): 양순음 뒤 high back vowel의 원순성이 청각적으로 구별되지 않는다. 똑같은 /ㅡ/ 모음 소리인데 양순음 뒤에서 들려주면 사람들이 "ㅜ"를 들었다고 응답하는 비율이 올라가고, 똑같은 /ㅜ/ 모음 소리인데 양순음 뒤에서 들려주면 사람들이 "ㅡ"를 들었다고 응답한다. 재밌는건 이게 세대 간 차이가 있다. 

블로그에 이런 글을 썼던 적이 있는데, 내가 생각했던 게 확장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층위에 따른 양순음 뒤 고모음 실현

0. 요약한국어는 양순음 ㅂ, ㅁ 뒤에서 고모음 /ㅡ/와 /ㅜ/가 변별되지 않습니다. 또한 현대 서울 한국어에서는 모음의 음장 구분 (먹는 "밤"과 어두운 "밤"의 구분)이 사라졌습니다. 그러나 외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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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강현숙 교수님은 인용하지 않으셨으나 Moreton and Amano (1999)[각주:1]의 일본어 실험이 동일 맥락에 있다. 음성적으로는 똑같은 모음 신호인데, 단어의 형태에 따라서 (외래어처럼 생겼는지, 고유어처럼 생겼는지) 그 모음 음향 신호가 다른 모음으로 인지된다.

 

 

 


이어서 어떤 글을 읽을 건가요?

 

 

언어학 분과별 색인

1. 언어학의 전통적 분과 기준 글 모아보기 P-side음성학 (phonetics)음운론 (phonology)💖S-side통사론 (syntax)의미론 (semantics)화용론 (pragmatics) (코너 속의 코너)컴퓨터 쓰는이론언어학소프트웨어가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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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Moreton, E., & Amano, S. (1999). Phonotactics in the perception of Japanese vowel length: Evidence for long distance dependencies. Proceedings of the 6th European Conference on Speech Communication and Technology, Budapest.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