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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학으로 박사유학/팁

영어 공부하고 있네

sleepy_wug 2024. 8. 24.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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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이 포스팅은 무엇?

이 포스팅에는 살면서 만나 본 영어 표현 중 재밌다고 생각했던, 혹은 한마디 보태고 싶었던 것들을 모아놓습니다. 저는 태어나서부터 학부/석사까지 한국에서만 공부했기 때문에 이런 표현들이 신기하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생각날 때마다 목록에 계속 추가할 생각입니다.

 

다른 블로거분들이나 유튜버들이 유사한 컨텐츠를 하는 것을 보았는데, 일부러인지 자극적으로 제목을 뽑는 것인지 "한국인들은 절대 모르는 영어표현"류로 소개하는 듯합니다. 저의 의도는 그런 게 아닙니다. 한국에서 배운 영어를 하더라도 소통에 문제가 없으면 그 자체로 '완벽한' 영어입니다. 

 

아래 목록에서 아주 짧게 각 표현들을 소개합니다. 각각은 독립적이니 옴니버스 식 구성의 포스팅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목차

     

     

    1. 표현들

    1.1 just wanted to ask you...

    참 많이 주어들었던 표현이다. 공손하지만 격식은 없게(polite but informal) 질문을 시작할 때 쓰는 go-to 표현이다.

     

    I just wanted to ask you a clarification question. Can we go to Slide X? 

     

    정도를 그냥 덩어리로 아무생각없이 말하는 듯하다. 조금 큰 학회나 유명한 사람의 키노트라면, 청중으로서 질문할 때 마이크 받아 할 때도 있는데, 다들 얼추 아래와 같이 말문을 여는 것같다.

     

    Hi, I'm (first name) at (university). Thank you for the talk (뭐 대충 잘들었다는 말). I just wanted to ask you about....

     

    1.2 gotta run

    먼저 일어나야 할 때, 뛰지 않을 거면서 run이라고들 한다. 

     

    "I gotta run (but I won't necessarily). 뛰어야 할 상황이지만 굳이 또 그러진 않을 것임." 뭐 이런 느낌일 수도 있겠다.🤣

     

    이제는 gotta go하면 "(가기싫은데) 갈 수밖에 없어" 이런 뉘앙스인 것같다. 

     

    gotta와 관련해서 여담으로, "(내가) ...해야해" 표현할 때 쓰는 표현이 다채로운 것같다. have to, need to, have got to, ought to... 

     

     

    1.3 hot/spicy/heat

    90년대에 한국에서 영어를 처음 배워서인지, 음식이 '맵다' 할때 기본값으로 hot을 생각하는 버릇이 있었던 것같다. 도대체 왜 이렇게 가르쳤는지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한국사람 만날 때마다 자주 물어보곤 하는데, 내 또래에서도 맵다=hot 이렇게 배운 사람은 또 드문 것 같기도 하다.

     

    맵다는 표현은 spicy가 기본값인 것같다. 물론 hot을 사용하긴 하지만 spicy:hot = minty:cool 이런 대응 처럼 비유적/간접적 용례인 듯하다. 또한 국물이나 튀김은 맵지않고도 뜨거울 수 있으니 아무래도 hot은 혼동될 수도 있겠다. 

     

     

    1.4 go-to

     

    go-to는 '즐겨찾는' 혹은 'X하면 Y' 정도를 의미하는 go-to expression이다.🤣 Favourite을 정확히 대체한다. 

     

    Papa Burger is my go-to at A&W. 같이 사용하면 My favourite menu at A&W is Papa Burger. 정도의 의미.

     

    여담으로, 나의 첫 프로그래밍 언어는 Basic이었다 (노땅인증). Basic에서 GOTO는 예약어이다. 위에 언급된 짤은 그걸 이용한 밈이다. 그래서 Go to 자체는 이미 내 머리속 렉시콘에 하나의 형태로 있지만 그걸 아무때나 꺼내쓰게 된 지는 얼마 안 된것 같다. 

     

    1.5 squeeze in

    한국어에 망중한(忙中閑)이라는 표현이 있다. 중국어나 일본어에서는 흔히 쓰이지 않는 표현인 듯 하다. 다만 중국어에서는 망중유한(忙中有閑)과 같은 절 구성이 가능하다. 성어까지는 아니고 忙中有X '바쁜 중에 X있다' 식의 절 구성이다. 忙中有錯 등.

     

    squeeze in은 약간 그런 느낌이다. 바쁜 가운데 휴식을 squeeze in할 수 있고, 바쁜 스케줄에도 잠시 틈을 내서 사랑하는 사람에게 연락할 수 있다. 이렇게 틈을 내서 비집고 집어넣는 것을 squeeze in이라고들 하는 것 같다.

     

    한번은 학회에서 내가 통로쪽 자리에 앉았는데 자리가 없어서 누군가가 mind if I squeeze in? 하기에 들여보내주었다. 나중에 생각이 나서 사전을 찾아보았는데 M-W, Cambridge 등에 언급된 풀이와 용례를 봐서는 squeeze in을 "공간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흔하지 않은 듯하다. 그러나 원래 인간은 시간과 공간을 자주 혼동하지 않는가. 특히 비유적인 표현에서 시간은 공간처럼 묘사되고 공간은 시간처럼 묘사되곤 한다. 아마도 squeeze in 역시 공간적으로 비집고 들어가거나, 낑겨앉거나 등등에 쓸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

     

    1.6 no, yeah, right, for sure

    나는 한국어로도 small talk이 힘들다. 아니 고백하자면 영어보다 한국어로 small talk하는 게 힘들다. 여기 온 다음에 small talk이 늘었다.

     

    가만보면 no, yeah, right, for sure를 구성해서 내용없는 돌려막기용 빈말을 만드는 것같다. 4가지 중 2개를 permutation하면 12가지 표현이 나오는데, 이걸 small talk 상황에서 돌려쓰게 된다. 부정적인 말을 들었으면 no right. no for sure. 긍정적인 말이나 그냥 상대방이 계속 말하는 도중 맞장구 칠 때 yeah for sure, yeah right, yeah yeah, yeah no, (마지막 건 결국 부정응답)... ㅋㅋㅋㅋ

     

    심지어 3개를 조합할 수도 있는 것같다. 예를들어

     

    yeah no for sure. 엥 진짜? 말도 안됨.  

     

    no yeah no 그냥 안되는 거야. 

     

    yeah yeah no 알았으니까 그만 말하고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야.

     

    등.

     


    기왕에 small talk 얘기 나온김에, 처음 토론토에 살았을 때랑 이곳에 왔을 때, 한동안 도대체 사람들이 어떻게 small talk을 하나 궁금해서 카페에 가도 캐시어 보이는 자리에 앉았고 버스를 타도 운전석과 출입문이 보이는 자리에 앉았다. 사람들의 interaction을 관찰하는 감시카메라를 설치할 수 없는 노릇이니 내가 감시카메라를 자처한 셈이다.

     

    How are you?에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가 큰 고민이었던 때도 있었다. How are you? 에 대해 I'm fine thank you and you? 를 조건반사로 내뱉으라고 배울 정도로 내가 나이가 많은 것도 아니고 심지어 "I'm fine thank you and you"하면 안 된다고 경고(?)를 듣던 세대다. (그러나 그 누구도 I'm fine...를 대신할 대답은 알려주지 않았음. '알아서 잘해야 함' 이런느낌이었던가)

     

    심지어 주문하려고 줄 설 때도 머리속으로 할 말을 인사 포함해서 되뇌이다가 순서가 되면 생각한 그대로 말하곤 했다. (요즘엔 키오스크가 많지만 내가 처음 왔을 땐 키오스크 자체가 없었다. 그보다 이제 누구도 점원이랑 인사 안함

     

    지금은 그냥 how are you?의 대답은 how are you?다. 🤣 "안녕하세요?"가 진짜로 안위를 걱정하는 말이 아니듯 how are you도 진짜로 "너의 상태가 어떠니?"를 묻는 말이 아니다. 주문할 때는 줄서있을 때 멍때리고 있다가 주문할 때가 되서야 뭐먹지를 고민하는 지경이 되었다. 사실 주문 시간 오래끌면 음식점 알바 입장에선 이득이다. 뒤에 줄선 사람도 별로 신경 쓰지 않는 듯하다.

     

    그러나 여전히 small talk은 어렵다. 그런데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여기서도 뒷담화가 가장 확실한 small talk 주제인 것같다. 교수는 학생 뒷담화, 학생은 교수 뒷담화. 그래서 TA하다보면 Teaching team meeting에서는 같이 '요즘 대학생들은 말이야...' 얘길 하고 이어서 office hour에는 '이번 수업 교수님은 말이야...' 얘길 한다. 다만 뒷담화를 할 때는 아주 generic한 이야기를 하고 말전달을 안 하는 쪽. generic한 단점(?)들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진짜 쿨하다. "맞어 나 그래. 그래서 어쩔건데?" 라는 느낌.

     

    언어학과 사람들 중에도 나처럼 small talk을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런 사람들이랑은 진짜 '갑자기 분위기 언어학' 스러운 이야기가 펼쳐지기 때문에 오히려 좋다. 심도있는 이야기가 되려면 칠판이 필요한데, 그래서인지 언어학과 라운지는 벽 자체가 수성 마커로 쓸수있게 되어있다.

     

     

    2. 결론

    결론은 따로 없다. 굳이 결론을 만들자면, 주변에서 쓰는 언어표현에 늘 관심이 가집시다,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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