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머리말
퀘벡 정부의 대명사 고나리질 맥락에서 캐나다언어학회(Canadian Linguistic Association, Association canadienne de linguistique)의 성명이 나왔다.
성명 자체에 맥락이 잘 설명되어 있으므로 성명을 그냥 인용하는 것으로 맥락설명을 갈무리하고자한다. [원문링크] (한글번역 하단에 있음)
목차
1. 성명
The Canadian Linguistic Association (CLA) is calling on the Government of Québec to reconsider its decree banning forms of gender-inclusive writing, specifically the inclusive pronoun “iel”, the word “toustes” and the interpoint.
While the CLA acknowledges the value of clear style guidelines for official communications, banning certain usages - such as the inclusive pronoun “iel” in French - is a serious mistake. This measure has no scientific basis, exceeds the recommendations of the Office québécois de la langue française (OQLF) regarding the usage of nonbinary neologisms, and even appears to contradict certain studies in which the OLFQ participated. It also runs counter to Québec’s Charter of Human Rights and Freedoms, which prohibits discrimination on the basis of gender expression.
The CLA calls on the Québec government to consult linguistic experts so that decisions about language are grounded in research rather than preconceived notions. Language change is intrinsic to living languages: new words are constantly coined to reflect new realities and social changes, which brings vitality to language.
The OQLF has often proposed words that have become established in Québec usage and have then spread throughout the French-speaking world (for example, courriel).
Although the Government of Québec continues to promote the use of other gender-neutral writing strategies, imposing restrictions on inclusive writing undermines freedom of expression, academic freedom and disproportionately impacts people from sexually and gender-diverse communities. Instead of affirming their rights as protected in provincial and federal legislation, these measures reinforce exclusion.
Making French inclusive of gender diversity is about more than language - it is about making French a space of belonging for all. It is also an opportunity for Québec to build on its historic advance as a world leader for gender equality in the French-speaking world.
Quote
“If the Québec government is truly concerned about inclusive writing, it can draw on tools that were developed during the debates on the feminization of French in the 1980s. The Canadian Linguistic Association stands ready to share its expertise in the movement towards truly inclusive language.”
— Julie Auger, Ph.D., President of the Canadian Linguistic Association and Professor of Sociolinguistics at Université de Montréal
Quick Facts
- Guides on inclusive writing in French already exist and are regularly updated. They provide concrete recommendations and reflect the social evolution of language use.
- Inclusive language guides list numerous strategies to choose from. While the use of forms banned by the recent decree is not essential, it should not be prohibited.
- The Office québécois de la langue française (OQLF) suggests certain stylistic approaches, but these have never carried the force of prohibition. Choosing a style should not amount to restricting linguistic freedom of expression.

캐나다언어학회(CLA)는 퀘벡 정부가 젠더 포용적 문체를 금지하는 법령, 특히 포용적 대명사 “iel”, 단어 “toustes”, 그리고 중점(interpoint)의 사용을 금지한 결정을 재고할 것을 촉구합니다.
CLA의 입장은, 공식 문서에서 명확한 문체 지침을 마련하는 것의 중요성과 무관하게 불어 포용 대명사 “iel”과 같은 특정 표현을 금지하는 것은 중대한 오류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조치는 과학적 근거가 없으며, 비이분법적 신조어 사용에 관한 퀘벡프랑스어청(OQLF)의 권고를 넘어서는 것이고, 오히려 OQLF가 참여한 일부 연구와도 모순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이는 성 표현에 따른 차별을 금지하는 퀘벡 인권자유헌장에 위배됩니다.
CLA는 언어에 관한 결정이 선입견이 아니라 연구에 기반하도록 퀘벡 정부가 언어학 전문가들과 협의할 것을 요청합니다. 언어 변화는 살아 있는 언어의 본질적인 속성으로, 새로운 현실과 사회적 변화를 반영하기 위해 새로운 단어들이 끊임없이 만들어지며, 이는 언어에 활력을 불어넣습니다.
OQLF는 과거에도 퀘벡에서 널리 사용되고 이후 프랑스어권 전반으로 확산된 단어들(예: courriel)을 제안해 온 바 있습니다.
퀘벡 정부가 다른 성중립적 문체 전략의 사용을 계속 장려하고는 있지만, 포용적 문체에 제한을 두는 것은 표현의 자유와 학문의 자유를 훼손하고, 성적·젠더적 다양성을 지닌 집단의 사람들에게 불균형적인 피해를 줍니다. 이는 주 및 연방 법률이 보장하는 권리를 강화하기는커녕, 오히려 배제를 심화시키는 조치입니다.
프랑스어를 성 다양성을 포용하는 언어로 만드는 일은 단순히 언어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이가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프랑스어 공동체를 만드는 일입니다. 또한 이는 퀘벡이 프랑스어권 세계에서 성평등의 선도적 위치를 더욱 발전시킬 기회이기도 합니다.
인용문
퀘벡 정부가 정말로 포용적 문체에 관심이 있다면, 1980년대 프랑스어 여성포용 논의 과정에서 개발된 도구들을 활용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진정으로 포용적인 언어를 향한 조취를 취할 생각이 있다면 캐나다 언어학회는 전문 지식을 기꺼이 공유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 Julie Auger, Ph.D., 캐나다언어학회장 겸 몬트리올대학교 사회언어학 교수
요약정보
- 프랑스어 포용적 문체에 관한 가이드리인이 이미 존재하며 정기적으로 업데이트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이드는 구체적인 권장사항을 제공하며, 언어 사용의 사회적 변화를 반영합니다.
- 포용적 언어 가이드에는 다양한 선택 가능한 전략이 제시되어 있습니다. 최근 법령으로 금지된 형태의 사용은 필수적이지 않지만, 금지되어서도 안 됩니다.
- 퀘벡프랑스어청(OQLF)은 특정 문체적 접근을 제안해 왔으나, 이는 결코 강제적 금지의 성격을 띠지 않았습니다. 문체 선택은 언어적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행위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2. 금지적 규범주의는 최악
당연하지만 언어는 어떤 기관이라든지 어떤 단체의 전유물이 아니다. 규범주의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바로 이것 때문이다. 자연스러운 언어의 현상을 억지로 교정하려고 하는 것은, '고래는 포유류이지 어류가 아니니까 고래를 물밖에서 다 꺼내겠다'라는 것과 같다. 역사적 맥락을 무시하고 언중들의 사용을 무시하고 교정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좋게 말해서 권위적이고 나쁘게 말해서 독재적이다. 언어 외적인 권력을 이용해 자신의 언어를 타인에게 강요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규범주의를 나누자면 두 가지가 있는 듯하다. '권장적 규범주의'와 '금지적 규범주의'라고 나누어보고 싶다.
권장적 규범주의는 표현 간에 '좋은 표현'과 '나쁜 표현'을 (자의적으로) 정하는 것이다. 이것은 당연히 규범주의다. African-American Vernacular English를 '저열한 영어'로 레이블링하고 교정의 대상으로 삼았던 시절이 분명 있었다. 이중부정을 사용하는 것이 '나쁜 영어'라고 취급하는 것은 여전하다.
그러나 이러한 권장적 규범주의보다 더 질이 나쁜 것은 금지적 규범주의다. 어떤 표현을 '틀렸고', '쓰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금지적 규범주의다. 이번에 퀘벡 정부의 '포용적 표현 사용 금지' 역시 이러한 금지적 규범주의의 sabre rattling(완력행사)이다.
말해 입아프지만 국립국어원이 밥먹듯 다반사로 하는 짓거리도 이런 금지적 규범주의다. ('밥먹듯 다반사' 이것도 겹말이니 한번 금지해보시지?)

언어표현에 좋은 표현과 나쁜 표현은 없다. '틀린 표현'은 더더욱 없다. 저 따위 완력행사를 하는 것은 언어학적이 아닌 저의가 작동하는 것이다. 퀘벡 정부는 우리 세대가 이룩해놓은 젠더적 진보에 반동적 드라이브를 걸고 싶은 Boomer들일 따름이다.
덧: '-었어서' 사례가 언급된 김에, 젊은 세대가 '었어서' 표현을 쓰는 것을 관찰했다면, "이건 틀린 표현입니다"가 아니라 어떻게 나타나는지 분석하는 게 언어학이 할 일이다. [관련링크] 위 성명에서 에둘러 표현되긴 했지만 "제발 언어학자한테 자문을 구하라고!"
"었어서"의 분포 (-었 사용 추가사례 포함)
0. 요약 최근 한국어에서 선어말어미 -았/-었 을 과잉으로 사용하는 사례들을 접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예를 들자면 이전 세대가 미쳐서/먹어서 라고 쓸 것을 "미쳤어서" "먹었어서" 라고
linguisting.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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