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어학 저널들, 특히 2015년 Lingua 사태를 두고 챗GPT와 수다(?)를 떨다가, 언제나 그렇듯 "그림으로 그려볼까?" 라길래 한번 시켜봤다.
묘하게 맞고 또 묘하게 이상해서 공유한다.
우선 x축은 '이론언어학 척도.' 오른쪽으로 갈수록 이론적인 논문을 선호한다. 그리고 y축은 아래로 갈수록 특정 분과/프레임워크 한정, 위로갈수록 보편적인 저널. 마지막으로 X 표시의 크기는 저명성? 유명한 정도? 할튼 얼마나 좋은 저널인가 그런걸 표시한다.
아래는 위 그래프를 생성하는 파이썬 코드다. 내가 만든 거 아니고 ChatGPT의 판단이다.ㅋㅋㅋ
import matplotlib.pyplot as plt
# Define positions (x,y) and more spread-out prominence scores (0-10 scale)
journals = {
"Linguistic Inquiry (LI)": ((0.9, 0.8), 9),
"NLLT": ((0.85, 0.7), 8),
"Phonology": ((0.8, 0.6), 7),
"Glossa": ((0.5, 0.9), 8),
"Lingua (post-2015)": ((0.4, 0.6), 3),
"Language": ((0.5, 1.0), 10),
"LabPhon": ((0.2, 0.7), 6),
"Journal of Phonetics": ((0.1, 0.6), 5),
"Computational Linguistics": ((0.3, 0.4), 7),
}
plt.figure(figsize=(10, 7))
# Scatter plot journals with size scaled more dramatically by prominence
for journal, ((x, y), prominence) in journals.items():
plt.scatter(x, y, s=prominence*200, marker="x", linewidths=2)
plt.text(x+0.02, y, journal, fontsize=9, va="center")
# Axes labels
plt.xlabel("Experimental ⟶ Theoretical", fontsize=12)
plt.ylabel("Specialized ⟶ General", fontsize=12)
plt.title("Map of Linguistics Journal Circles (Prominence by X size)", fontsize=14, weight="bold")
plt.grid(True, linestyle="--", alpha=0.6)
plt.show()
journals 변수를 보면 ChatGPT가 판단하는 저널들의 성격을 알 수 있다.
| 저널명 | 이론언어학 편중 척도 (0-1) |
분야 보편성 척도 (0-1) |
저명성 (0-10) |
| Linguistic Inquiry | 0.9 | 0.8 | 9 |
| NLLT | 0.85 | 0.7 | 8 |
| Phonology | 0.8 | 0.6 | 7 |
| Glossa | 0.5 | 0.9 | 8 |
| Lingua (2015년 이후) | 0.4 | 0.6 | 3 |
| Language | 0.5 | 1.0 | 10 |
| LabPhon | 0.2 | 0.7 | 6 |
| Journal of Phonetics | 0.1 | 0.6 | 5 |
| Computational Linguistics | 0.3 | 0.4 | 7 |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이 몇 가지 있다. 우선 나는 LabPhon이 더 높은 저명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Phonology가 LabPhon보다 더 분야 편중되어있다는 것도 납득이 안 된다.
하지만 사실 대화의 주요 주제가 Lingua의 몰락과 Glossa의 부상 정도였고, 다른 저널들은 곁다리로 언급된 것들이다. 사실 내가 석사 시작했던 당시, 이론언어학에서 "가장 좋은 저널"하면 Language와 Lingua 이렇게 쌍두마차 느낌이었다.
Language는 미국언어학회(LSA)의 flagship 저널로 100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언어학'이라는 분야 그자체에 결정적인, 역사적으로 중요한 논문들이 많이 실렸다. Bloomfield의 '언어학의 초심' 논문이 대표적이다.
언어학의 초심으로 돌아가기
0. 도입 및 요약지난 2024년 3월에는 미국언어학회(Linguistic Society of America)의 학회지 "Language"[링크]의 제 100권(volume)이 발간되었습니다. 1년에 1권(volume)이 나온다는 걸 생각하면 100주년이 된 것입니
linguisting.tistory.com
Lingua도 최고 정상급 저널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2015년 이후 Lingua는 사실 옛 명성을 다 잃었다. 이 저널을 발간하던 회사 Elsevier의 횡포로 2015년 주요 편집진이 다 뛰쳐나와버렸기 때문이다. 무슨일이 있었냐하면 이런 일이 있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2015년 당시에도 Elsevier같은 상업 출판사가 발행하는 저널은 구독료가 어마무지했다. 자신의 발견과 그런 지식이 퍼질수록 이득인 이론 연구자들은 이걸 아주 싫어했다. 그래서 Open Access라고, 구독료 없이 원하면 볼 수 있도록 논문을 유통하는 시스템에 대한 솬심이 높아지고 있었다.
이에 따라 Elsevier도 "오케이 우리 저널도 Open Access 선택적으로 도입하겠다. 근데 논문 유통이 아주 비용이 많이 드는 장사야. 그니까 만약 니 논문 Open Access로 발간하고 싶으면, 그 비용 니가 다 내도록 해. 그럼 모두가 볼 수 있게 오픈해줄게" 했다.
그런데 그 비용이 내 기억이 맞다면 1000유로인가 했다. 물론 학교 지원이 빵빵해서 1천 유로는 껌이라고 생각할 사람이 있을... 지도 모르겠지만 이건 말이 안 되는 것이다.

그래서 2015년에 Lingua 에디터들이 집단적으로 반발하여 새로운 저널을 만들었으니, 그것이 Glossa다. Glossa는 아예 Open Access로 발행되고 각종 기관으로부터 후원금을 받는다. 도서관에서도 후원금을 내는데, 논문 공개는 후원금 냈는지 여부랑은 상관 없다. 아무나 원하면 논문을 읽을 수 있다.
(이걸 실시간으로 관찰하고 있었다는 게 참 거짓말같지만..ㅋㅋㅋ 사실이다)
저널의 저명도는 논문의 품질로 결정되는 것이고, 논문의 품질은 에디터와 리뷰어의 수준이 결정하는 것이겠다. Lingua의 저명성 역시 그랬다. Johan Rooryck을 필두로 한 s-side의 엄청난 연구자들이 편집진으로 포진하고 있었기에 유명했던 것이다. 그런데 Johan Rooryck 부터해서 주요 편집자 리뷰어들이 다 이탈해버렸다. 그래서 지금은 Glossa를 Lingua의 실질적 계승자(?)로 보는 사람들이 많다.
위 표에서 Language가 10점이었고 그 바로 다음으로 Linguistic Inquiry (LI)가 9점을 받았다. 이건 인정. LI는 촘스키주의 연구자들의 베이스캠프 같은 것이다. 아마도 촘스키의 1세대 2세대 제자들이 서로의 연구를 돌려보기 위해 창간한 것같다. (주의: 철저히 외부인의 견해이고 농담임.) 아 물론 이론음운론 논문 중에도 LI에 실린 유명한 논문들이 많다. 대표적으로 제약기반 이론의 끝판왕으로 불리는 Maxent grammar 논문이 2008년 LI에 실렸다. 근데 그 느낌적인 느낌으로는, 약간 음운론으로 LI에 실리려면 그게 더 어렵다고 해야할까 그런 느낌이 있다. 촘스키언 통사론 논문들이 대부분이다, 정도로 해두자.
LabPhon과 Phonology는 다소 상보적(?)인 느낌이 있다. LabPhon이 막 뭔가뭔가 미국스러운 느낌에, 실험돌려서, 모델링해서, 정보이론에 따르면, 으아아아... 이런 느낌이라면 Phonology는 좀 차분하고 영국스러운데 뭔가 셜록홈즈같이 엄밀하고 차갑고 날카롭고 이론적인 느낌. 아 그리고 OT논문이 많이 실린다.
그냥 내 인상으로는 [J of Phonetics] ---- [LabPhon] <- -> [Phonology] 이런 구도인 것같다. LabPhon은 J of Phonetics를 엄청 좋아하고 많이 인용하지만 Phonology는 덜 그런 것같다. (이건 좀 나중에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을듯) 그냥 느낌적인 느낌이다.
아 또 LabPhon 과 Phonology 느낌 상 차이점이 하나 더 있다. 막 나이 지긋한 교수님이 있으면 연구실에 Phonology 저널이 옛날식으로 제본된 책으로 (그니까 옛날식으로 논문 몇편이 한 권의 책으로 나온 그거) 연달아서 책꽂이에 꽂혀있다. 즉, 도서관이 아닌 개인이 잡지 받아보듯 받아본 느낌. 그런데 LabPhon은 그런식으로 책으로 묶여 나오는 것조차 상상이 가지 않는다.ㅋㅋㅋ 아마 애초부터 실물 책으로는 안 나왔을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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