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이야기: 한국어 유음화 실험을 하게 되었다.['실험은어려워' 시리즈 보기])
윤리 통과도 했겠다, 이제 실험만 진행하면 된다. 그런데 내가 준비가 다 되었다고 실험을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내 실험에 참여해줄 사람을 모집하는 일이 남은 것이다. 실험참가자를 모집하기 위해서 작은 게시물을 만들어서 캠퍼스 내 게시판에 붙였다. 지금이라면 에브리타임이나 당근 등의 앱을 이용할 것이지만, 그때는 아직 그런 앱이 없었다. 그래서 다소 오프라인이었다.
게시판에 붙일 홍보 게시물에는 실험에 대한 간단한 소개와 보상, 어떤 사람들을 모집하는지, 그리고 내 연락처와 PI (교수님) 연락처를 남겼고 관심있으면 카톡이나 문자로 연락을 달라고 적었다. 이때 실험 그자체에 대한 목적은 적지 않는다. 유음화 실험이라고, ㄹㄴ/ㄴㄹ 있을 때 얼마나 ㄹㄹ로 발음하는지 얼마나 ㄴㄴ로 발음하는지 볼 거라고 스포일러를 해버리면 안 되지 않겠는가.
학교 내 게시판에 게시물을 붙일 때에는 그 게시판을 담당하는 학과사무실 등에 허가를 받았다. 게시물을 다 인쇄해가면 도장을 찍어주는 식.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학과사무실보다는 더 높은 단위의 사무실에 방문하는 게 더 효율적이다. 처음 20장 정도를 가져다가 학과 사무실에 도장을 받았는데, 게시판에 붙이면서 보니까 학과사무실이 아닌 대학(인문대학/사회대학 등) 사무실에서 도장을 받은 게시물들이 있었다. 난 그냥 20장 정도 붙이고 끝냈는데, 아마 다음에 기회가 있다면 더 많은 게시물을 대학사무실에서 도장받는 편이 더 효율적일 것 같음.
게시물을 통한 홍보와 동시에 학부 1학년 수업 두 군데에 들어가서도 실험홍보를 하였다. 수업 직전이나 수업 직후에 5분정도 시간을 빌려서 실험 홍보 게시물을 슬라이드쇼로 띄우고 간단히 내 소개를 한 후, "한국어 읽기 실험, 참여하면 얼마 현금보상 받는다"고 홍보했다. 질문도 받았는데, 질문을 하는 사람은 없었다 (다행히도?)
실험 진행 자체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편에 적을 것이지만, 피실험자 모집과 실험 진행은 사실 동시에 진행됐다. 실험 홍보 시작 다음날에 피실험자 한 명이랑 약속이 잡혀서 바로 녹음을 시작할 수 있었다. 그 이후부터는 실험 진행하면서 참가희망자랑 연락하고 약속잡고 저글링을 하며 실험을 했다.
랩 단위에서 실험할 경우, 실험 홍보+연락과 실험 집행을 분담해서 하는 듯하다. 하지만 "나는 개인이오." 🫠 그래서 몸이 두개였으면 딱 좋겠다고 생각하던 시절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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