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요약
코로나 이후에 캐나다 대학원 석사 혹은 박사과정에 지원한 사람이 늘었습니다. 정원은 동일한데 지원자가 늘었다는 것은 경쟁률이 올라갔다는 의미겠지요. 지원자 입장에서 캐나다 박사과정 경쟁률에 대해 궁금했었는데, 한번 글을 써야지 생각만 하다가 이제 쓰게되네요.
1. 입시과정
캐나다에 위치한 우리학교에서는 현재 2021년 9월 입학할 신입생 선발과정이 진행 중입니다. 캐나다 대학원 역시 미국과 입시 시즌이 비슷한데요. 9월에 입학하는 것이 똑같아서 그런가봅니다.
올해 9월 입학할 학생을 모집하는 것이면, 그전 1월까지 원서를 모집하고, 서류전형 및 인터뷰를 쭉 진행한 다음 이르면 3월, 늦어도 5-6월에는 '오퍼'(offer)를 보냅니다. 서류전형에서는 주로 학업계획서와 연구 포트폴리오를 보고, '의외로' GRE와 TOEFL 성적이 결정적이진 않습니다. GRE는 안보는 대학이 많고, 보더라도 줄세우기식으로 본다는 느낌보다는 최저기준으로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외국인 학생 선발의 경우, TOEFL을 최저기준으로 삼는다고 알고 있습니다. 인터뷰에 대해서는 별도의 포스팅을 썼으니 그쪽을 참고해주세요. (링크)
서류전형과 면접 모두 통과하면 오퍼라는 것을 학생들에게 보냅니다. 즉, 학생들에게 합격발표를 하는 것입니다. 학교 입장에서의 '오퍼'가 학생 입장에서는 '합격자발표'가 되겠지요. offer는 사실 영미 계약법에 나오는 개념이죠. 오퍼 보내고 상대가 수락하면 계약성립. 오퍼와 불합격 통보는, 옛날에는 우편으로 왔고 요즘엔 다 이메일로 옵니다. 제 경우는 일부 학교에서 이메일로 불합격 통보를 한 다음에 한국 주소로 다시한번 불합격통보 편지를 받기도 했습니다.ㅠㅠ (저뿐만이 아니었나 봅니다.ㅋㅋ) 오퍼를 받은 학생들은 일정기간 내에 acceptance 의사를 표현해야 합니다. 뭐 공식적으로 뭘 했던 것 같진 않고, 오퍼 이메일에 "accpept하겠다"라고 답장을 보내면 됐습니다.
사실 모든 학생은 단 하나의 학교에 입학할 수 있기 때문에 대학 간에 눈치싸움이 좀 있는 편입니다. 대학에서는 최대한 accept할만한 학생에게 오퍼를 보내는 게 유리하겠죠. 그래서 제 경우에는 "오퍼를 보낼까 말까 하는데, 만약 우리가 오퍼 보내면 accept할거니?" 라는 메일도 몇 곳에서 받아보았습니다. 답장을 안하면 "아 얘는 우리학교 올 생각이 없는 애구나"하고 오퍼자체를 안보내주더라구요.ㅋㅋㅋ
2. 코로나 시국
코로나 이후로 모든 수업과 연구가 온라인으로 진행되면서, 사실 실용적으로 유학이 필요할까에 대해 저는 정말 회의적으로 변했습니다. 어짜피 온라인으로 논문을 읽고 미팅을 하고 학회발표를 하고 논문을 내는데, 몸이 한국에 있건, 캐나다에 있건 딱히 차이가 없어보이더군요.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물리적으로 캐나다에 있을 것'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기는 합니다. 아무리 학부 수업이 온라인으로만 이루어진다고 하더라도, 조교 임용은 물리적으로 캐나다에 있을 것을 조건으로 합니다. 왜 그런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아마 정말 조교자리가 필요한 사람에게 우선 배정하려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저는 코로나 시국이 되면서, 해외 출국도 자유롭지 않은 상황이므로, 우리학교 대학원 입학 희망생은 더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막, '캐나다에 있기는 싫은데 캐나다 대학 학위가 필요하다' 이런 게 아니라면 딱히 코로나때문에 지원자가 늘 이유는 없을 것 같았지요.
3. 높아진 경쟁률
하지만 현실은 늘 예상과 다른 것 같습니다. 미팅 중에 입학전형 진행되는 과정 이야기가 나왔는데, 올해는 무려 140여명이 최종 지원했다고 합니다. 참고로 우리대학은 오퍼를 한 15명에서 20명에게 보내고, 그 중에서 입학생은 적으면 5명, 많으면 10명 정도입니다. 만약 이전처럼 오퍼를 20명에게 보낸다고 하더라도 경쟁률이 7:1에 달하는 것입니다. 평년에는 적으면 3-40명, 많아도 5-60명 선을 넘는 법이 없었는데, 이렇게 지원자가 많은 데에는 코로나밖에 다른 이유를 찾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정말 사람들은 '물리적으로 캐나다에 있기는 싫지만, 캐나다 대학원 학위는 받고싶다'는 심정인 것일까요?
저희과는 입학정원이 아주 빽빽하게 고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교수님들이 본인의 지도역량에 여유가 있고, 지원자 중에 자신의 연구방향과 연구의 결이 같은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을 뽑습니다. 흔히 Research fit이라고 부릅니다. 마치 러닝메이트처럼 긴 시간을 함께해야하기 때문에 research fit은 매우 중요합니다.
비록 확정된 입학정원이 없다고 하더라도 한 해에 받을 수 있는 학생의 수는 물리적으로 제한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사실 우리학교는 학생을 뽑으면 생활비(stipend)를 보장해 주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습니다. 그래서 아마 한 해에 뽑을 수 있는 정원은 10명남짓일 것입니다.
지원자들은 경쟁률을 사전에 알고 지원할 수 없습니다. 제 경우는 지원하려는 대학별로 '과거 지원자수 통계가 있는가?'를 물어보기도 했습니다만, 대체로 비공개였습니다. 제가 현재 다니고 있는 학교 역시 '과거 경쟁률 통계'는 비공개였습니다.
올해 9월이 기다려집니다. 7:1의 경쟁률을 뚫고 입학한 우수한 영재들을 만나게 될 테니까요. 여러모로 저는 운이 참 좋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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