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요약
선문답같긴 하지만 질문 이전에 이미 답이 주어져있었을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랜만에 카테고리 이름 '생각나는대로'에 맞게 생각나는대로 생각의 흐름대로 쓴 글입니다.

목차
1. 사람처럼 도출하지 않은 모델
나의 transformer model이 사람과 정반대의 도출을 했다.
내 논문의 한 기둥이기 때문에 이걸 빼놓을 수는 없다. 사람과 모델이 다른 결과를 낸 것을 '실패'라고 해야 하는지의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이 결과가 '놀랍다'(혹은 '예측에 벗어난다')는 건 부정할 수 없다. 그래서 좋은 설명이 필요하다.
내 상황을 부연하자면 이렇다.
"사람 실험에서 이러저러한 결과가 나왔고, 그건 투명하게 train한 transformer model에서 예측하는 결과와 같습니다" 라면 시시하지만 안전하고 깔끔하다.
반면 "사람 실험했더니 A라고 나왔는데, transfomer model은 Ɐ (아주 그냥 정반대) 라고 나왔습니다. 데헷 😝" 라고 끝낼 수는 없다.
그걸 읽는 모든 사람들이 "이게 뭔 개소리야?" 라는 반응을 보일 것이기 때문.

그래서 결과가 '말이 되도록' 해석을 해야 하는데, 어떻게 할 건가 상당히 오랜 시간동안 고민하고 여기저기 묻기도 하는 중이다.
2. Sour Grapes
Sour Grapes pattern이라고 있다. 어원의 학습가능성 연구 얘기하다가 갑자기 신포도가 왜나오냐? 하면, 일단 말이 좀 길어진다.
이론음운론에서 Sour Grapes는 모음조화(vowel harmony)의 파생문제이다. 그러니까 모음조화 이야기부터 하고 신포도 이야기를 한 다음 왜 1958년에서 답을 찾을지도 모르는지를 설명하겠다.
모음조화가 뭔지 안다면 시간낭비하지 말고 2.2로 넘어가자. 1958년 이야기는 섹션 3에 나온다.
2.1 모음조화
그럼 일단 모음조화가 뭐냐? 모음조화는 일정한 범위(단어 등) 내에서 모음이 성격이 서로 닮아져서 비슷하게 발음되는 현상이다. 중간에 자음이 껴있어도 (음운론적으로는) 건너뛴다.
2.1.1 대표적 패턴 소개
튀르키예어(Turkish)가 모음조화의 아주 교과서적인 예시다. 이 언어는 모음조화가 이중으로 나타나는데, 전설모음끼리끼리, 후설모음끼리끼리 나오기도 하고 원순모음끼리끼리, 비원순모음끼리끼리 나오기도 한다. 전후설 모음조화를 아래에 예시한다.
(1) 튀르키예 전후설모음조화 (Özçelik 2024: 133)
| 주격 | 대격 | 뜻 | |
| a | [kir] | [kir-i] | "dirt" |
| b | [kɯr] | [kɯr-u] | "prairie" |
| c | [tur] | [tur-u] | "tour" |
| d | [ter] | [ter-i] | "sweat" |
| e | [kar] | [kar-u] | "snow" |
| f | [kor] | [kor-u] | "ember" |
똑같이 대격을 나타내는 접미사가 붙는데, 그 접미사는 2가지 형태를 가진다. 어간에 있는 모음이 [i, e]이면, 접미사는 [i]로 쓰고, 어간에 있는 모음이 [ɯ, u, a, o]면 같은 의미의 접미사는 [u]를 쓴다.
[i, e] vs. [ɯ, u, a, o] 의 구도다.
두 모음을 구분짓는 게 무엇인지 알기위해 IPA 모음차트를 보자. 노파심에 말하지만 IPA 모음차트는 음성학적(음향음성학적) 정보를 제시하는 것이고, 그것을 [i, e] vs. [ɯ, u, a, o] 이런 식으로 분류하는 건 음운론적으로 하는 것이다. 이 얘길 하는 이유는 [a]의 문제 때문이다.

위 차트에서 빨간색 모음이랑 파란색 모음이랑 음운론적 행동이 다르다.
- 어간에 빨간모음이 나오면 접미사는 [i]
- 어간에 파란모음이 나오면 접미사는 [u]
빨간모음들은 음성학적으로 전설모음이고 [i]도 전설모음이다.
파란모음들은 음성학적으로 후설모음이고 [u]도 후설모음이.... 면 좋겠는데, [a]가 문제다. [a]는 음성학적으로 전설모음이잖아?
[a]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1. 이거 사실 모국어화자 발음 녹음해서 들어보면 후설모음 [ɑ]로 발음되는데, 오타난 것이다. 따라서 파란모음은 사실 다 후설모음이다.
2. 해당모음의 실제 발음은 중요하지 않다. 전설모음 [a]로 발음될 수도 아닐수도 있다. 다만 해당모음은 다른 후설모음과 자질을 공유한다.
1번 설명은 직관적이다. 그러나 '정말로 그런지'를 실증적으로 증명해야 하므로 함부로 주장할 수 없다. 2번 설명은 실증적 설명 책임이 덜하다. 개별언어의 음성학에 깊이 들어가지 못하는 우리학교 학부 음운론개론 커리큘럼에서는 2번 설명이 표준이다. 중요한 건 실제 모음이 객관적으로 어떤 F2값의 분포를 가지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F2값은 전후설모음을 구분한다). 중요한 음운론적 사실은 튀르키예어에서 저모음 음소는 하나라는 것이고, 그 모음 음소가 후설모음과 비슷하게 행동한다는 것이다. 해당 음소가 실제로 입 밖으로 나올 때, 그것의 음성학적 형태가 [a]에 가까운지 [ɑ]에 가까운지는 일단은 중요하지 않다.
사실 이 [a]의 문제는 음운론 학부 수업에서 과제로 단골로 나오는 문제다. 시험으로 내기엔 부담스럽고 충분히 상의하고 질문하고 생각도 할 수 있는 과제로 내기에 적합하다. 문제1: Turkish Vowel Harmony 패턴을 설명하세요. 문제2: 그럼 [a]는? 이런식. 학부생은 1번 설명이든 2번 설명이든 제시하면 만점을 받는다. 개인적으로 채점할 땐 2번 설명을 멋있게 하는 학생들이 더 멋있지만, 대부분 음성학적 근거 없이 1번 설명을 한다. 그래도 코멘트없이 A.
2.1.2 OT제약 설명
표준적으로 최적성이론에서는 모음조화를 포함한 각종 조화 현상을 설명할 때 유표성제약 Aɢʀᴇᴇ(F) 와 각종 충실성제약의 제약서열을 이용한다.
아주 통상적으로 조화 현상을 이끌어내는 제약서열 순서는 아래와 같다.
(1) Aɢʀᴇᴇ(F) ≫ Iᴅᴇɴᴛ-IO(F, stem) ≫ Iᴅᴇɴᴛ-IO(F)
Def. Aɢʀᴇᴇ(F): *[αF, V] C₀ [αF, V]
Aɢʀᴇᴇ(F): 어떠한 자질 F에 대하여, 유표성 제약 Aɢʀᴇᴇ(F)는 모음의 연쇄 중 F 자질 값이 다른 후보에 *를 평가한다.
Iᴅᴇɴᴛ-IO(F, X): 동일한 자질 F에 대하여, 충실성 Iᴅᴇɴᴛ-IO(F, X)는 Input과 Output 사이에 F 자질 값이 달라진 후보에 *를 평가한다. 이때 평가의 범위는 X로 한정된다. 이때 X는 형태론적 범위다. 막 "음절 2개" 이런 범위가 아니다.
참고로 C₀ 는 무엇일까?
실제로 발음할 때는 "C sub zero" 라고 발음하고 의미는 "중간에 자음이 0개 이상이다" 정도다. 학부생들 중 "C₀가 뭔가요?" 물어보는 사람은 공부 잘하는 사람이다. "C₀가 뭔가요?" 안 물어보는 사람은 이미 C₀가 뭔지 알고 있거나, 혹은 그게 뭔지 모르고 있다는 것도 스스로 모르는 사람이다.
이 제약들을 (1)에서 나온 전후설모음조화 ([back] 조화)에 적용하면 얼추 이렇다. "F"자리에는 실제 자질의 이름인 back을 넣는다.
우선 (1a) [kir-i] (뜻은 아마도 "흙을"?) 도출해보자.
| /kir-{i, u}/ | Aɢʀᴇᴇ(back) | Iᴅᴇɴᴛ-IO(back, stem) | Iᴅᴇɴᴛ-IO(back) | |
| ☞ | i. kiri | |||
| ii. kiru | *! | |||
| iii. kɯri | *! | * | * | |
| iv. kɯru | *! | * | ||
대격표시자 [-i]의 기저형은 -i일수도 -u일수도 있다. 이 경우엔 상관없다. 나는 특정 기저형을 상정하지 않겠다. 어떤걸 설정해도 설명이 가능하다면 설정하지 않는 게 타당하기 때문이다. 위의 Tableau에서 Iᴅᴇɴᴛ-IO(back, stem) 제약이랑 Iᴅᴇɴᴛ-IO(back) 제약이 똑같은 평가를 내리는 이유는 이렇게 기저형 고정 안했기 때문이다. 만약 고정한다면 두 제약이 다른 평가를 내린다. 예컨대 /-i/로 고정하면 후보 iv는 Iᴅᴇɴᴛ-IO(back)을 두 번 위반한다.
이번엔 (1b) [kɯru] (뜻은 아마도 "초원을"?)를 도출해보자. 후보가 똑같지만 기저형 모음하나 다르다. 모음하나 바꿨는데 Tableau가 상하반전되어버렸다. 음운론자들은 이런 구도를 좋아한다. 심미적으로 아름답지만 실용적으로도 그냥 위에 있는 표를 복붙하고 수정하면 되기 때문이다.
| /kɯr-{i, u}/ | Aɢʀᴇᴇ(back) | Iᴅᴇɴᴛ-IO(back, stem) | Iᴅᴇɴᴛ-IO(back) | |
| i. kiri | *! | * | ||
| ii. kiru | *! | * | * | |
| iii. kɯri | *! | |||
| ☞ | iv. kɯru | |||
(1)에 있는 다른 단어들은, 만약 수업이라면 숙제로 내기 딱 좋은 모먼트...
2.1.3 Blocker의 출현
모음이 무조건 다 조화된다면 얼마나 조화로운 세상일까. 그러나 모음조화의 모든 것이 설명된 그런 조화로운 세상에서 음운론자는 좋은 연구주제 하나를 잃어버릴 수도 있다.
완벽한 조화에 이르지 못하게 하는 빌런이 있다. 바로 blocker다.
앞서 튀르키예어에는 [back]-harmony (전설모음끼리 후설모음끼리)도 있지만 [rnd]-harmony (원순모음끼리 비원순모음끼리)도 있다고 했다. 그런데 복수형 접미사 /lar/는 빌런이라 후설원순모음 형태가 없던 것으로 기억한다. (정확한 패턴이 당장 기억이 안나네) 문제는 얘때문에 [rnd]-Harmony가 막힌다는 것이다. 너무 진지해서 농담을 농담으로 받지 못하는 killjoy가 따로 없다. 갑분싸를 만든다.
/lar/이 어떻게 갑모싸(갑자기 모음조화 싸하게) 만드는지 보자.
[kul-lar-ɯ] 라는 단어가 있다. "노예-들-의" 라는 뜻이다. /kul/가 어간이다. 어간의 모음 /u/가 가진 [+round]를 기반으로 [rnd]조화가 지켜진다면 *[kul-lar-u] 라든가 *[kul-lor-u]이렇게 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
중간에 낀 복수형 접미사 /lar/를 빼놓고 보면 [kul-u] "노예-의"가 된다. 단어 전체가 원순모음으로 조화로운 아름다운 모습이다. 즉, /lar/가 문제다.
이렇게 장판교의 장비마냥 중간에 껴서 조화를 가로막는 걸 blocker라고 한다. 모음조화 한정, opaque vowel 이라고도 한다.
형식적으로 표현하자면 아래 (3b-c)와 같다.
T는 튀르키예어의 어간모음처럼 조화의 원천이 되는 trigger,
H는 T와 자질이 같은 분절음 (조화를 거친 결과든 거친 결과가 아니든 무관)
U는 T와 자질이 다르고, 따라서 H와도 자질이 다른 분절음이다.
(3) 조화 현상의 빌런 blocker (T: trigger, H: harmonized, B: blocker, U: unharmonized)
a. THH
b. TBU
c. UBT
(3a)는 그냥 평범한 조화 패턴이다. Trigger 따라서 분절음 모두 같은 자질값을 가진다.
(3b)는 Trigger로부터 오른쪽 방향에 있는 B에서 막혀서 자질 조화 없다.
(3c)는 Trigger로부터 왼쪽 방향의 B에서 막혀서 자질 조화 없다.
2.2 Sour Grapes (드디어)
이렇게 Aɢʀᴇᴇ(F) 계열 제약으로 조화를 처음 설명한 건 Eric Baković의 2000년 Rutgers dissertation이다. 그런데 Baković의 시스템에는 흥미로운 지점이 두 가지가 있다. 첫째, 순방향, 역방향 개념이 없다. 둘째, Aɢʀᴇᴇ(F)는 적용 범위를 따로 설정할 수 없다. 첫째 지점은 규칙기반 이론에서 조화를 설명하는 방식과 비교할 때 중요한 지점으로 자주 언급되고, 사실 난 이 글에서 규칙기반 이론의 '규'자도 안 꺼냈기에 사실 이 지점에 대해서는 할말이 없다.
근데 "적용 범위를 따로 설정할 수 없다" 라는 장치때문에 후폭풍이 몰아친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blocker가 없으면 분절음들이 일렬로 쫙 조화되어야 하고, blocker가 있으면 조화가 아예 막혀야 한다.
그래서 누군가 이렇게 말했다.
???: 그럼 막 아래같이 blocker가 엄청 멀리있는데 조화 안 일어나는 패턴도 가능하다는 거임?
(4) Sour Grapes (과장이 심함)
a. TUUUUUUUBU
b. UBUUUUUUUT
???: 무슨 시력 2.0 2.0인 여우가 지나가다가 "저 멀리 있는 포도는 딱 봐도 신포도일 거야" 하고 아예 발길을 돌리는 것도 아니고ㅋㅋㅋ
이렇게 처음 말한 사람(주의: 딱 저렇게 말하진 않고 고상하게 말함)은 Colin Wilson 20031인 것 같다. 아마 더 이전에 문제제기를 한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Wilson 2003에서 Sour Grapes라고 이름을 붙인 건 맞는 듯하다.
자연언어에서 Sour Grapes의 사례가 발견된 적은 없다. 존재할 수 없는 않는 가짜 패턴(?)이다. 아니다, 사실 존재할 수 있지만 그냥 아직 자연언어에서 발견되지 않았을 뿐이다...... 사실 이 부분에서 아주아주 이견이 분분하다. 학습이 가능하다 그냥 우리가 아직 모르는 언어에 있을 수 있다 이렇게 말하는 연구도 있고, 학습이 아예 불가능하다 그러니까 아예 존재할 수 없는 패턴이다 이런 연구도 있다.
근데 확실한 건 (신경망) 기계학습으로는 학습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3. O'Hara and Smith (2019)
Sour Grapes를 다룬 O'Hara and Smith (2019)2를 읽다가 Chomsky Hierarchy를 인용하며 stage setting (논의 분위기 잡기?? 맥락 설정??) 하는 걸 봤다.

그 논문 자체는 Sour Grapes pattern의 연산적 복잡성을 sub-regular system으로 설명하는 것이고 더 나아가 음운론의 복잡성이 Chomsky Hierarchy 상 어디에 위치하는지에 대한 논문이었다.
4. Apples and Oranges in Chomsky Hierarchy
사실 이 얘기 하려고 밑밥을 엄청 깔았다.
4.1 Chomsky Hierarchy가 뭐지
Chomsky hierarchy는 Chomsky (1956)에 나오는데, 연쇄(sequences)의 복잡성에 대한 위계이다.
자연어나 프로그래밍언어나 어떠한 단위들(단어든 형태소든 음소든)을 일정한 순서로 나열하는 '생성' 과정이다. 그런데 '일정한'이라는 표현에서 알 수 있듯이 모든 것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너무나 당연하지만) 매번 생성할 때마다 무작위로 막 아무 단위나 내뱉을 수는 없다. 아무리 언어가 창의적이더라도 매번 소통할 때마다 신내림받듯 형태소를 일정한 순서 없이 내뱉는다면.

즉, 규칙에 따라 나열된다.
이 규칙의 복잡성에 따라 Regular, Context-free, Mildly Context-sensitive, (Fully) Context-sensitive 이렇게 단계를 나눈다.
Chomsky 1956을 직접 찾아보기가 귀찮아서 정확히 맞는진 모르겠지만, Type 0 부터 Type 3 까지로인가 별칭을 붙여서 설명한다.
인간 언어는 얼추 Context-free 수준의 복잡성을 가지고 일부 제한적인 Mildly Context-sensitive한 예시가 존재한다고 한다.
인간 언어는 완전 맥락의존적(Fully context-sensitive)이지는 않은데, 이때 맥락 의존적이 뭔 소리인가 하면 이런거다. 아무리 언어가 수미상관을 지킨다지만 철저히 수미상관을 지켜서 "*오늘은 밥을 먹었다었먹 을밥 은오늘" 이렇게 막 거울 보는 것처럼 할수는 없다. 똑같은 단어를 반복해서 좀 이상한데, 다른 예시를 들어보자.
다른 완전맥락의존적 언어형태는 이런걸 들 수 있겠다. 언어는 문장 끝(이라는 맥락)을 막 미리 예상해 놓고 동사를 문장 끝나기 전 3번째 형태소로만 넣어야 한다 이렇지는 않는다. "Alex smiled fast." 라는 문장을 보면 맞는 것 같지만, *"He dirt eat-ed fast"(엄마쟤흙먹어) 라든가 *"Smile Alex did" 이러지 않는다. 또한, 논리적으로는 가능해도 "*밥을 그리고 선생님을 먹고 존경했다" 이렇게 할 수는 없다3. (사실 무식해서 이게 맞는 소린지 잘 모르겠다. 오개념일 수 있는 위험이 있지만 일단 내가 이해한 걸 내뱉자니 이렇다. 오개념이면 알려주세요.)
따라서,
- Regular rule로 연쇄를 생성하는 기계는 자연어를 과소생성하고
- (Fully) context-sensitive rule로 연쇄를 생성하는 기계는 자연어를 과대생성한다.
다시말하면,
- Regular rule로 연쇄를 생성하는 기계는 자연어 문장 중 일부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 (Fully) context-sensitive rule로 연쇄를 생성하는 기계는 자연어의 일부가 될 수 없는 연쇄를 만들어낸다.
예를 들자면,
- RR기계: "나는 [밥을 먹은 것]-을 후회한다" 같이 안긴문장을 생성하지 못한다.
- FCS기계: (위에서 적었듯) mirror-image 문장을 만들거나, 문장의 선형적 맥락에 민감하게 적용되는 규칙을 적용하거나, 논리적으로는 가능하나 실제론 말이 되지 않는 문장을 생성한다.
4.2 내가 만든 Transformer는 어디에 위치하나?
나 스스로가 제대로 소화를 못했는지 아주 길게 나열했지만, 4.1의 요지는 딱 2개다.
1. 연쇄를 생성하는 기계는 그 규칙의 복잡한 정도에 따라 단계가 나뉜다. 자연어를 생성하는 기계는 아주 복잡하지는 않고(lower than Fully Context-sensitive) 아주 간단하지도 않고(higher than Regular) 그냥 중간이다.
2. 인간언어보다 간단한 기계는 과소생성하고, 인간언어보다 복잡한 기계는 과대생성한다.
여기서 나는 아마도 인간 실험결과와 Transformer 예측 결과 사이의 괴리를 설명할 수 있는 힌트를 얻은 것 같다.
어쩌면 나는 무의식중에 인간의 언어기관과 Transformer model을 동일선상에 놓았나보다. 그러나 사실 사과랑 오렌지만큼이나 다른 걸 동일선사에 놓은 (comparing apples and oranges) 실수를 저지른 것일 수도 있다.
내가 가진 결과를 도출해낸 기계가 Chomsky Hierarchy 상 어디에 위치하는지와 관해 확실한 사실과 확실하지 않은 사실이 있다.
확실한 사실은, 내가 얻은 인간 실험결과가 "아주 복잡하지는 않고 아주 간단하지도 않고 그냥 중간인" 기계의 생성결과라는 것이다.
확실하지 않은 사실은, Transformer 예측 결과가 어느수준의 복잡성을 가진 기계가 생성한 결과냐는 것이다.
뭐 일단 Transformer model의 퍼포먼스를 보면, 존재하는 표현에 대해서는 인간언어를 97% 모방한다. 따라서, 인간언어를 과소생성하지 않는다는 건 확실해보인다. 내가 확인하지 않은 건 "과대생성하는가"의 여부다.
비교적 최근으로 돌아와서, 아마도 Chomsky와 Moro 가 쓴 대담집일텐데, NLP에서 기계학습 언어모델의 과대생성 문제를 다루지 않는다는 걸 지적한 책이 있었다. Impossible Languages였던가? 요지는, 기계학습 모델이 너무 강해서 데이터의 패턴을 모두 학습 가능한 것과 대조적으로 인간은 자연어에 데이터 패턴이 존재한다고 해서 무조건 모든 패턴을 모두 학습하지 않는다 는 것이었다. Chomsky Hierarchy의 echo다.
따라서 아마도 내가 해야할 설명은 trained model에게 이상한 종류의 튜링테스트를 해보는 것일 것이다. 다만 어떤 질문을 해야할지 모르겠다. 한국어에 Sour Grapes에 해당하는 (즉, 예측되지만 존재하지 않는) 패턴이 쉽게 생각나지 않는다. 이건 조금 더 고민해봐야 할 것같다.
실험할 필요도 없이 한국어 화자에겐 "삐빅 불가능입니다"가 아주 분명한 조어인데, 그런 조어를 본적 없는 기계한테는 "응 그거 가능" 하게 만드는 사례가 필요하다.
5. 결론
뭐하다 글이 이렇게 길어졌나 모르겠다. 얼추 이런 흐름이긴 했다.
| Sour Grapes 논문 보다가 연쇄 생성 기계의 위계에 관해 돈오(頓悟, epiphany) 함.(ㅋㅋㅋㅋ) | |
| ⬇︎ | |
| 그것에 대해 블로그에 포스팅을 박제하여 세상에 유익하도록 만들자 | |
| ⬇︎ | ⬇︎ |
| 배경으로 연쇄 생성 기계 위계 설명해야지 | 배경으로 Sour Grapes 설명해야지 |
| ⬇︎ | ⬇︎ |
| 머리아픔.🥲 | 아 근데 그러려면 Vowel Harmony가 뭔지 배경지식을... |
Chomsky Hierarchy는 솔직히 설명하려면 어려운데 이번에 블로그 글을 쓰면서 나 스스로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된 것같다. 근데 오개념일 가능성도 있다. 안긴문장 만들수 있는지가 Regular와 Context-Free 나누는 리트머스 종이라는 건 확실하고, 음운론이 Regular에 들어간다는 것도 확실한데, 진짜 어려움. 통사론자분들 다시한번 존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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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nalyzing unbounded spreading with constraints: marks, targets, and derivations [본문으로]
- O'Hara, C., and Smith, C. (2018). Computational complexity and sour-grapes-like patterns. In Proceedings of the Annual Meetings on Phonology. [본문으로]
- 이건 mildly context-sensitive 사례이고, 언어에 따라 제한적으로 가능할 수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통사론 전공자가 아니라서 가타부타 말은 못하겠고, 통사론자들이 그렇다고 하니 그런가보구나 하고 있음.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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